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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유통

<기고> 세계식육과학기술학회를 마치며 (허선진 중앙대 교수)

[축산신문 기자]

제72회 세계식육과학기술학회를 마치며: 빛난 우리 고기, 아쉬운 주체의 무게

 

(사)한국축산식품학회가 주최한 ‘제72회 세계식육과학기술학회(ICoMST 2026)’가 지난 8월 9~14일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렸다. 성공리에 막을 내렸다.
이번 학회는 한국 식육과학의 학술적 위상을 높였을 뿐만 아니라 전 세계 연구자들에게 우리 고기의 진정한 가치를 오감으로 입증한 뜻깊은 자리였다.
특히 학회 현장을 뜨겁게 달군 한돈과 한우 시식회는 잊지 못할 보람과 감동을 남겼다고 평가된다.
한빛탑 야외 광장에서 개최된 저녁 만찬에서 전 세계 학자들은 한돈협회가 제공한 한돈을 맛보기 위해 30분이 넘는 긴 줄을 서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선진에서 제공한 삼겹살 시식 행사에서는 요리의 나라라는 중국 학자들 역시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한다. 중국과 달리 별도의 양념 없이 삼겹살 자체가 풍기는 뛰어난 풍미와 고소한 육즙에 다들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고 한다.
한우 시식회 역시 세계적인 찬사를 받았다. ‘미식의 나라’이자 미슐랭의 본고장인 프랑스에서 온 식육학자들은 내 앞에서 한우 스테이크 접시를 깔끔하게 비워냈다.
그들은 “한우의 명성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지만, 직접 맛보니 그 명성이 결코 허언이 아니었다”며 놀라워 했다.
축산물품질평가원도 우리의 식육이 이렇게 높은 품질을 유지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기관의 역할과 기술력을 보여줬다.
여기에 대전시 관광공사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마련된 한복 체험이나 AI 사진 촬영은 또 다른 학회의 재미를 더했다.
학회가 준비한 태권도 시범, K-POP, 국악 공연 등 문화 행사는 해외 참가자들에게 기술과 전통 및 현대가 어우러진 한국의 멋을 선사했다.
그러나 이러한 눈부신 성과와 보람 뒤에는 진한 아쉬움도 함께 남는다.
세계적인 학술 행사이자 K-식육의 가치를 증명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음에도, 농림축산식품부와 주요 대기업들의 대응은 소극적이고 미온적이었기 때문이다.
세계식육과학기술학회는 단순한 학술 교류의 장을 넘어, 국가 축산 브랜드의 가치를 올리고 미래 글로벌 식육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최고의 홍보 무대이다.
그럼에도 산업의 주축이어야 할 정부 부처와 거대 유통·식품 기업, 축산 관련 대표 기관들은 뒤로 물러서 있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민간과 지방자치단체, 그리고 학계의 고군분투만으로 국제 학술행사를 이끌어가기에는 명확한 한계가 존재한다.
2010년 제주도에서 세계식육과학기술학회를 개최했을 당시에는 K-푸드나 K-팝 등의 위상이 지금과 비교가 되지 않던 시절이다.
최저 시급이 세 배 이상 증가한 16년의 세월이 무색하게 그 때보다 학술대회 후원금이 더 줄어든 것은 학회를 운영하는 주체로써 매우 안타깝고 후배 학자들에게 송구한 마음이 든다.
2010년 학회에서 우리는 차기 대회 개최를 위한 기금을 마련했고 그것이 기반이 되어 이번 학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기금조차도 마련하지 못했고, 운영위원들의 사비 충당도 상당 부분 있었다.
K-푸드와 K-축산이 글로벌 시장에서 단단히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학계의 학술적 열정과 더불어, 국가 차원의 전략적 지원, 대기업의 주도적인 참여, 농협 등 주요 기관의 책임감있는 역할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려야 한다.
이번 학회는 우리 고기가 가진 세계적 경쟁력과 문화적 가능성을 다시 한번 확신하게 해 준 보람찬 무대였다.
동시에 한국 축산 산업이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 진정으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묵직한 화두를 던졌다.
다음 무대에서는 우리 고기의 우수성에 걸맞게, 정부와 기업들이 보다 적극적이고 진정성 있는 지원으로 힘을 보태주기를 기대해 본다.

축산신문, CHUKSAN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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