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낙농역사를 리드하고 있는 서울우유협동조합(조합장 송용헌)은 조합경영을 보다 알차게 추진하기 위해 지난 1월 상무급과 본부장급을 승진 또는 대거 전보발령 했다. 그 가운데 생산기술상무는 연령 보다 지도력을 중시했다는 평이다. 또 서울우유가 1937년 설립 이후 처음으로 여성 본부장 시대를 열었다는 점이다. 이에 본지는 그 두 주인공을 만나봤다.<편집자>
연령보다 지도력 중시 인사로 승진…문 외 식 생산기술상무
“원가절감 경쟁력 확보…어려운 시장 환경 대응”
통합 신공장 제반 인프라
적기 조성 견인역할 수행
“강한 조직문화 구현 역점”
“팀장급 이상 회의를 매주 세 차례(월·수·금)를 통해 생산제품의 품목별 실적을 계획대비 살펴보고, 노무와 설비관리 등을 점검하고 있습니다.”
서울우유 신공장건설단장에서 생산기술상무로 지난 1월 1일 승진 발령된 문외식 상무(53세)는 “두 달간 상무 보직을 맡으면서 느낀 것은 전임 상무가 추진한 업무도 좋지만 더 좋은 방향으로 개선해 나가고자 한다”고 말하고 “앞으로 임기(2017년 말)중에 생산부서 수장으로서 부여된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 생산부서 전 직원과 보다 강한 조직을 도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우유 생산부서는 양주 1공장과 용인 2공장, 안산 3공장, 거창 4공장, 생산기획본부, 신공장건설단 등 본부장급 6개 부서에 직원이 1천114명이 있으며 용역과 차량에 따른 관리인원까지 포함하면 약 2천300명에 달한다.
특히 문외식 상무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외부의 시장 환경 상황이 매우 안 좋다”고 지적하고 “이럴 때 일수록 영업부서가 보다 업무를 잘 추진할 수 있도록 생산부서에서는 보다 품질이 우수한 우유와 유제품을 가격이 낮게 생산하여 공급하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문 상무는 지난주 생산부서 중견간부회의에서는 로저코너 톰스미스씨가 저술한 ‘조직문화가 경쟁력이다’라는 책자를 팀장급 이상 직원 44명과 조합장에게 각각 한권씩 전달했다.
이는 문 상무가 서울우유가 10년 전부터 온라인으로 운영하는 사내 통신교육 프로그램에 따라 지난해 4월 2일 ‘문화를 바꾸면 시장 판도가 바뀐다’는 제하의 책을 접하고 정독 후 느낀 점이 많아 적어도 생산부서를 이끄는 중견간부끼리 정신을 공유하기 위해 취한 조처다.
문 상무는 “초일류기업 삼성그룹의 문화 가운데 조직의 충성도가 눈에 띈다”며 “이런 교육은 부모가 가정에서 가르쳐야 옳겠지만 사회에서 가르치는 것도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1964년 3월 전남 강진에서 출생한 문 상무는 광주고를 거쳐 건국대학교 낙농학과를 졸업하고 1987년 1월 서울우유 용인공장 품질관리기사로 입사했다. 그는 2003년 안산공장 생산기술 2팀장, 2010년 7월 거창공장장, 2012년 6월 시설건설단장 등 생산부서에서만 29년을 근무하고 있는 정통 생산맨이다.
특히 그는 진급 전 3년 동안 업무를 봐온 시설건설단에서 경기도와 양주시와 함께 통합 신공장 건립을 위한 각종 인·허가 등 행정절차의 신속한 이행과 진입도로 등 제반 인프라가 적기에 조성토록 하는데 견인역할을 했다.
