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축산신문 서동휘 기자]
외식 불황에 갇힌 한우 구이류
등심·채끝 재고 쌓이고 정육은 선전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한우 소비에 뚜렷한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우 유통시장의 가장 큰 고민은 구이용 부위의 재고 적체다. 한우 전문점과 정육식당을 중심으로 소비되는 등심과 채끝 등은 판매 회전율이 크게 떨어진 반면, 정육류는 할인 행사와 가정 내 소비 증가에 힘입어 상대적으로 원활한 판매 흐름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최근 소비자들은 외식보다 집에서 식사를 해결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고물가가 장기화되면서 가족 단위 외식에 드는 비용 부담이 커지자 한우 전문점 이용은 줄이고, 대형마트 할인 행사 등을 활용해 필요한 만큼만 구매하는 소비 패턴이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예전에는 등심과 채끝이 한우 매출을 견인했지만 지금은 고가 구이류보다 국거리와 불고기용을 찾는 소비자가 훨씬 많다”며 “정육은 할인 행사에 대한 소비자 반응이 좋은 반면, 구이류는 할인 폭을 확대해도 기대만큼 판매가 이뤄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최근 한우 가격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그 배경이 소비 확대가 아니라는 점을 가장 큰 불안 요인으로 꼽는다. 사육두수 감소로 공급이 줄면서 가격이 지지되고 있을 뿐, 소비 회복으로 이어진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오히려 부위별 수요 격차가 커지면서 가격과 재고의 불균형도 심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등심과 채끝, 안심 등은 한 마리에서 생산량이 많지 않으면서도 단가가 높은 대표적인 수익 부위다. 반면 국거리와 불고기용은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적어 경기 침체기에도 소비가 꾸준히 유지되는 편이다. 이에 따라 동일한 한우라도 부위에 따라 판매 속도와 재고 상황이 크게 엇갈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한 업계전문가는 “부위별 소비 불균형이 심화되면서 가격 형성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구이류 재고를 줄이기 위한 할인 판매가 잦아질수록 유통 마진이 줄어들고, 이는 결국 한우 유통시장 전반의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한우 소비 자체가 줄었다기보다 소비 방식이 외식에서 가정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한우는 특정 부위만 판매해서는 수익 구조가 성립하기 어렵다”며 “한 마리를 모두 판매해야 정상적인 수익이 발생하는데, 일부 부위만 팔리고 구이류 재고가 계속 쌓이면 결국 유통업체는 물론 생산농가의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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