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신문]
김 현 진 박사(건국대학교 사료영양학)
한우 고급육 사육의 경쟁력을 논하면서 마블링이 높은 소고기에 대한 논거들이 많이 언급되고 있다. 산업의 경쟁력은 지속가능성, 수익성, 신규진입 가능성 등 종합적인 평가를 통해 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단순히 고급육을 생산하기 위한 특히, 예를 들어 출하 월령을 고려하지 않은 1++ 등급과 3만원/도체 kg 이상의 고단가에 대한 목표를 설정하는 1차원적인 사양으로부터 변화를 요구하는 시대에 어떻게 사양 목표를 설정하고 실행해야 하는가에 대한 새로운 책임감과 생각의 전환이 필요하다.
현재 한우 산업에서 ‘사육 기간 단축’은 단순한 선택이 아닌, 농가의 생존과 산업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핵심 과제로 부각되고 있다. 통상 32~34개월에 이르는 긴 사육 기간을 28~30개월 수준으로 우선 단축해야 하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 축으로 요약된다.
우선, 최근의 상황처럼 고유가 및 국제 곡물 가격의 폭등은 생산비 상승을 필연적으로 직면하게 된다. 이는 새로운 방식의 사양 형태인 자가배합을 통한 사료비 절감을 실현하고 준비하는 목장이 늘어 있지만, 소규모 비육 농가의 경우 사료제조 시설을 설치하기 어려운 환경에서 규모화 추세를 고려할 때 향후 목장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기 어렵다.
따라서 규모화 추세와 관계없이 비육 전체 한우 사육 농가에 직면한 생산비 절감이라는 측면에서 사육 기간 단축은 첫째로 경제적 필요성을 들 수 있다.
현재 한우 생산비 중 사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60%에 달한다. 곡물가 변동에 따른 위험이 극도에 달한 상황에서 사육 기간 단축은 가장 확실한 비용 절감 방안이다.
비육 후기에는 높은 체중을 유지하기 위한 에너지 요구량의 증가가 추가로 요구되고 이는 사료 요구율의 증가, 사료 이용 효율이 떨어지는 문제가 나타난다. 비육 후기 과도한 목표 출하 체중은 오히려 육질 등급이 낮아지거나 근출혈과 같은 하자육의 발생도 증가하기도 한다. 비용 절감 효과 측면에서 본다면 사육 기간을 평균 29개월(28-30개월) 이내로 단축할 경우 현재 31.9개월의 사육 기간보다 약 13% 이상 절감할 수 있어 두당 약 60만 원 상당의 경영비 부담을 덜 수 있다.
둘째로, 농가 회전율 상승의 장점을 들 수 있다. 출하 시기가 빨라지면 농장 내 가축 회전율이 높아져 연간 출하 두수를 늘릴 수 있는 경제적 이점이 있다.
셋째로, 환경적 필요성을 들 수 있다. 탄소중립과 저탄소 축산 전환이라는 측면에서 국제적인 탄소 배출 규제와 정부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에 따라 축산 부문도 강한 압박을 받고 있다. 소가 배출하는 메탄가스는 장내 발효 과정에서 지속 발생하고 하고 사육 기간을 줄이면 분뇨 배출량과 메탄가스 총량이 비례해서 줄어든다. 물론 사료 섭취량을 고려해야 하지만 32개월 대비 29개월 사육 시 온실가스 배출량을 약 9.3%까지 감축할 수 있다. 아울러 한우에 대한 저탄소 인증을 통한 경쟁력 확보가 가능하다. 최근 정부는 저탄소 인증에 대한 인센티브제를 공포하고 사육 기간 단축에 따른 저탄소 활동비 지원금을 상향 조정 발표하였다. 사육 기간을 단축한 농가에 ‘저탄소 축산물 인증’을 부여하고 직불금 등 인센티브와 연계, 향후 지속해서 상향 조정될 수 있다. 따라서 가치 소비를 중시하는 소비자층의 요구를 수용하고 한우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서도 필수적인 행보이다.
넷째로, 시장과 소비자 요구 측면에서 사육 기간 단축 필요성을 들 수 있다. 소비 다변화와 가격 경쟁력은 그동안 한우 산업은 ‘마블링(근내지방도) 중심의 최고급화’ 전략에 집중해 왔다. 이로 인해 발생한 높은 소비자가격 상승을 불러온 것도 사실이다. 물론 차별화라는 측면에서 지금까지 중요한 과정이었다. 그러나 사육 기간을 단축하면서 차별화 가능한 고급육 생산이라는 목표를 설정한다면 충분히 수입 소고기와 경쟁 가능하다고 생각된다. 최근의 소비자들은 마블링은 낮지만 담백한 고기, 혹은 가성비와 환경(친환경·저탄소)을 고려한 고기에 대한 선호도도 있으며, 이는 사육 기간을 줄인 한우는 이러한 틈새 및 대중 소비 시장을 채울 수 있는 훌륭한 대안이 될 수 있다. 물론 현장에서는 “사육 기간을 줄이면 도체중이 줄고 육질 등급이 떨어져 오히려 손해”라는 인식이 여전히 강하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유전능력 중심의 조기 선발과 정밀사양 기술을 결합한다면 육질 저하 없이 도체중을 유지하는 비육 프로그램 도입과 확산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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