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물 브랜드가 지니는 생명력의 전제조건으로 흔히 3통을 꼽는다. 종축, 사료, 사양관리를 통일해야만 생산자 브랜드로서 기본적인 가치를 담보할 수 있고, 나아가 시장에서 차별화 전략을 구사할 수 있다는 얘기다. 돈육의 경우 종돈통일은 3통의 출발점이자, 브랜드의 주춧돌이다. 지금 우리나라에는 의외로 많은 돈육브랜드가 활동하고 있다. 오늘은 그 중에서도 협동조합 사업 시스템 안에서, 농협축산경제와 일선축협의 상생협력으로 양돈계열시스템을 가동하면서 종돈통일의 효과를 브랜드 사업 활성화로 이끌어 내고 있는 브랜드를 소개한다. 대전충남양돈축협(조합장 이제만)과 농협중앙회 종돈개량사업소(소장 정종대)가 함께 써 내려가고 있는 돈육브랜드 ‘포크빌’이 그 주인공이다.
>>대한민국 대표 돈육브랜드를 지향하는 ‘포크빌’대충양돈축협의 포도 먹은 돼지 브랜드 ‘포크빌’. 2002년 계열화사업을 시작한 대충양돈축협은 2005년 발족한 ‘포크빌, 포도 먹은 돼지’ 브랜드를 본격적인 양돈계열시스템의 중심에 세우고 지속적인 브랜드관리에 매진하기 시작했다.
‘포크빌’의 가장 큰 특징은 종돈통일에 협동조합 시스템을 적극 도입했다는 점이다. 우수한 종돈 확보를 위해 농협중앙회 종돈개량사업소와 협약을 맺고 모돈, 웅돈을 주기적으로 공급받아 브랜드 계열농가에 공급했다. 역시 조합 AI센터에서 정액을 채취해 브랜드 참여농가에 공급하고, 수의사와 양돈 전문가를 채용해 농가에서 필요한 종돈, 사양, 사료는 물론 현장에서 가장 필요로 하는 컨설팅을 강화했다.
이 과정에서 축산물 브랜드 농가 운영기준이 되는 모돈 통일, 웅돈 통일, 사료 통일, 사양관리 통일 등이 자연스럽게 진행됐다. 특히 브랜드농가 신규가입 때 종돈통일, 사료통일, 출하등급 70% 이상, HACCP 인증 등의 조건이 3개월 이상 유지되는 조건을 부여해 브랜드 관리를 강화했다.
철저한 브랜드 관리 노력은 외부의 평가에서 가시적인 성과로 나타났다. 2008년 정부로부터 우수브랜드 인증을 받은 ‘포크빌’은 꾸준하게 전국 축산물 브랜드 경진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2013년 12월, 지난해에는 농림축산식품부가 주관한 대한민국 우수 축산물 브랜드 경진대회에서 결국 돈육부문 대상(대통령상·사진)을 거머쥐었다. 2011년과 2012년 최우수상에 이은 대상 수상은 포크빌의 위상을 전국에 알리는 계기가 됐다. 포크빌은 당시 평가에서 1등급 이상 고품질 출현율, 종돈·사료·사양관리 통일, 브랜드 출하물량, 위생안전성, 조직화, 직거래 등 전체 부문에서 골고루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특히 브랜드 심사의 기본 중에 기본인 3통 중에서도 ‘농협종돈’을 통해 이룩한 종돈통일 100%는 포크빌이 이룬 영광에 가장 크게 기여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대충양돈축협은 현재 완전 계열화로 엄선된 돼지를 가공해 엄격한 품질관리를 통해 안전하고 신선한 육류를 공급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하루 1천두의 돼지를 가공할 수 있는 가공장과 단체급식, 양념육 등 2차 가공품을 생산하는 가공장을 가동하면서 최고 품질의 브랜드 돈육을 만들어 전국에 공급하고 있다. 현재 돼지 가공물량 면에선 전국에서 수위를 다툴 정도로 가공, 유통에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대충양돈축협은 특히 천안 산업단지 내에 추진하고 있는 큰 그림이 완성되면 양돈계열화사업의 정점을 찍을 전망이다. 천안 산업단지에는 도축장과 1차, 2차 육가공시설, 판매시설 등이 포함된 8만5000㎡의 물류센터가 추진하고 있다. 충청지역 등 중부권의 양돈시장을 석권하기 위한 첫 걸음이자, 협동조합형 패커의 선두주자로 우뚝 서기 위한 디딤돌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
현재 포크빌 브랜드에는 30농가, 6천220두(모돈 기준)가 참여하고 있다. 연간 계열농가 출하두수는 약 12만두에 달한다. 브랜드 농가 평균 MSY는 19.5두를 기록 중이다. 이들 농가 중 17농가가 HACCP 인증을 받은 상태다. 친환경인증 농가도 6농가나 된다. 대충양돈축협 정혜준 지도상무는 나머지 농가들도 2016년까지 모두 HACCP 인증 획득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대충양돈축협 조합원 중에서 ‘포크빌’ 브랜드 계열농가는 부러움의 대상이다. 조합원이라고 무조건 계열농가가 될 순 없다. 브랜드 관리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일단 브랜드 계열농가가 되면 당장 지급률이 달라진다. 대충양돈축협은 브랜드농가>사료이용농가>일반농가 순으로 지급률을 차등 적용하고 있다. 그만큼 ‘포크빌’에 대한 자부심이 남다르다. 브랜드 계열농가는 평균 1.5% 이상, 전국적으로 따져도 지급률 면에선 어떤 양돈농가 부럽지 않은 대우를 받고 있다는 설명이다.
