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 어떻게 하느냐 보다 ‘제대로 하느냐’가 관건

  • 등록 2014.10.13 11:5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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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9주년 창간특집 기획

[축산신문 김영길 기자]

 

기본, 실천이 정답이다 / 방역현장

 

■동행 취재 / 검역본부 중앙기동점검반

 

질병이 터지면 아무리 돈가가 좋아도 손해를 볼 수 밖에 없다. 한마리 걸리면 제자리, 두마리 걸리면 마이너스 손익이다. 특히 FMD, 고병원성AI, PED 등 악성가축질병은 내 농장 뿐 아니라 인근농가, 나아가 축산산업 전체에 큰 피해를 줄 수 있다. 그래서 방역이 중요하다. 공동체의식도 가져야 한다. 지난 8월 27일 농림축산검역본부-파주시청 합동 중앙기동점검반을 동행취재하며, 농가방역 상황을 살폈다.

 

점검반, 지자체 합동 수시 점검
정부 3.0 구현 지도·홍보 역점

 

소독장치·희석배수 등 꼼꼼 체크
두수별 FMD백신 접종 핵심점검

 

내 농장 넘어 축산 명운 걸린 방역
형식 탈피 빈틈없는 생활화 강조

 

# 유비무환 무장, 철저한 대비가 최선
질병이라는 것은 좀체 알 수 없다. 잘 있다가도 갑자기 튀어나오고, 농장에 치명타를 입힌다.
그래서 방역은 유비무환이라는 말이 있다. 평상시 잘 대비하는 것이 최선인 것이다.
특히 FMD, 고병원성 AI, PED 등 악성가축전염병은 해당농가에 그치지 않는다. 인근농가, 축산농가, 넓게는 축산산업 전체에 큰 피해를 줄 수 있다.
당장 FMD만 봐도 청정국 지위를 잃게 됐고, 수출이 중단됐다. PED 바이러스는 이리저리 휩쓸려다니면서 양돈장을 쑥대밭 만들기 일쑤다.
방역은 공동을 위한 의무사항이기도 하고, 동업자 정신을 요구받기도 한다.


# 중앙-지자체 협력 “방역은 소통”
농림축산검역본부는 정기 또는 수시로 중앙기동점검반을 편성해 농장방역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지난 8월 27일 검역본부 서울지역본부, 파주시청과 함께 경기 파주의 만나농장(대표 강재구)을 찾았다.
만나농장은 모돈 182두 등 총 2285두 일관사육 농장이다.
이번 점검에는 검역본부 서울지역본부에서 이지우 지역본부장, 강덕호 가축질병방역센터장, 전요 주무관이, 파주시청에서는 남명우 가축방역팀장이 참여했다.
이지우 본부장은 “사실 점검이라기 보다는 지도와 홍보 성격이 짙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서울지역본부에는 3개반이 꾸려져 있고, 각반은 주 2회 가량 농장방역 점검을 나간다”고 덧붙였다.
실적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올 상반기 FMD백신 미접종 6건을 적발해 냈다고 전했다.
특히 파주시청과 공동으로 진행하는 것은 방역이 중앙정부 뿐 아니라 지자체 역할, 그리고 농장협조를 이끌어내야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런 면에서 중앙기동점검반 활동은 소통과 협력을 기반으로는 정부 3.0 구현이라는 의미도 크다고 강조했다.


