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신문 신정훈 기자] 소 사육농가 중 80% 가까운 농가들이 퇴비 부숙도 의무화에 준비가 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농협경제지주 축산경제(대표 김태환)가 한우, 육우, 젖소 등 소를 사육하는 축협 조합원 61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29%가 퇴비사를 보유하지 않고, 14%는 퇴비사를 갖고 있지만 협소한 공간만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32%는 퇴비사를 충분히 확보하고 있지만 장비가 부족한 것으로 조사됐다. 결과적으로 농가에서 충분한 퇴비사와 장비를 확보해 퇴비 부숙이 가능한 농가는 25%, 나머지 75%는 퇴비사 미 보유 또는 면적협소, 장비부족 등으로 퇴비 부숙도 의무화에 준비를 못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만희 의원(국회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자유한국당 경북 영천·청도)의 조사에서도 77%의 농가가 퇴비사 정상운영이 불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만희 의원은 전체 한·육우 농가 9만4천753호 중 1만8천571호의 축협 조합원 중에서 퇴비 부숙도 의무화에 준비가 된 농가는 4천244호로 23%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퇴비사를 보유하지 못한 농가는 5천735호로 31%에 달했고, 교반장비가 없는 농가는 6천396호로 34%, 교반장소가 협소한 농가는 2천196호로 12%였다며 결과적으로 조사대상 중 77%에 달하는 1만4천327호가 퇴비 부숙도 의무화에 준비가 안 되어 있다고 했다. 일선축협 조합장들은 내년 3월25일부터 가축분 퇴비 부숙도 의무화가 시행되면 위반농가에 대해 과태료 부과 및 행정조치 등으로 축산업이 위축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조합장들은 준비가 미흡한 농가의 부숙도 준수를 위해 퇴비사 확충과 장비 확보 등 준비기간이 필요하다며 정부에 의무화 시행을 유예시켜 줄 것을 건의하고 있다. 특히 영세농가와 소규모농가의 경우 교반장소, 기술·장비 부족 등으로 부숙에 상당한 어려움이 예상되고 있고, 자가 소유의 밭 등에 직접 살포하고 있는 점을 들어 의무화 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