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신문 전우중 기자]
한국양봉협회와 한국양봉농협, 농림축산검역본부 등 3기관은 최근 양봉산업 선진국으로 평가받는 독일을 방문해 주요 양봉 연구기관과 현장 시설을 시찰하고, 양국 간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이번 시찰은 독일의 핵심 양봉 연구기관과의 협력 체계 구축과 현장 중심 기술, 질병 방제, 품질 관리 시스템을 종합적으로 점검해, 국내 양봉산업의 생산성 향상과 지속가능성 확보를 위한 정책·기술 기반을 강화하는 데 목적을 뒀다.
독일 양봉 시스템 집중 점검
시찰단은 독일 주요 양봉 연구기관을 방문해 꿀벌 건강 관리 체계, 바로아응애 등 병해충 방제 기술, 데이터 기반 군집 모니터링 시스템 등 첨단 양봉 기술과 연구 동향을 공유했다. 독일 연구진은 국가 차원의 꿀벌 보호 정책과 연구 지원 체계를 소개하며, 공동 연구 및 기술 교류 확대에 긍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또한 현장 시찰에서는 독일 양봉장의 운영 구조와 협회 중심 산업 생태계를 확인했다. 이 과정에서 국내 양봉 농가의 질병 부담과 생산비 상승 문제를 공유하고, 독일의 협회 중심 운영 방식과 비교하며 한국형 양봉 모델 개발 가능성을 논의했다. 시찰단은 단순 기술 교류를 넘어 질병 관리, 품질 관리, 유통 구조, 산업 정책 전반을 포괄하는 종합 벤치마킹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두고 있다.

공공관리·품질인증 주목
독일 양봉산업은 유럽 최대 규모를 유지하고 있으나 생산과 소비 간 구조적 불균형으로 인해 수입 의존도가 높은 산업 구조를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공 관리 체계와 벌꿀 품질 보증 시스템(OM)은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품질 관리의 핵심은 양봉협회(DIB) 중심의 ‘독일산 꿀’ 인증 제도다. 이 제도는 원산지, 생산 공정, 품질 기준을 엄격하게 관리하며 ‘숙성꿀’ 생산을 기본 원칙으로 하고 있다. 또한 협회 교육 이수자에게만 꿀 판매 자격을 부여해 시장 신뢰성을 확보하고 있다.
질병 관리 체계에서도 독일은 예방 중심 접근을 강조한다. 응애 발생 단계별 관리 기준과 약제 사용 원칙을 국가·협회 통합 지침으로 운영하며 현장 적용을 강화하고 있다. 이는 농가 자율에 크게 의존하는 국내 시스템과 대비되는 구조로 평가된다.
가령 부저병(미국·유럽) 발생 시 즉각 신고와 함께 이동 제한 및 격리 조치가 시행되며, 필요시 소각과 소독 등 강력한 방역 조치가 병행된다. 이후 재입식과 사후 관리까지 공적 체계 안에서 관리된다. 다만 노제마병의 경우 피해가 가벼울 경우 별도 약제 처방 없이 관리하며, 부저병 피해에 대해서는 봉군당 180유로(약 31만원)의 보상이 이루어진다.
바로아응애 방제는 개미산·옥살산·젖산 등 유기산 제제를 중심으로 이뤄지며, 수벌집(2장 소비 투입) 제거 등 물리적 방제도 병행된다. 이러한 통합적 방제 방식은 약제 내성 발생을 억제하고 장기적으로 벌무리의 건강을 유지하는 전략으로 평가된다.
유통 구조는 소포장 중심으로 정례화돼 있으며 원산지, 생산자, 채밀 시기 등 정보가 투명하게 공개된다. 이는 소비자 신뢰 확보와 프리미엄 시장 형성의 기반이 되고 있다.
식품 안전 규제 역시 엄격하게 운영된다. 원산지 표시, 성분 기준, 잔류물질 관리 위반 시 1만~10만 유로의 과태료가 부과되며, 협회 회원 자격 박탈 및 유통 제한 조치도 병행된다. 이러한 규제 체계는 산업 전반의 신뢰성과 품질 수준을 유지하는 핵심 장치로 작용한다.
국내 양봉산업에 주는 시사점
또한 독일은 양봉자조금과 보험 가입을 의무화하고 있다. 양봉 농가는 벌무리당 0.26유로(한화 약 500원)를 납부하며, 해당 재원은 소비 촉진, 교육, 연구 지원 등 공익사업에 활용된다. 동시에 보험 제도와 결합해 생산 위험을 분산하고, 농가 경영 안정성을 보완하는 사회적 안전망 장치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현장 시찰에 참여한 관계자는 “독일 양봉산업의 근간인 강력한 공공 관리 체계와 협회 중심의 운영 구조를 바탕으로, 높은 벌꿀 품질과 산업 전반의 신뢰성, 안정성을 유지하고 있다”며 “이는 국내 양봉산업의 제도 개선과 경쟁력 강화에 중요한 참고 사례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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