# 방역의식 향상 “제대로 잘하는 것이 중요”
점검반은 새하얀 소독액을 뿌려대는 차량소독기 2대를 거쳐 양돈장안으로 들어갔다.
바로 옆에 한우목장이 자리를 잡고 있고, 방역태세를 강화하기 위해 차량소독기를 2대 뒀다고 강재구 대표는 전했다.
강 대표는 “대다수는 농장밖에 차량을 세워두고 걸어 들어온다”고 말했다. 진입차량이라고 해도 방역 중요성을 잘 알기 때문에 소독약에 대한 거부감은 크지 않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365일 연중 가동하고, 겨울에는 보온등을 통해 얼지않도록 관리한다고 말했다.
점검반이 제일 먼저 살핀 것은 출입관리대장과 소독 실시기록이다.
강덕호 센터장은 “최근 FMD, PED 발생에 따라 돈사 내부 출입은 자제하고 있다. 어쩔 수 없이 서류점검으로 대체할 때가 많다”고 전했다.
점검반은 발판소독조, 이동식 소독기(분무기), 소독제 등을 꼼꼼히 체크했다. 특히 소독제의 경우 제조일자, 성분, 희석배수 등을 확인하며 “제대로 잘 하는 것이 방역이다”고 조언했다.
강 대표는 “최소 주 2회 축사내외부를 철저하게 소독한다. 요새는 상가집도 안간다”며, “이것은 점검 때문이 아니라 내 농장은 내가 지키는 것이 당연해서”라고 강조했다.
이어 “인근 농장에서는 PED 상황이 심각하다. 우리 농장은 철통방역과 더불어 출하대 설치 등으로 PED를 막아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남명우 가축방역팀장은 “파주시에서 소독제를 지원해 농가방역을 돕고 있다. 농가들이 방역활동을 잘 따라주는 편”이라고 전했다.
강덕호 센터장 역시 “농가 방역의식이 예전보다 크게 높아졌다. 중앙정부, 지자체, 농가 방역이 서로 끌어주고 밀어주는 모양새”라고 곁들였다.


# FMD백신 접종수칙 준수해야
FMD백신 접종도 핵심점검 사항이다. 점검반은 백신구입, 접종실시 대장 등을 사육두수와 비교해 접종 여부를 가려냈다.
전요 주무관은 “FMD백신 예방접종 확인서를 1년 이상 보관해야 한다”고 알렸다.
강 대표는 “한달에 두번씩 FMD백신을 파주연천축협에서 구입하고 있다. 냉장보관한다. 농장주가 직접 접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업농이라 50% 자부담을 하고 있지만, “FMD 방역은 축산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며 그 비용에 대한 불만은 없다고 밝혔다.
그리고 파주시 등이 축산업에 많이 지원해주는 만큼, 충분히 보상받고 있는 셈이라고 전했다.
다만, FMD백신 접종에 따른 화농발생이 도축장으로부터 패널티로 돌아오고 있다고 토로했다. 강 대표는 “도축장에서는 화농이 있으면 두당 5천원~1만원을 깎는다. 1두1침을 지키고 있기 때문에 화농 발생이 15~20%에 머물고 있다. 그래도 그 손실이 만만치 않다”고 말했다.
전요 주무관은 “목 주위에 접종하기가 쉽지 않은 현실을 이해한다”면서 그래도 접종수칙을 따라야 한다고 주문했다.
남 팀장은 “파주시에서는 올해부터 백신 스트레스 완화제를 지원하고 있다. 소의 경우 이미 공급됐고, 돼지농장에는 조만간 도착할 예정이다”고 전했다.
이밖에 점검반은 축산차량 등록, 외국인근로자 방역교육 등을 꼼꼼하게 들여다 봤다.


# 축산관계자 방역 협조 절실
이지우 본부장은 “질병에 걸리지 않아야 돈을 번다”고 강조했다.
지금처럼 돼지가격이 올랐음에도 한마리가 폐사하면 결국 제자리이고 두마리 폐사하면 마이너스가 된다고 덧붙였다.
특히 파주는 FMD가 발생하고 있는 북한과 가깝기 때문에 더욱 철저한 FMD백신 접종이 요구되고 있다고 피력했다.
강 대표는 “농장이 양극화되는 경향이 짙다. 잘되는 곳은 쭉쭉 커가지만, 질병이 있는 농가는 돈가와 관계없이 계속 내리막”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농장에서는 나름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출하차량, 도축장과 방역협조가 절실하다고 주문했다.
강 대표는 “PED를 보면, 출하대를 따로 설치했거나 농장 밖에서 이루지는 농장은 상당수가 비껴간 반면, 그렇지 않은 농장은 걸린 사례가 많다”고 전했다.
이 본부장은 출하차량과 도축장 방역을 다시한번 점검할 계획이라고 밝히면서 “농가 뿐 아니라 이와 관련한 축산관계자 즉 동물약품, 사료, 도축장 등이 다같이 질병청정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물론, 방역당국 역시 최선을 다해 뒷받침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 본부장은 “앞으로도 질병은 계속 나올 것이다. 아니 더 심해질 것을 대비해야 한다”며 내 방역이 내 농장을 지키고, 나아가 우리나라 축산이 살 수 있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김영길 young@chuksa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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