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축산 30년 변화> 배합사료

  • 등록 2015.10.02 15: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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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진흥정책 힘입어 양적 성장 이어가다 90년 기점 둔화

[축산신문 홍순찬 한국사료협회 이사 기자]

 

축산신문이 창간된 1985년은 내 기억에 소 값 파동으로 자리 잡고 있다. 1980년부터 1983년 사이 지속적인 소 값 상승세가 이어지자 정부는 육우품종개량과 사육두수를 늘려 가격상승을 막으려는 목적으로 외국산 생우(生牛) 수입을 장려하다 결국 소 값 파동이 일어났고 정부의 축산정책에 항의하는 사태가 발생하자 이듬해 농어촌종합대책이 나오는 계기가 되었다.  축산업의 부침과 그 궤를 같이한 1980년대의 배합사료산업은 산업의 자율화 그리고 생산량 1천만톤으로 정의할 수 있을 것이다.

 

 

내수 한계·고곡가 극복…질적 성장의 패러다임 전환

 

1980년대 사료 생산량 폭발적 증가…10년간 3배 ↑
1990년대 개방화·IMF 관리체제 속 저성장 시대 진입
2000년대 고곡가 당면위기 대응 해외자원개발 본격화
2010년대 친환경·저비용 고효율산업 체질개선 박차

 

생산량 1천만톤 시대 연 1980년대
1980년대 배합사료산업을 대변하는 단어는 단연코 ‘자율화’가 아닌가 싶다. 1980년 이전의 사료가격은 정부 부처간 사전협의에 의한 ‘최고가격 지정제’로 운영되었으나 1980.7.1일 부터는 ‘가격 자율화’로 전환되었는데 이는 국제 사료원료 가격의 변동성 증대 등을 원인으로 사료가격 변동요인이 빈번히 발생해 사실상 가격지정의 의미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1985년 소 값 파동을 겪는 와중에서도 1980년대 국내 배합사료 생산량은 빠른 양적성장세를 보여왔다. 1980년부터 1989년 10년간 배합사료 생산량은 매년 증가(‘80년은 당시 시대상황을 반영해 마이너스 성장)하여 1989년 드디어 1천만톤 시대를 맞이했다. 1980년 346만2천톤의 사료생산량이 1989년에는 1천40만3천톤으로 10년간 무려 3배를 넘어서는 증가를 보였다.
1980년대 괄목할 만한 배합사료시장의 급신장세는 축산업 형태변화 그리고 소득증가에 따른 육류소비 증가에 기인하고 있다. 1980년 1인당 육류소비량 11.3Kg이 1989년에는 18.2kg로, 우유소비는 10.8Kg에서 38.7Kg, 계란은 1인당 119개에서 173개로 증가되었다. 이 같은 축산물 소비증가에 발 맞춰 1980년대 우리의 축산업은 농가부업이라는 개념에서 벗어나 전·기업의 형태로 상업적 축산이 본격화 되면서 상업화된 배합사료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1980년 76만9천톤의 양돈용 사료가 1989년에는 407만2천톤으로 5.3배 증가했으며 다음으로는 비육우사료가 같은 기간 중 30만6천톤에서 156만1천톤으로 5.1배 증가했다. 반면에 80년대 이전 까지 전체 사료시장을 이끌던 양계사료는 1980년 187만2천톤에서 1989년 292만3천톤으로 1.5배 증가에 그쳐 상대적인 저성장을 보였다.


