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 첨단을 입다> 신기술 적용 현장 - 한우, 낙농

  • 등록 2015.10.02 17:11:36
크게보기

[축산신문 전우중,이동일 기자]

 

>>한우 - 경기 평택 일괄사육 전문 ‘성호농장’

 

인공지능 로봇 포유기로 체계적 송아지 관리

일령·발육상태 따라 어미 대신 포유 알아서 척척
컴퓨터 통해 개체별 영양상태 실시간 확인 가능
번식간격 단축 생산성 향상…노동력도 크게 절감

 

경기도 평택시 오성면에서 한우 200여두를 일괄사육중인 전성중씨(성호농장)는 요즘 송아지를 돌보는 일이 예전에 비해 한결 수월해졌다고 말한다. 올 초에 큰맘 먹고 들여 놓은 ‘송아지 로봇 포유기’ 덕분이다.
전성중 대표는 “로봇 포유기 한대면 송아지의 체중과 일령에 따른 맞춤형 젖 주기가 가능할 뿐만 아니라, 송아지 영양상태 등을 실시간 컴퓨터를 통해 상시 관찰이 가능하므로 송아지의 건강 이상 유무를 신속히 파악할 수 있어 가축의 생산성 증진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200여두 소 부부가 단둘이 관리
그는 아울러 번식농가의 최대 고민 중 하나가 송아지 관리하는 것이라면서 하루에 200여두의 소들을 부부가 단둘이서 관리하다보면 때로는 송아지 관리가 소홀해질 수 있다. 이를 로봇 포유기가 어미를 대신해 포유를 모두 알아서 척척 해주니 무척 편리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로봇 포유기 1대로 20~30두의 송아지를 한번에 포유관리가 가능해, 송아지 젖 주기에 필요한 노동력 절감과 번식우의 번식간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어 번식농가의 경영비 절감에 따른 소득증대에 큰 도움이 된다.
오성농장은 지난 13년 전 암소 5마리로 처음 축산업을 시작했다. 점점 사육두수가 늘면서 높은 사료값과 일손부족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어 왔다.
특히 번식농가의 경우 송아지 한 마리를 생산하는 데 1년이란 시간이 필요하다. 초유 떼기가 늦으면 그만큼 번식우의 맞춤형 교배가 어렵기 때문에 로봇 포유기를 사용할 경우 어미 소의 발정 주기가 빨라짐으로써 송아지 생산기간을 최대 2~3개월 단축시키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동물복지 부합…경제적 효과
전성중 대표는 “우리 농장의 경우 갓 태어난 송아지를 5일간 초유만 먹고 어미 소로부터 분리시켜 사육한다”며 “이때 분리시킨 송아지는 하루에서 이틀정도 로봇 포유기로 젖 먹는 훈련을 거친 후 자동 포유기로 사육이 가능해 진다”고 설명했다. 또한 송아지의 과식으로 인한 설사 등을 예방하기 위해 2kg의 대용유 사료를 500g씩 4회로 나뉘어 자동으로 포유하고 있다는 것. 이뿐만 아니라 양질의 조사료를 충분히 함께 급여 해줌으로써 위를 발달 시켜주고 영양적 발란스를 맞춰준다.  
로봇 포유기는 송아지 동물복지 기준에 부합한 체계적인 송아지 사양관리 개선과 발육에 도움을 주어 사료섭취능력은 35%이상 향상되고, 성장은 30%, 반추위발달도 33%이상 향상되는 등 경제적인 효과가 보인다.
한편, 성호농장은 수년전부터 생산 원가 부담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농업부산물인 미강이나 깻묵 등을 유용 미생물을 혼합해 자가 배합사료를 생산하여 생산비를 획기적으로 절감하고 있으며, 평택시 농업기술센터가 지원하는 EM활성수 자가배양시스템 시범사업 사업장으로 선정되어 축사 악취제거로 민원발생 해소는 물론 사료효율 증진, 항생제 사용감소, 가축질병 발생감소 등 가축 건강증진에 노력하는 대표적인 농장으로 손꼽힌다.
전우중  wjjeon@chuksannews.co.kr

 

 

>>낙농 - 전남 나주 ‘세바목장’

 

사람도 가축도…ICT는 행복을 부르는 기술

가족들과 행복한 시간 위해 로봇착유기 도입
하루 세 차례 착유 가능…두당 유량 3㎏ ‘쑥’
반추·몸무게 등 언제든 파악 가능해 관리 수월

 

