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신문 김영길 기자]

동물약품 업계 20여년 경험, 현장에 강한 인재 키우는 밑거름
AI 시대에도 생명 존중과 따뜻한 공감은 사람이 해야 할 역할
K-동물약품 수출 위한 품질 선진화·국가별 등록 지원 필요
학생들이 전문가로 성장할 때 교수로서 가장 큰 보람 느껴요
지난 2024년 3월부터 호서대 동물보건복지학과 강단에 서고 있는 박수진 교수. 학생들이 전문가로 성장한 모습에서 많은 보람과 감사를 갖게 된다고 밝혔다. 그리고 이따금 동물약품 업계를 대상으로 인허가 절차 등을 강의하며, 함께 산업 발전 방향을 찾아가는 재미에 빠져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른 사람들에게 나아갈 방향을 남기는 ‘수레바뀌 같은 삶’을 살고 싶다고 했다. 열정 넘쳐났던 대학시절, 몸이 두개여도 모자랐을 만큼 바빴던 동물약품 업계, 더 밝은 학생들 미래를 지펴가고 있는 현 교수 생활 등. 사람냄새 가득한 박 교수 삶을 들여다본다.
-서울대 수의과대학·대학원 시절은 어땠나요.
학부에서는 임상수의학에 대한 관심이 컸습니다. 동물질병을 정확하게 진단하고 치료하는 것에 매료됐습니다. 수의학과, 수의 임상내과학을 전공했습니다.
개인사정상 대학 졸업 후 동물약품 업계에 발을 들여놓았습니다. 산업현장에서 여러 경험을 쌓은 후 대학원에 진학했습니다.
대학원에서는 산업체와 연계해 동물약품 효능과 안전성을 과학적으로 평가하고, 신약 개발에서 요구되는 평가기술 연구에 매진했습니다.
현 동물약품 분야 교육과 연구 수행에 밑거름이 되고 있습니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이론에 그치지 않고 산업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실무역량을 함께 가르치고 있습니다. 다양한 현장사례를 수업에 소개하는 방식 등입니다.
이를 통해 졸업 후 사회에 보다 쉽게 적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대학 교육과 현장이 자연스럽게 연결될 때 학생 경쟁력도 더욱 높아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호서대 동물보건복지학과는.
동물보건복지학과는 체계적 교육프로그램을 통해 동물보건사 국가자격 취득을 돕습니다.
동물보건사는 반려동물 산업 성장에 따라 진료보조, 예방관리, 보호자 교육, 동물복지, 재활, 영양관리 등 여러 분야에서 전문성을 발휘하는 전문직종으로 발전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동물보건복지학과는 동물보건사 양성에만 머무르지 않고 동물약품, 동물행동, 독성평가, 동물복지, 실험동물 등 산업체와 연계된 마이크로디그리(Micro Degree)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저는 그 중 동물내과학, 동물보건임상병리학, 동물해부생리학, 동물약품 관련 교과목 등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학생 전문성을 키울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동물병원 뿐 아니라 동물약품 업계, 연구기관, 반려동물 산업 등 다양한 직종에 진출하게 됩니다.
-학생들에게 강조하는 가치나 덕목이 있다면.
무엇보다 자신의 삶을 겸손히 돌아보고, 자신에게 주어진 재능을 감사한 마음으로 잘 가꾸고, 주변 사람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전하는 사람이 되기를 늘 당부하고 있습니다.
또한 몸과 마음의 건강을 잘 지켜야 한다고 주문합니다.
특히 뛰어난 지식과 능력을 갖추었다 하더라도 다른 사람을 배려하고 사랑하는 마음이 없다면 진정한 전문가라고 할 수 없다고 전합니다.
물론, 학생들이 국가시험에 합격하거나 원하는 동물병원, 기업에 취업했다는 소식을 들을 때 정말 기쁩니다.
졸업생들이 현장에서 인정받고 다시 학교를 찾아와 후배들에게 자신의 경험을 나누는 모습에서는 교육의 가치를 다시 한번 갖게 됩니다.
학생들이 좋은 전문가로 성장해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때는 ‘참 교수직에 잘왔다’는 긍지가 저절로 생겨납니다.
-후배 연구자나 교수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조언은.
교수라는 직업 자체를 목표로 삼기보다는 먼저 자신의 전문 분야를 탄탄하게 만들어 가야 합니다.
산업체, 연구기관 등 현장에서 경험을 쌓으며 전문성, 차별성을 키워야 합니다. 산·학·연을 연결하는 가치로 이어질 수 있는지 고민해봐야 합니다.
그렇게 쌓아온 경험과 역량이 자연스럽게 교육으로 이어질 때 학생들에게 더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좋은 교육자가 될 수 있습니다.