사료산업 저성장의 1990년대
1990년대 들어 우리 축산업과 사료산업의 화두는 우루과이라운드(UR), 세계무역기구(WTO)로 대변되는 세계화·개방화였다. 특히 UR 농산물협상 타결은 축산업에 큰 영향을 가져올 걸로 예상됨에 따라 정부는 42조원의 농·어촌 구조개선 투융자계획 중 5조5천여원원의 축산부문 대책을 강구하게 되었다.
정부의 정책 지원과는 별개로 사료부문에 있어서는 사료협회를 중심으로 그 동안 축산업계의 숙원사항이었던 ‘배합사료에 대한 부가가치세 영세율 적용’을 추진하였다. 그 결과 1995년 10월부터 부업규모 농가에 공급되는 배합사료에 대하여 영세율 적용이 적용되었다. 이후 조세감면규제법 등의 개정을 통해 1997녀 7월부터는 부업규모에서 개인 및 법인으로, 1998년 8월부터는 사료관리법에 의한 모든 사료, 즉 배합사료는 몰론 단미 및 보조사료에도 영세율이 적용되어 현재에 이르고 있다. 이와 함께 동물약품으로 분류되어 사용에 제한을 받아왔던 비타민, 미량광물질 등을 단미사료 또는 보조사료로 편입시켜 관리토록 되었다. 아울러 축산형태의 진전에 따라 소위 TMR사료를 기존 단미사료의 범위에 포함시켜 시장의 수요에 부응하는 한편 조사료공급에 전기를 마련하기도 했다. 
 개방화·세계화 와중에 더해 IMF 구제금융이라는 미증유의 위기를 맞이하기도 했다. 심각한 외화(外貨)부족으로 1996년 연평균 환율 805원/US$이 1979년 12월에는 한때 1천900원/US$을 넘어서는 등 원료수입자금이 이 전에 비해 2배 이상이나 올라 심각한 경영위기를 맞았다.
이에 사료업계는 사료원료에 대한 지속적인 수입신용장 개설을 위한 정책건의와 더불어 미국의 GSM-102자금의 증액을 긴급 추진하였다. 그 결과 원료수입 중단이라는 상황에서 극적으로 농협을 통한 지속적인 수입신용장 개설과 함께 2억5천만 달러의 GSM-102자금이 공여되면서 사상 초유의 사료공급 중단사태를 막을 수 있었다.
1980년대 연평균 30%를 넘어섰던 성장률이 1990년 1천42만5천톤 생산에서 1999년 1천485만6천톤으로 1990년대 연평균 증가율이 4.3%낮아져 본격적인 저성장 시대로의 진입을 예고되었다.