>> ‘포크빌’ 양돈패커와 농협종돈품종별 90kg 도달일령이 국내 평균 보다 5일 이상 빠르다는 것은 양돈농가의 수익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농협종돈이 지향하는 개량목표가 바로 그 것이고, 이미 성적으로 증명해 보이고 있다.
농협중앙회 종돈개량사업소(소장 정종대)가 추진하는 개량의 주요 포인트는 모계품종(Y, L)의 경우 산자수 증가와 적정 등지방 두께 유지이다. 부계품종(D)의 경우 성장일령 단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종돈개량은 능력검정을 통한 데이터 축적이 중요하다. 농협종돈개량사업소는 1993년부터 검정을 시작해 2013년 현재까지 8만8천여두를 검정했다. 그걸 바탕으로 지속적으로 품종별 형질별 개량에 집중하고 있다.
농협종돈은 2015년에는 모든 품종의 90kg 도달일령을 135일 이내가 될 수 있도록 개량에 집중하고 있다. 또한 모계품종 총산자수의 경우 랜드레이스는 12.7두, 요크셔는 12.6두의 성과를 거두었고, 2015년에는 13.5두 달성을 위해 뛰고 있다. 암퇘지의 등지방두께 올해 목표는 12.5~13.5mm 유지다.
현재 한국종축개량협회에 등록된 국내 전체 순종돈 검정성적에서 상위 10%내에 포함되는 우수 검정돈 중에는 농협종돈의 요크셔 23%, 랜드레이스 15%, 듀록 14.7%가 들어가 있다.
농협종돈개량사업소의 이런 노력은 최우수종돈장의 영예로 돌아왔다.한국종축개량협회가 9월30일 개최한 ‘2013 종돈능력검정보고회’에서 농협종돈은 농장검정평가에서 최우수종돈장에 선정됐다. 종돈생산규모, 복당검정두수, 수퇘지검정비율, 검정실적과 성적 등을 종합평가한 결과다. 2009년 종돈개량 대상에 이은 쾌거다.
또 정부가 실시하는 위생방역관리 종돈장 평가에서 최우수종돈장에 2회 선정될 정도로 청정을 자랑하고 있다. 전남북 경계에 위치한 농협종돈개량사업소는 2010년 11월부터 2011년까지 우리나라를 강타한 구제역(FMD) 상황에서도 청정지역을 유지했다. 이는 농협종돈의 유전자원이 보호, 유지되면서 한국형 종돈개량이 지속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 농협종돈개량사업소는 약 1만5천두의 최우수종돈을 확보하고 있다. 2015년까지 현재의 두 배인 3만두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달에 완료되는 농협종돈의 제2GGP. 장성 수옥농장은 현재 청정화 작업과 리모델링 공사를 마쳤다. 모돈 200두 규모의 수옥농장은 최적의 입지를 갖추고 한국형 종돈개량의 메카로 발전해 협동조합형 양돈패커 완성을 돕는 핵심사업장이 될 것이란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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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 이 제 만 대전충남양돈축협장
한국형 종돈의 힘으로 양돈패커 완성
“양돈농가에게 종돈만큼 중요한 것이 없다. 2011년 농협종돈과 협약을 맺고 계열종돈을 이용하면서 포크빌 브랜드 사업은 한층 탄력을 받게 됐다.”
이제만 대전충남양돈축협 조합장은 우수한 농협종돈이 포크빌의 특허 받은 사료와 사양관리를 만나면서 조합원들의 부가가치를 한층 높이는 효과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농협종돈개량사업소의 후보돈은 한국형 종돈으로 강건성이 우수하고 체장이 길어서 산자수가 많은 것이 장점이다. 증체량이 우수하고 질병 없는 깨끗한 씨돼지를 조합원에게 공급한 결과 생산성이 높아지는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이 조합장은 “농협종돈이 포크빌이 추구하는 소비자 만족을 위한 안전한 고품질 돈육생산의 근본이 되고 있다”며 “포크빌과 농협종돈의 지속적인 협동으로 양돈패커의 완성도를 높여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또 농협종돈은 우수한 유전자 도입, 그리고 완벽한 유전자 고정에 개량방향을 맞춰 강선발해 균일성을 유지해 달라고 당부했다.
■ 이사람 / 정 종 대 농협종돈개량사업소장
“계통 간 역할분담 통해 시너지 창출”
“협동조합형 양돈 패커 사업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농협종돈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해졌다.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개량을 통해 만들어낸 우수한 한국형 종돈으로 일선축협의 양돈 패커 육성을 적극 뒷받침할 계획이다.”
정종대 농협중앙회 종돈개량사업소장은 계통 간 협력을 통한 시너지 창출, 역할분담을 통한 전문성 제고로 협동조합형 종돈계열화시스템 구축에 일익을 담당하겠다고 강조했다.
“양돈조합이 조합원을 조직화하고, 농협축산경제와 협력을 통해 협동조합형 비즈니스모델을 구축하면 자연스럽게 양돈 패커 육성이 완성될 수 있다.”
정 소장은 “많은 축협과 농협종돈 공급 협약을 맺었다. 앞으로 10% 내외의 종돈시장 점유율을 2020년까지 20% 이상으로 높여나갈 계획이다. 불갑GGP에 이어 이번 달 완성되는 모돈 200마리 규모의 전남 장성의 제2GGP 가동이 그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정 소장은 양돈사양관리, 육종개량, 종돈마케팅 분야의 현장전문가를 선발해 시상하는 마이스터제도를 자체 도입하고 일선축협과 양돈조합원을 대상으로 종돈분양 설명회와 맞춤형 고객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