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신문 민병진 기자] 현재 세계 낙농 산업은 인구 구조의 급격한 변화와 건강 중심의 소비 트렌드 확산이라는 큰 변화에 직면해 있다. 우유는 단순한 식품을 넘어 과학적 설계를 통해 소비자의 다양한 니즈를 충족하는 ‘기능성 건강 음료’로 진화해야 한다. 이러한 패러다임 전환의 중심에 선 코카콜라의 ‘페어라이프(Fairlife)’는 초여과 공법이라는 혁신 기술을 통해 위기를 기회로 바꾼 대표적인 사례이다. 이에 낙농진흥회(회장 김경규) 데어리 리포트를 통해 변화하는 시장 속에서 페어라이프가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우리 낙농산업에 제시하는 방향이 무엇인지 살펴보았다.
브랜드 신뢰·기술 혁신 결합 통한 유제품 시장 영향력 확대
▲초여과 공법으로 기술적 혁신
건강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이 높아지면서, 전통적인 설탕 첨가 탄산음료의 소비가 급감하며 시장의 주권이 건강지향적 제품군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코카콜라는 단순한 탄산음료 제조사를 넘어,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 전반을 아우르는 ‘종합 음료 기업’으로 도약을 선포했다.
이러한 전략적 다각화의 중심에 있는 브랜드가 바로 유제품 전문 자회사인 ‘페어라이프(Fairlife)’다.
페어라이프의 핵심 기술은 ‘초여과(UF, Ultrafiltration)’ 공법으로 미세한 필터를 사용하여 원유의 성분을 분리하는 기술이다.
우유 여과시 약 0.01에서 0.1 마이크로미터 수준의 극히 작은 구멍을 가진 필터를 통해 원유를 통과시키면, 입자가 큰 단백질과 지방, 칼슘은 농축되어 남고, 상대적으로 입자가 작은 유당과 수분은 분리되어 빠져 나가게 된다.
이 공정을 통해 인공 첨가물 없이도 일반 우유 대비 단백질 함량은 50%, 칼슘은 30% 증가시키는 동시에 당 함량은 50%나 낮출 수 있다.
또한, 남은 유당조차 락타아제 효소를 추가해 완전히 분해함으로써 유당불내증이 있는 소비자들도 안심하고 마실 수 있는 ‘락토프리’ 제품을 구현해냈다.
또, 성분 농축을 위해 동일 용량 대비 약 1.5배 이상의 원유를 투입하는 전략을 취하고, 이렇게 만들어진 제품은 초고온 처리(UHT) 과정을 거쳐 개봉 전 기준으로 최대 90일에서 110일까지 유통기한을 유지할 수 있어 물류 효율성과 소비자 편의성을 동시에 잡았다.
▲기술적 우위로 압도적 시장 성과
2025년 기준 미국 내 전체 흰 우유 시장이 단 2% 성장에 그치며 정체된 모습을 보인 것과 달리, 페어라이프의 흰 우유 매출은 전년 대비 무려 25.3%나 증가한 약 9억8천만 달러(한화 약 1조4천억원)를 기록했다.
폭발적인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2026년부터 뉴욕주에 북미 최대 규모의 유가공장을 신설했으며, 이를 통해 동북부 지역에 대한 물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동시에, 지역 낙농가와의 협력을 통한 일자리 창출 등 뉴욕주 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미시건주 공장에도 약 6억5천만 달러(약 9천655억원)를 추가 투입해 2028년까지 생산 라인을 증설하고, 전체 생산량을 30% 이상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또, 페어라이프는 단순한 우유 제품에 머물지 않고 생애주기별 맞춤형 제품 라인업 구축을 통해 전 연령층을 아우르는 시장 지배력을 확보해 나가고 있으며, 페어라이프는 2026년 ‘Newsweek-BrandSpark’가 선정한 ‘가장 신뢰받는 브랜드’ 고단백 우유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할 만큼 소비자들에게 인정받는 등 프리미엄 유제품 시장 내 입지를 굳히고 있다.
▲우리 낙농산업에 던지는 시사점
코카콜라는 탄산음료 시장의 정체를 예견하고 유제품이라는 새로운 영역으로 눈을 돌렸다. 주목할 점은 저가 경쟁이 아닌, 일반 우유 대비 2배에 이르는 이른바 ‘고가 정책’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단순히 ‘우유’를 파는 것이 아니라, 건강과 체형 관리에 투자하려는 소비자의 ‘니즈’를 파고든 프리미엄 전략이 주효한 것이다.
또, 혁신적 기술력의 도입과 이를 통한 브랜드 신뢰도를 유지시켰다.
초창기 성장을 견인했던 초여과(UF) 공법은 이제 많은 기업들이 앞다퉈 사용하고 있는 방법이다. 실제로 월마트 등 대형 유통사가 약 30% 저렴한 유사 PB 제품을 출시하며 페어라이프의 시장 점유율을 위협하는 등 기술적 진입장벽이 낮아지는 상황에서도 페어라이프가 압도적인 점유율을 보일 수 있는 것은 ‘브랜드에 대한 철저한 신뢰’라고 할 수 있다.
기능적 차별화와 함께 소비자에게 신뢰를 담보할 수 있는 독보적인 브랜드 가치 형성은 현재뿐만 아니라 계속될 경쟁의 핵심으로 평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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