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신문 이일호기자]
구제역 발생 양돈장에 대한 정부의 살처분 정책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최초 발생농장이라도 방역의 위험도에 따라 살처분 범위를 조정하는 유연함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지난 7월3일 구제역 항원이 검출된 경북 예천군 소재 양돈장 1개소와 인근 소 농장 5개소에 대해 감염이 확인된 양성개체에 대해서만 선별적 살처분을 실시하고 있다.
이에따라 지난 5일 기준 돼지 14두, 소 24두에 대한 살처분이 완료됐다.
방역당국의 이번 방침은 시· 군 단위의 행정구역별로 구제역 최초 발생시에는 축종에 관계없이 전 두수 살처분을 실시하되, 이후 위험도 평가에 따라 살처분 범위를 결정토록 한 현행 구제역 방역실시 요령 및 긴급행동지침(SOP)과는 차이를 보이는 것이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예천 양돈장의 경우 사실상 정부 지침에 따른 ‘최초 발생농장’으로 분류, 이전까지의 정책 기조라면 전 두수 살처분 조치가 이뤄지더라도 전혀 이상할 게 없기 때문이다.
방역당국은 이에대해 이전과 달리 구제역 바이러스에 대해 24시간 이내에 유전형 확인이 가능, 그 결과를 토대로 가축방역심의회를 통해 위험도를 평가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농림축산식품부의 한 관계자는 “(최초 발생농장의) 전 두수 살처분은 새로운 유전형의 구제역 발생 가능성을 감안, 위험성을 최소화 하기 위한 조치”라며 “하지만 예천 양돈장 구제역의 경우 바이러스 유전형이 국내에서 발생해 온 ‘O’형으로 확인된데다, 백신항체율이 100%에 달하는 상태에서 특별히 임상증상도 나타나지 않은 점이 고려됐다”고 밝혔다.
백신으로 충분히 관리가 가능한 것으로 판단되는 상황에서 양돈농가와 산업, 행정 모두에 큰 부담이 되는 조치를 고집할 이유가 없었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일부 이견도 표출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6월25일 경북 소재 도축장의 구제역 항원 검출을 계기로 역학농장인 예천 양돈장에 대해 1차 풀링검사(여러 마리의 피를 섞어 한꺼번에 감염 여부를 확인하는 방법)를 실시한 결과 구제역 양성이 확인되자 전 두수 살처분의 필요성이 일부 제기된 것이다.
그러나 대한한돈협회를 중심으로 한 2차 검사요구로 구제역 항원 검사(240두 샘플링, 6월28일)가 이뤄졌고 그 결과 음성으로 확인되면서 분위기가 달라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따라 추적 · 정밀검사 과정에서 야외바이러스 항체 검출에 이어 항원 양성이 확인됐지만 방역당국의 최종 판단은 전 두수가 아닌, 선별적 살처분으로 결론 내려지게 됐다.
양돈업계는 크게 환영하고 있다.
한돈협회 이기홍 회장은 이와관련 “정부의 이번 조치는 최초로 시도되는 적극 행정의 모범 사례이자, 매우 의미있는 결단”이라며 “K-방역의 성공모델로서 현장과 조화를 이루는 방역정책의 정착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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