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금모금 증후군에 시달린다?

  • 등록 2002.06.04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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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지헌 편집국장

최근 어려움에 처한 축산업을 살리고 동시에 축산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축산인을 돕자는 취지에서 각종 기금 모금운동이 적잖이 일어나고 있다. 가축질병 방역 지원을 위한 방역기금 모금, 돼지고기 소비촉진과, 소비구조 개선을 위한 돈육소비 홍보기금 모금, 한우산업을 살리기 위한 만만운동 기금 모금운동 등이 그런 예다. 특히 구제역 재발이후에는 구제역 현장에서 일하는 관계자들을 돕기 위한 성금모금, 살처분 농가 지원을 위한 기금 모금, 살처분 농가 지원을 위한 기금 모금, 고박상권수의사돕기 성금 모금 등 까지 합하면 "○○기금", "○○성금" 모금은 다섯손가락으로는 셀 수 없다.
이들 성금 또는 기금 모금은 어느 것하나 긴요하지 않은 것이 없고, 또 시급하지 않은 것이 없다. 모두가 다 필요한 기금 모금운동이다. 모두가 다 필요한 기금 모금운동이다. 그러나 이같은 모금운동이 취지만큼 그렇게 모금이 잘되는 것 같지는 않아서 안타깝다. 아마 이런저런 기금 모금이 많다보니 그것에 짜증이 나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그래서 어떤 축산인들은 이를 두고 "축산인들이 "기금 모금 증후군"에 시달리고 있다"고 표현하기도 한다. 따라서 기금 모금운동이 더욱 활성화돼야 마땅하지만 그런 당위성에도 불구하고 기금 모금운동이 왜 기대에 못미치고 있는가에 대해서는 한 번쯤 짚고 넘어갈 필요도 있을 것 같다.
그 첫째는 우리가 풀어야할 축산현안 중에도 축산인들이 스스로 풀어나가야 할 것도 있고, 정부가 나서서 해야할 것도 있는데 당연히 정부 예산으로 해야할 일도 축산업계의 기금으로 해결하려는데 대한 지적이다.
방역기금 모금이 그 대표적인 예로, 돼지콜레라나 구제역 닭뉴캣슬병 등 법정 전염병은 국가방역으로 해결해야할 문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 방역지원에 투입되는 예산의 상당부분을 축산업계의 기부금에 의존하고 있다. 그것도 한두번이라면 이해가 간다. 그러나 매년 예산의 얼마를 축산기업이나 현장 축산인들의 기부금으로 충당하려 든다면 이는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축산기업이나 현장 축산인들 각종 기금 모금에 짜증을 내는 두 번째 이유는 기금 모금운동에 참여하는 축산기업이나 축산인들이 극히 일부로 제한적인데 있다. 다시말해 각종 기금은 "내는 사람만 낸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기금을 내는 기업이나 현장 축산인들이 거기에 따른 특별한 혜택을 받는 것도 아니다. 물론 그 특별한 혜택을 기대해서 기금을 내놓는 것은 아니지만 어찌됐든 기금을 "내는 사람만 낸다"는 것이 기금을 내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별로 그렇게 유쾌한 일은 아니다. 더욱이 같은 업계나 축산현장에 있으면서 경제적인 형편이 월등히 좋은 사람들이 오히려 뒷짐을 지고 있다면 기금을 내더라도 기금을 내는 맛, 신바람이 나지 않는다.
각종 기금 모금 운동이 불필요한 일이면 몰라도 기금 모금운동이 꼭 필요한 일이라면 모든 관련 축산기업이나 현장 축산인들이 경제적인 형편이 어려우면 어려운대로, 좋으면 좋은대로 축산현안을 축산업계 스스로 풀어나가겠다는 의지를 함께 하자는 것이다.
그렇게 했을 때 여러 가지 어려움에 처한 우리 축산 현안은 한결 쉽게 풀릴 것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 더욱이 지금 진행되고 있는 각종 모금 운동은 우리 축산의 미래를 위해 적지 않은 희생을 하고 있는 사람들을 위한 것이며, 우리 축산업을 위기로부터 건져내자는 취지에서 시작됐다는 점을 다시한번 상기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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