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계탕 대미수출 기폭제…높은 위생수준 인식 확산
가공육 등 전략상품 발굴…방어 넘어 공세전환 요구
질병 무서운 교섭수단…FMD·HPAI 재발 막아야
수출이라는 것이 처음에는 어렵지만, 그 다음부터는 훨씬 수월하다는 것이 수출전문가들의 한결 같은 진단이다. 다만, 그 탄력을 이어가려는 엄청난 노력이 뒷밥침돼야 가능하다는 전제조건이 붙어있다.
삼계탕 대미 수출이 축산물 수출에 불을 지폈다. 삼계탕 수출은 10년이라는 인고의 시간을 보내야 했다.
2004년 미국에 삼계탕 수출을 요청했지만 법·제도, 위생 등 여러 이유에 번번히 고개를 떨궈야 했다. 하지만 우리는 그 까다로운 조건을 당당히 채웠고, 지난 8월 초 첫 삼계탕 미국 선적이라는 성과를 일궈냈다.
미국 삼계탕 수출은 단순히 수출품목 하나가 늘어난 것이 아니다. 식품안전과 위생수준이 이제 선진국에 올라섰다는 의미가 된다.
우리 축산물이 세계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 수 있는 기폭제가 될만 하다.
축산물 수출을 지원하는 농림축산검역본부는 내년 축산물 수출 목표를 10억불(1조원) 내걸었다. 물론 달성이 쉽지 않다. 그렇다고 전혀 불가능하지도 않다.
올 8월 현재 축산물 수출검역 현황(식용·비식용 합계)을 살펴보면 5억6천100만달러다. 이대로 라면, 올해 전체 8억달러 이상도 바라볼 수 있다.
게다가 올해에는 미국 삼계탕 수출이 ‘3복날’을 모두 놓친 것을 감안하면 내년 기대치를 더욱 높인다. 삼계탕 외 축산물 수출 추진도 다양하다.
몽골에는 돼지고기와 돼지지방, 일본에는 열처리 돈육 수출작업장 추가 승인을 시도하고 있다.
홍콩과 베트남에는 가금육 수출이 재개됐다. 미얀마에는 가금수모류 수출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중국은 분유 등 우리 유제품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일부 유업체는 이미 중국측 현지실사를 끝내기도 했다.
이것들이 하나씩 결실을 맺게 되면, 내년 10억불 수출이 결코 상징적 숫자에 그치지 않고 현실이 될 수 있다. 하지만 해결과제 역시 많다. 특히 질병부분이다.
조현호 검역본부 사무관은 “신선·냉장·냉동육의 경우 FMD·고병원성 AI 등 악성가축질병이 발생하면 상대국에 수출이야기를 꺼낼 수 없을 정도”라며 질병이 무서운 교섭무기가 된다고 설명했다.
그런 면에서 가공육 수출을 주목할 만하다. 가공육은 질병에 큰 영향을 받지 않고 안정적으로 수출을 할 수 있다. 부가가치도 꽤 높다.
정병곤 검역본부 동물검역과장은 “수출이 국내 축산산업의 새로운 기회가 되고 있다. 세계 시장에 적극 진출해 우리 축산물이 세계인으로부터 더욱 많은 사랑을 받았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