문 상무는 “양주와 용인공장을 통합하는 신공장은 오는 2020년 가동을 목표로 오는 4월 20일을 전후하여 첫 삽을 뜰 예정으로 현재 경기도지사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우유 통합 신공장은 양주시 은현면 용암리 산 56-1번지 일원에 부지 22만6천㎡(6만8천평), 건축면적 5만9천㎡ 규모로 추진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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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첫 여성 본부장에 오른 임 정 미 치즈사업본부장
“치즈, 고가시장-저가 업소 수요 투트랙 공략”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두각
유업계 첫 HACCP 주도역
“히트상품, 유기적 협업 산물”
서울우유에서 첫 여성 본부장이 탄생했다. 주인공은 임정미(52세) 치즈사업본부장이다. 서울우유 여성 직원 가운데 본부장급에 올라선 것은 경성우유동업조합 창립(1937년)이후 처음이다.
우유와 유음료 생산과 영업에 관한한 탁월한 능력을 인정받는 임 본부장에게는 어쩌면 새삼스럽지 않을 수도 있다. 그가 지난 28년 동안 걸어온 서울우유 이력 자체가 ‘여성 최초’라는 수식어가 꼬리표처럼 늘 붙어 다녔기 때문이다.
임 본부장은 1965년 9월 서울 출생으로 송곡여고를 거쳐 1988년 2월 고려대 식품공학과를 졸업했다. 1988년 3월 서울우유 대졸여성 공채 1기로 입사하여 기술연구소 우유·유음료팀에 근무했다. 1994년 양주공장 품질보증1실 과장, 2001년 품질보증팀장으로 각각 승진하면서 첫 여성 과장, 첫 여성 팀장이라는 수식어가 붙었으며 팀장은 무려 15년이나 달고 다녔다.
여성 최초라는 수식어에 대해 임 본부장은 “열심히 업무에 올인 할 수 있었던 것은 동료와 부하직원이 함께 했기 때문”이라면서 “본인은 조직이 잘 돌아가도록 윤활유 역할만 했을 뿐”이라고 겸손해했다.
서울우유는 1990년대만 해도 각 팀의 초급간부가 자리가 나면 자격시험이 아닌 인사고가점수에 의해 성적순으로 그 빈자리를 채웠다. 여성 직원도 그 점수가 높으면 남성 직원을 제치고 승진했다.
2016년 1월11일 치즈사업본부장에 오른 임 본부장을 두고 서울우유의 많은 임직원들은 이런 여세를 몰아 임원격인 상무 후보로 벌써부터 거론할 정도다.
그 이유는 임 본부장이 내놓는 아이디어는 보통사람이 생각하지 못할 정도로 톡톡 튄다. 미래신상품팀장으로 근무할 때는 멜라토닌 성분이 함유된 잠이 잘 오는 우유 ‘굿 나잇 우유’를 개발했다. 서울우유가 2004년 우유업계 최초로 Haccp인증을 받는데 견인역할을 하여 농림부장관상도 수상했다.
임 본부장은 “국산 원유를 이용한 자연치즈는 4%에 불과하나 한국인 입맛에 알맞은 찢어먹는 스트링치즈와 구워먹는 치즈는 신선하여 소비량이 증가하는 추세”라고 강조했다.
임 본부장은 “다만 시장의 불확실성 때문에 모든 기업이 예측하기 힘들어 한다”고 전제하고 “그렇지만 고가를 원하는 일반시장과 저가 업소용으로 적극 대응해 나가면 비전이 있다”고 내다봤다.
치즈사업본부에서 취급하는 치즈는 업소용과 소매용으로 구분하여 그 종류는 30가지이며 매출액은 연간 2천500억원.
그는 “협동조합에 근무하는 것이 자랑스럽다. 특히 소비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서울우유에 근무하는 것은 여간 행복한 일이 아닐 수 없다”고 귀띔했다.
임 본부장은 이어 “사업실적은 본인만 열심히 하면 이뤄지는 줄 알았다. 그런데 신상품을 히트치려면 원료구매에서부터 품질이 우수한 제품생산은 물론 영업 또한 중요하여 각부서 공히 유기적인 소통이 선결과제”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