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약품, 해외에서 미래를 찾다

  • 등록 2014.10.17 11:2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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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주년 창간특집 기획

[축산신문 김영길 기자]

 

29공감 프런티어 축산 / 약진하는 한국산 동약

 

■ 동물약품 수출분석

 

 

내수포화 탈피 끊임없는 도전
수출시장 연평균 30% 가파른 성장
동유럽·남미까지 영토 점진 확대
수출상품 개발·현지화 전략 주효

 

#세계시장 성장 잠재력 커
동물약품 업체들이 “수출, 수출”을 외쳐대는 것은 두말할 필요없이 시장성 때문이다.
내수시장은 갈수록 불안하다. 출혈경쟁이 난무하고, 규모 역시 점점 움츠러들고 있다. 2010년 이후 지난해까지 4년째 5천억원대에서 머물고 있다. 게다가 수입제품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세계시장은 그렇지 않다. 여전히 상승장이다.
지난해 세계 동물약품 시장은 230억 달러(한화 약 25조2천억원) 규모다. 2009년 이후 5년간 연평균 4.7%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세계경제가 전반적으로 침체에 빠진 것과 비교할 때 동물약품 산업은 꽤 순조롭다고 봐도 된다. 앞으로도 이러한 추세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더욱 매력적인 것은 무궁무진한 잠재력이다. 내수시장 규모는 여전히 세계시장 중 2%대에 불과하다. 우리나라 제품 수출액으로 따지면 0.6% 정도일 뿐이다.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다.


#국내생산 중 32% 해외서
동물약품 수출은 말 그대로 승승장구다.
2008년 598억원에 불과했지만 2009년 855억원, 2010년 846억원으로 상승세를 타더니 2011년에는 마침내 1억달러(1천172억원)를 돌파했다.
이후에도 2012년 1천584억원, 2013년 1천670억원 등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려내고 있다. 연평균 약 30%라는 엄청난 속도다.
지난해 경우를 따지면 국내 생산 판매액 중 32%를 해외시장에서 일궈냈다. "수출 없이는 매출 없다"는 말이 실감난다.
올해 역시 탄력을 이어가고 있다.
상반기 현재 상위 20개 업체(총 수출액 95% 해당)의 동물약품 수출실적은 866억원이다. 100%로 산출시에는 912억원이다. 이대로라면 올해 총 동물약품 수출은 지난해보다 14% 늘어난 1천824억원이 예상된다.
특히 부가가치가 높은 완제품 수출 비중이 커졌다는 게 고무적이다. 완제품 수출은 전년동기 대비 19% 성장했다.
화학제제는 296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1% 늘었고, 생물학적제제는 무려 39% 증가한 79억원을 찍었다. 보조적의약품, 의약외품 역시 성장했다.


#2020년 5억달러 수출 목표
올해 동물약품 수출목표는 1억8천만 달러다. 2020년에는 100개국에 5억 달러를 수출한다는 야심찬 목표를 내걸었다.
결코 허황된 수치가 아니다. 지금 기세라면 충분히 달성가능하다.
특히 수출액이 수입액을 따라잡을 날도 멀지 않았다. 물론 쉽지 않은 과제다.
아직 수입액과 격차가 크고 수입증가세도 꺾이지 않고 있어서다.
지난해 동물약품 수입액은 원료 1억2천300만 달러, 완제품 1억3천470만 달러 등 총 2억5천770만 달러다. 많다.
그렇다고 해도 우리나라 동물약품 수출열기는 그것을 상쇄하고 남는다. 동물약품 무역흑자 시대를 기대해 볼 수 있다.


#절실함이 통했다…틈새시장 공략 주효
불과 7~8년 전만해도 수출이 이렇게 동물약품 업체들의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고는 감히 예상하지 못했다.
비결이라고 하면, 우선 절박함을 꼽을 수 있다. 내수시장은 한계에 왔고, 동물약품 사용규제 등 대내외적 환경도 호의적이지는 않았다. 더 이상 성장이 어려울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많았다.
동물약품 업체들은 서둘러 다른 동력을 찾아야 했고 결국 수출로 눈을 돌리게 됐다.
쉽지는 않았다. 바이어를 찾아 이리저리 발품을 팔았지만 헛걸음하기 일쑤였고, 인허가 과정에서 수없이 고개를 떨구기도 했다.
하지만 계속 두드렸고 문을 열어제꼈다.
틈새시장 공략 역시 주효했다. 국내 업체들은 중국기업보다는 품질면에서, 다국적기업보다는 가격경쟁력을 내세웠다.
현지마케팅을 통해 그들 입맛을 사로잡은 것도 적지 않은 도움이 됐다.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있다면, 전폭적인 정부 지원이다. 농림축산검역본부는 핵심사업 중 하나로 동물약품 수출을 꼽고, 총력 지원사격해 줬다.
농축산부 동물약품 종합지원사업은 해외전시회 참가, 시장개척단 파견, 수출촉진 현지지원, 국가간 네트워크 사업 등 시장개척과 확대에 상당히 유용하게 쓰이고 있다. 특히 힘들고 지친 업체들에게 충분한 격려와 위로가 되고 있다.
올 초 이동필 농축산부 장관이 동물약품 수출을 블루오션이라고 표현한 것은 정부 의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전략상품 미흡 등 현안 산적
향후 전망은 여전히 밝다.
수년 전부터 터를 닦아 온 해외시장 개척 작업이 슬슬 결실을 맺고 있어서다.
이쪽이쪽에서 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이 들린다. 특히 최근에는 동유럽, 남미 등 신규 땅 개척이 활발하다.
이제 수출국가가 80여개국이나 된다.
그렇지만 동물약품 수출에 장밋빛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한국 업체간 가격경쟁을 벌이는 등 벌써 해외 땅에서 과열경쟁 조짐이 보인다.
수출지역을 넓히는 것도 점점 힘겨워지게 된다.
멀면 비용도 늘고, 한국산 이미지는 헐거질 수 밖에 없을 터이기 때문이다.
GMP 실사, 정보부족, 중국 등 도전심화, 고부가가치 수출상품 미흡 등 현안도 쌓여있다.
앞으로 수출에 탄력을 붙여줄 체계적인 전략마련이 요구되는 이유다.
기존 수출판매망 관리에 힘써야 하고 남미, 유럽, 아프리카 등 신시장 개척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전문가들은 품질 향상, 고부가가치 라인업, 공동대응(생산, 바이어, 개척단, 정보수집), 코트라 등 정부 해외진출기관 활용, 나라별 맞춤제품(예를 들어 아프리카는 구충제), 패키지 수출(축산관련 경영, 기술, 교육 등과 연계) 등 다양한 수출활동을 제안하고 있다.
            

김영길 young@chuksa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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