패러다임 전환기에 선 2000년대
1990년대 개방화의 거센 파고에도 불구하고 축산업은 국민의 식량산업으로 우뚝 선 영광의 한 자락을 자리 잡고 있다. 1970년 농산물 생산액 중 축산업 생산액 비중이 14.9%에서 1990년에는 22.1%, 2000년에는 25.3%로 2010년에는 무려 41.9%로 높아졌다.
2000년대 사료산업은 원료가격 면에 있어서 이전과 뚜렷이 구분되는 새로운 시대였다. 곡물이 산업적 식량으로서 방향성을 잡은 1960년대 부터 1970년대 중반까지는 인구증가와 경작기술의 낙후 등으로 상시적인 식량부족의 시기였다. 이후 1970년대 후반부터 20세기 말까지는 각국의 다수확 품종개발과 영농기술의 보급 등 식량증산작업이 본격적으로 이루어지면서 식량잉여의 시대를 보냈다.
그러나 21세기 들어 중국, 인도 등 신흥국의 경제성장과 곡물의 바이오연료로의 전환 등 수요증가와 공급감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제2의 식량부족사태로 접어들게 되었다. 여기에 2007년 미국의 에너지정책이 석유수급에서 바이오에너지로 일대 전환이 일어나면서 소위 투기세력들이 곡물시장에 개입되면서 2008년6월에는 옥수수 가격을 사상 최고치인 424$/톤까지 끌어 올리려 본격적인 高穀價 시대로의 서막을 예고했다.
1989년 처음으로 1천만톤 시대를 열었던 사료산업은 이후 25년이 흐른 지금도 2천만톤을 넘지 못하고 있어 국내 사료기업들이 블루오션을 찾아 해외로의 진출을 활발히 전개하면서 해외진출 사료(배합)기업은 7개 회사에 30개 공장에 이르고 있다. 사료기업들의 사료 제조공장 해외진출과 병행하여 고곡가 시대를 맞아 안정적인 원료확보 차원에서 2011년 기준 18개국에 73개 민간기업이 2만4천ha의 농장을 개발 경작하고 있으며 4개국에 유통시설을 건설하는 등 1980년대 처음 시도되었던 국내 민간기업들의 해외사료자원개발이 본격화 되었다.
1990년대 이후 본격적인 수입개방과 IMF 금융위기로 인해 사료산업도 양적성장에서 질적성장을 추구해야하는 구조조정의 과정에 진입하게 되었다. 2000년대 들어 사료생산량 증가율의 급격한 둔화, 농협과 민간기업 그리고 민간기업간 치열한 시장경쟁, 섬유질사료의 등장 등을 사유로 배합사료시장이 급격히 위축되어가는 과정에서 대기업간 또는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인수·합병과장에서 기존 사료회사를 자회사로하는 사료기업의 계열그룹화가 진행되었다.
2000년대는 안전한 식품에 대한 수요자의 요구에 부응키 위한 사료의 안전관리체계가 강화되었다. BSE(소해면상뇌증) 발생을 우려한 동물성원료의 사용금지 내지는 반추 및 비반추동물사료 생산라인의 분리 조치와 함께 일부 유해물질 관리차원에서 시작된 사료에 대한 수입신고 제도는 2014년 11월부터 모든 수입사료로 확대 시행되고 있다. 사료의 안전조치와 관련해 보다 강화된 조치는 사료내 항생제 등의 사용금지이다. 사료내 사용이 가능한 항생제 종류를 지속적으로 감축해 왔는데 2005년 이전의 53종에서 2005년 5월에는 25종으로, 2009년 3월에는 다시 18종으로 감축했고 2011년 7월 부터는 사료에 항생제와 항균제의 사용을 전면적으로 금지하였다.
위에서와 같은 사료에 대한 안전관리시스템은 2005년부터 본격 시행된 사료공장 HACCP에 따라 사료공장에 대한 HACCP인증 및 지속적인 사후관리가 이뤄지고 있으며 2011년 9월에는 TMR공장에 대해서도 HACCP인증이 시작되었다.


배합사료산업 30년 결산과 과제
우리나라사료산업의 30년을 되돌아보면 1970, 1980년대 전방산업인 축산업의 비DIR적인 발전으로 사료산업 또한 그에 걸맞는 양적인 성장을 구가해 왔다.  하지만 아직 국제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우리나라 축산업과 사료산업은 저성장과 정체, 나아가 생존의 문제로 다가오고 있다.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정부주도의 사료공장 HACCP관리와 수입신고제도를 시행함으로써 사료와 축산물의 위생·안전관리를 강화하고 있을 뿐 만 아니라  치열한 시장경쟁을 통한 사료기업간의 인수·합병, 축산업과의 인티그레이션을 통해 세계적인 축산기업(팩커)들과의 당당한 경쟁을 준비하고도 있다. 또한 사료자원(식량)의 안정적 확보와 가격경쟁력 제고를 위한 해외진출을 활발히 전개해 7개 기업 30여개 사료공장이 해외에 진출해 있고 해외농장 및 사료곡물 유통시설를 확보에도 소기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
1990년대, 2000년대 DDA/FTA 등 본격적인 도래로 축산업의 위축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사료산업이 가격과 품질측면에서 경쟁력을 갖추어야 하는 것은 축산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당연한 전제조건이 되었다.
사료원료의 안정적이고 경제적 확보, 원료 수입선의 다변화와 가축의 생산성 향상을 위한 원료의 경제적 가치 재평가, 새로운 사료생산 기술의 개발 등  고효율 저비용 산업으로의 전환노력이 더욱 요구된다 하겠다. 아울러 21세기 식품산업의 화두인 안전하고 친환경적 먹거리에 대한 수요자의 요구에 부응하는 것이 지속가능한 축산업과 사료산업의 전제임도 염두해야 할 것이다.

홍순찬 한국사료협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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