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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미래 한국 축산은 누가 할 것인가 ?<하>

함 영 화 대표 / (주)애그리로보텍

  • 등록 2026.08.26 14:17:39

[축산신문]

 

자격을 갖춘 사람만 농장을 책임질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있는 독일과 달리 국내 농업계 고등학교와 축산 관련 대학의 현실은 녹록지 않다. 무엇보다 학생 수 자체가 가파르게 줄고 있다. 농업계 고등학교 재학생 수는 최근 14년 사이 거의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것으로 파악(2024년 기준 농업계 고교(72곳) 재학생 수 1만4천306명으로 2010년(2만1,621명) 대비 44% 감소)되고 있다.
이는 청년층의 농업·축산 분야 기피 현상이 통계로 드러난 결과다. 여기에 더해 학과 개편이 학생들에게 인기 있는 분야 위주로 쏠리면서, 정작 산업 현장에 필요한 축산 관련 필수 학과는 오히려 축소되는 역설적인 상황도 벌어지고 있다.

 

스마트축산 인재도, 육성 체계도 ‘부재’
교육 인프라의 격차도 심각하다.
일부 거점 농업계고나 특성화고는 스마트온실, 동물자원·축산 실습장, 공동실습소 등을 갖추고 우수 사례를 만들어가고 있지만, 이는 소수의 학교에 국한된 이야기다.
대다수 농업계고와 축산분야 대학은 첨단 스마트팜 실습장비를 갖추지 못한 채 여전히 재래식 실습에 의존하고 있으며, 그 결과 졸업생들이 현장에 나가서도 실제 스마트축산 설비를 다뤄본 경험이 거의 없는 채로 취업하거나 창업하게 된다. 이는 앞서 살펴본 ‘스마트팜 교육을 받아본 적이 없다'는 현장 농가의 응답과도 정확히 맞닿아 있는 문제다.
또한 국내 축산 교육은 여전히 ‘농가 자녀가 대를 이어 축산업에 종사하는 구조'를 전제로 설계된 측면이 크다. 공학, 데이터, 경영, 마케팅 등 타 전공을 공부한 사람이 축산업에 관심을 갖더라도, 이들을 위한 체계적인 재교육·전환교육 경로는 거의 마련되어 있지 않다.
축산업 창업을 위해서는 기초 지식 습득과 숙련에 걸리는 기간이 길고 초기 자본 부담도 커서, 후계농 자체가 줄어들고 있다는 지적도 현장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온다.
결과적으로 국내 축산 교육은 ‘기존 인력의 재생산'에는 일정 부분 기여하고 있지만, ‘새로운 인력의 유입'이라는 산업 확장의 통로 역할은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대학 단계의 축산 관련 학과 역시 비슷한 고민을 안고 있다. 첨단 스마트축산 실습을 위해서는 ICT 장비, 데이터 분석 플랫폼, 자동화 사양관리 장비 등에 대한 투자가 필요하지만, 이를 개별 대학이 독자적으로 갖추기에는 예산 부담이 크다.
그 결과 이론 강의는 최신 기술 동향을 다루면서도, 정작 학생들이 졸업 전에 그 기술을 직접 실습할 기회는 제한적인 경우가 많다. 이론과 실습 사이의 이러한 간극은 졸업생이 현장에 투입된 이후에도 상당 기간의 재훈련을 필요로 하게 만들어, 결과적으로 산업 전체의 인력 양성 비용을 늘리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효과적인 인력 양성 체계 절실
효과적인 인력 양성 체계가 실제로 작동한다면 그 효과는 단순히 ‘취업자 수 증가'에 그치지 않는다.
첫째, 스마트축산 설비를 제대로 운용할 수 있는 인력이 늘어나면 그동안 하드웨어에 비해 뒤처져 있던 데이터 활용과 사양관리의 정교화가 이뤄져 생산성과 품질 경쟁력이 함께 개선된다.
둘째, 준비된 인력이 국산 스마트축산 기자재와 소프트웨어를 실제 현장에서 사용하고 피드백을 제공함으로써, 상대적으로 낮았던 생산성을 끌어올리는 선순환도 기대할 수 있다. 셋째, 청년층과 타 전공자의 유입은 고령화가 심각한 축산 인력 구조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다. 이는 단순한 세대교체를 넘어, 데이터 기반 경영과 디지털 마케팅 등 기존 축산업에 부족했던 역량이 산업 내부로 흡수되는 계기가 된다.
넷째, 국내 사료곡물 자급률이 구조적으로 낮은 상황에서 축산 인력의 전문성 강화는 사료 효율 개선, 질병 예방을 통한 손실 감소 등으로 이어져 식량안보 차원에서도 의미를 갖는다.
무엇보다 이러한 변화는 어느 한 주체의 노력만으로는 이뤄지기는 어렵다.

 

관련 주체별 역할 분담 중요
교육부와 농림축산식품부 등 정부 부처, 농업계 고등학교와 축산 관련 대학, 축산 관련 협회와 기업, 그리고 지방자치단체가 각자의 역할을 나누어 맡아야 한다.
정부는 자격체계와 실습 인프라 구축의 제도적 기반과 재정을 뒷받침하고, 산업체는 교육과정 설계와 현장실습에 실질적으로 참여하며, 학 교는 이론과 실습을 균형 있게 갖춘 교육을 제공하는 구조가 갖춰질 때, 비로소 ‘준비된 인력'이라는 목표가 구호에 그치지 않고 현장에서 실현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미래지향적인 한국 축산은 특정 기업의 스마트 설비 도입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그 설비를 이해하고 데이터를 해석하며 경영에 반영할 수 있는 ‘준비된 사람'이 있어야 비로소 완성된다. 농업계 고등학교와 축산대학의 교육프로그램 개편, 첨단 실습장 확충, 그리고 타 전공자의 유입을 가능케 하는 열린 교육 경로, 이 세 가지가 함께 갖춰질 때 비로소 우리 축산업은 대외 의존적 구조에서 벗어나 지속가능한 경쟁력을 갖춘 산업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

 

축산신문, CHUKSAN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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