
[축산신문 서동휘 기자]
“가격정보는 시장의 나침반…소송과 별개로 정부와 소통”
가격정보 중단에 시장 혼란 가중 우려
수급 대응 위한 객관적 가격정보 필요
법인설립허가 취소와 공정거래위원회의 가격정보 제공 관련 처분을 둘러싸고 법적 대응을 이어가고 있는 대한산란계협회(회장 안두영)가 정부와의 소통을 통한 산란계산업 현안 해결에 힘쓰고 있다. 안두영 회장을 만나 협회 현안과 향후 대응 방향을 들어봤다.
안두영 회장은 “다사다난한 날들이 이어지면서 생산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현장에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이야기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번 깨달았다”며 “소송과는 별개로 정부와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계란 수급 안정과 산란계산업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산란계협회는 지난 7월 농림축산식품부의 법인설립허가 취소처분에 대응해 취소소송과 집행정지를 신청했으며, 서울행정법원은 지난 8월 31일 집행정지 신청을 인용했다. 공정위의 가격정보 제공 관련 처분에 대해서도 집행정지 및 처분취소 소송을 진행했는데, 서울고등법원은 협회의 신청을 일부 인용해 현재 가격정보 제공과 관련한 행위금지명령의 효력을 조건부로 정지한 상태다.
안 회장은 법적 대응과 관련해 “가격정보가 존재했다는 사실과 그것이 개별 농가의 실제 거래가격을 구속했다는 것은 구분해야 한다”며 “협회가 제공한 정보는 농가가 받고 싶은 희망가격이 아니라 시장의 수급 상황을 보여주고 거래 판단에 참고할 수 있도록 제공한 정보였다”고 강조했다.
가격정보 사라지면서 시장 조정 기능 약화
안 회장이 특히 우려하는 부분은 가격정보 제공 중단 이후 나타나고 있는 시장의 혼란이다.
최근 계란 공급량은 전반적으로 회복되고 있지만 규격별로는 수급 상황에 차이가 나타나고 있다. 여름철 고온으로 감소했던 왕란·특란 생산량은 날씨가 선선해지면서 점차 회복되는 반면, 대란·중란·소란 등은 생산량이 다소 감소하는 추세에도 전체 공급량은 여전히 많은 편이라는 설명이다.
안 회장은 “현재 계란 시장은 단순히 전체 공급량만 볼 것이 아니라 규격별 생산량과 현장 재고, 소비 상황을 함께 살펴봐야 한다”며 “가격정보가 중단되면서 시장 참여자들이 함께 참고할 수 있는 공통의 나침반이 사라졌다. 추석 이후 소비가 주춤하고 가격이 하락할 경우 그동안 미뤄왔던 노계 도태가 한꺼번에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 향후 공급과잉과 가격 급락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면밀한 수급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가격 오를 때는 빠르고 내릴 때는 더뎌
가격정보 중단이 시장의 가격 조정 기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과거에는 여름철 작은알 생산이 늘면 가격이 하락하고, 할인·판촉 등을 통해 소비가 확대되면서 재고가 해소되는 시장 조정이 이뤄졌지만 최근에는 이 같은 기능이 원활하게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안 회장은 “가격이 오를 때는 빠르게 오르는데 공급이 회복돼도 가격을 낮추는 것을 주도할 주체가 없어 하방경직성이 나타나고 있다”며 “도매시장이 없는 계란 시장의 특성상 시장 참여자들이 합리적인 판단을 할 수 있도록 객관적인 수급·가격정보를 제공하는 기능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소송과 별개로 정부와 적극 소통
안 회장은 법적 대응과 별개로 정부와의 관계에서는 대립보다 소통과 협력을 강조했다.
안 회장은 “정부 정책에 무조건 반대하면 생산자단체의 정상적인 활동이 위축되고 현장 의견을 전달하거나 대안을 제시할 기회도 줄어든다. 방역이나 수급, 시설현대화 등 정부 관련 회의에 협회가 참여할 수 있다면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고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계란 수급 안정과 국내 생산기반 유지를 위해서는 정부와 생산자단체가 현장 정보를 공유하고 함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생산자·유통인·소비자·정부가 함께 시장의 투명성과 공익적 기능을 높이는 방향으로 제도가 발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안 회장은 “생산자단체의 역할은 현장의 목소리를 정부에 전달하고 산업에 필요한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라며 “앞으로도 소송은 차분하게 대응하면서 정부와의 소통을 통해 산란계산업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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