-인공지능(AI) 기술이 미칠 영향은.
앞으로 교육과 진료 현장에서 AI는 분명 좋은 도구가 될 수 밖에 없습니다.
동물보건 분야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동물보건 분야는 AI가 완전히 대체하기 어렵습니다.
동물은 자신의 상태를 말로 표현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보호자와 공감·소통, 세심한 관찰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이에 따라 AI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능력과 함께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공감 능력과 커뮤니케이션 역량을 더욱 키우는 방향으로 교육이 이뤄져야 합니다.
계속 기술이 발전하겠지만 생명을 존중하는 마음과 사람을 이해하는 따뜻한 소통은 결국 사람이 해야 할 역할입니다.
기술과 인성을 함께 갖춘 동물보건 전문가로 학생들이 성장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교수 이전, 동물약품 업계에서 활동도 왕성했는데.
국내 기업 뿐 아니라 다국적 동물약품 기업에서 연구개발, 국내·해외 품목등록, 학술지원, 제품 교육, 마케팅 등 다양한 업무를 담당했습니다. 20여년 동물약품 업계에 몸 담았습니다.
예를 들어 마케팅을 단순히 제품 판매 일로 여길 수 있습니다. 하지만 동물약품 마케팅은 연구개발, 임상현장, 그리고 고객을 연결하는 디딤돌입니다.
아무리 우수한 동물약품이라도 그 가치와 사용법이 정확하게 전달되지 않으면, 무용지물로 전락할 수 있습니다.
동물약품 특성과 임상적 근거를 이해하고 이를 수의사, 축산농가 등에게 알리는 학술·기술 마케팅을 펼쳤습니다.
현재 업계에서 불러주면, 동물 해부학, 생리학, 백신 기초, 면역이해 등 기본 지식부터 항생제 종류, 작용 원리, 동물약품 인허가 절차 등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특히 한국동물약품협회가 주관하는 도매업무 담당자 교육에 참여해 수의학, 축산 분야 개념, 전문 용어를 강의하고 있습니다.
-국내 동물약품 산업이 더 발전하려면.
국내 동물약품 산업은 연구개발 역량, 생산기술 등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충분히 갖추고 있습니다.
최근 K-팝과 K-뷰티가 세계적인 브랜드로 자리잡은 것처럼, 긍정 이미지를 활용해 국내 동물약품 산업도 글로벌 무대를 확대해 나갔으면 합니다.
또한 세계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제조부터 품질관리, 유통까지 국제기준에 부합하는 시스템으로 동물약품 품질관리 체계를 선진화해야 합니다.
다만 품질만 우수하다고 해서 해외에 바로 진출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국가마다 허가와 등록 기준이 달라 이 장벽을 우선 통과해야 합니다.
따라서 기업의 연구개발 역량 강화와 더불어 국가 차원에서 국가별 등록 절차와 규제에 대한 기술지원이 더욱 체계적으로 이뤄질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해외 허가를 준비하는 기업들이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관련 행정과 지원체계도 함께 강화돼야 합니다.
-평소 취미나 여가활동은. 그리고 가족은.
가족과 산책하며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행복합니다. 음악을 듣거나 미술을 감상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운동을 아주 잘하는 편은 아니지만, 배드민턴, 탁구 등 생활체육을 즐기고 있습니다. 인사동이나 북촌처럼 전통문화와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거리를 걸으며 힐링하고는 합니다.
호수, 벚꽃길 등 호서대 풍경이 아름답습니다. 시간이 날때 교수님들과 자주 산책합니다.
가족은 하나님께서 저에게 주신 가장 소중한 선물이자 가장 큰 힘이며 삶의 중심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부족하기에 실수하기도 하고 때로는 지치거나 어려움을 겪기도 합니다. 하지만 변하지 않는 진리를 함께 배우는 삶 속에서 가족이 곁에 있을 때 기쁨은 배가 되고, 어려움도 이겨낼 수 있다고 믿습니다.
가족은 위로이자 새로운 도전을 시작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됩니다.
-앞으로 이루고 싶은 목표나 비전은.
'수레바퀴의 삶'을 살아가고 싶습니다. 수레바퀴는 굴러가면서 자신이 지나온 길에 흔적을 남기고, 또 다른 사람을 앞으로 나아가게 합니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도 교육과 연구에 꾸준히 정진하며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고, 어려운 순간에는 용기와 희망을 전해주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학생들이 자신의 꿈을 향해 달려가는 길에 동반자가 되겠습니다.
교육과 연구를 통해 전문인재를 양성하고 산업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맡겨진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축산신문은 오랜 시간 우리나라 축산과 동물산업의 발전 과정에서 현장의 목소리를 전달하고,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는 중요한 역할을 해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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