로봇착유기에 대해서는 아직도 논란이 많다. 특히, 목장 승계를 준비하는 2세 낙농가들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로봇착유기에 대해 듣기도 하고, 고민도 해봤을 것이다. 논란이 그치지 않고 있음에도 로봇착유기가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이유는 무엇보다 낙농가를 착유작업으로부터 해방시켜줄 수 있다는 것 때문일 것이다.
전남 나주 세바목장 나용재 대표<인물사진>는 로봇착유기를 설치하면서 가장 먼저 고민했던 것은 가족과의 시간이었다고 말한다.
“목장을 이어받고 일에 매달려 살다보니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너무 없었다. 돈도 좋지만 이래서는 안 되겠다 싶어 한우로 업종을 전환할까도 고민했었고, 그러던 차에 동료 낙농가로부터 로봇착유기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됐고, 고민 끝에 설치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3년 전 목장에 설치한 로봇착유기는 처음 기대한 만큼의 효과를 가져다주지 못했다.
소들 적응되니 혼자서 90두 관리 거뜬
“기계가격과 부대시설 정비하는 것까지 해서 총 5억 정도의 투자비용이 들어갔다. 처음 3개월간은 무척 고생을 많이 했다. 목장에서 24시간 상주하면서 하루 세 번씩 소를 착유기로 몰아야 했다. 소들도 나도 새로운 시스템에 적응하기 위해 많은 고생을 했다”고 나 대표는 말했다.
하지만 고생을 헛되지 않았고, 4개월째부터 소들이 새로운 시스템에 적응하면서 로봇착유기를 제 역할을 충분히 다하기 시작했다.
“많은 사람들이 물어보는 것이 비용문제다. 우리 목장의 경우 로봇을 설치하고 하루 3차례 착유가 가능해지면서 유량이 두당 3kg정도 늘었다. 그전에는 인부가 1~2명이 필요했지만 지금은 혼자서도 얼마든지 목장 관리가 가능하다. 인건비가 절약되는 부분과 생산성이 향상되는 것을 감안하면 5년 정도면 어느 정도 원금회수는 가능할 것으로 본다”며 “로봇착유기의 수명이 일반적으로 15~20년 정도 되니까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은 자금운용에 매우 신중해야 한다는 충고도 잊지 않았다.
“큰 돈을 투자해야 하는 만큼 신중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나의 경우도 현재 자금 상황이 좋지 않다. 부채가 너무 크면 오히려 목장의 독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재정상황을 고려해 신중히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3개월 후 소들이 적응을 하기 시작하면서 하루 아침에 소들이 달라졌다. 4개월 후 부터는 경산우들은 고생하는 경우가 없었다.
일꾼 항상 1~2명 썼었는데 지금은 나 혼자서도 90두 착유를 거뜬히 해내고 있다. 신경은 쓰이지만 시간의 여유가 생겼다. 당시에는 무모하지 않았나 생각했지만 지금 생각해서는 3년 많은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
어떤 장비도 활용따라 가치 달라져
“로봇착유기를 설치해 운용하면서 느낀 점은 어떤 장비도 내가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그 가치가 달라진다는 것이다. 로봇착유기는 착유작업을 대신하기도 하지만 착유우에 대한 반추, 몸무게 등의 상황을 체크해 알려주기 때문에 개체별 관리가 훨씬 용이하다”며 “로봇이 알려주는 데이터를 목장주가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핵심이다. 나에게 맞는 좋은 장비를 선택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장비를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대한 책임도 자기 자신에게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모든 목장에 로봇착유기가 필요하다고는 말할 수 없다. 내가 로봇을 선택한 것은 목장의 생산성보다도 가족과의 행복한 시간 때문이었다. ICT라는 것이 거창한 무엇이 아니라 목장을 하는 사람들이 좋은 기술로 인해 더 행복해 질 수 있다면 나는 그것이야말로 ICT가 추구해야할 목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동일  dilee@chuksannews.co.kr

 

전우중,이동일
당사의 허락없이 본 기사와 사진의 무단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주소 : 서울특별시 관악구 남부순환로 1962. 6층 (우편번호:08793)
대표전화 : 02) 871-9561 /E-mail : jhleeadt@hanmail.net
Copyright ⓒ 2007 축산신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