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형은 차가운 작업이지만 혼을 가진 기술자의 가슴은 뜨겁다. 경매를 거쳐 4등분돼 들어온 소를 부위별로 해체하고 기름을 제거하는 작업을 보고 있노라면, 마치 현란한 무협영화를 관람하고 있는 듯한 착각이 든다. 최대한 짧은 시간 안에 작업을 끝내야 하므로, 10년 이상 된 경력자 등의 칼놀림은 아름다울 지경이다. 궂고 험한 일, 내가 하기 싫은 일을 대신 해주는 이들에게 우리는 얼마나 감사하고 있을까.” 이는 허영만 화백이 식객의 소고기편에 소개된 발골정형기술자를 칭한 이야기다. 우리가 축산물을 먹기 위해서 반드시 거쳐야 하는 부분이 도축 및 1차 식육포장처리업이다. 축산물에 반드시 필요한 프로세스인 발골과 정형을 위탁해 처리하는 통상 아웃소싱의 강자로 떠오르고 있는 횡성미트앤푸드.
횡성미트앤푸드, 1차육가공산업 프로 기술자 발굴 시스템 갖춰
강원도 횡성의 횡성미트앤푸드(대표 석희일)는 지난 2002년 발골정형사업에 첫 발을 내딛었다.
석희일 대표는 부모님이 정육점을 운영하고 있어 자연스럽게 축산물가공업에 뛰어들었다. 군제대후 본격적으로 가공업을 시작했다. 발골정형만으로 벌써 11년째이다. 1차육가공사업이라는 것이 꼭 좋은 육공장을 갖고 있다고 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 고기를 잘 다룰 수 있는 기술력을 높이는일이 중요하다.
아웃소싱 방식은 축산물업계에서 통상적으로 파견과 도급으로 운영되고 있지만 파견 분야의 경우 허용범위가 한정적으로 현재 도급운영방식이 아닌 전문 기술자들의 성과위주의 도급으로 변화시키는데 일조하고 있다.
횡성미트앤푸드는 도축장 안에 있는 소전문 가공장으로 한 달에 한우 500두를 가공하고 있다. 이처럼 횡성미트앤푸드가 지금처럼 안정적인 가공과 유통으로 자리 잡은 것은 석 대표의 오랜 노력의 결실이다.
횡성미트앤푸드는 1차 육가공산업이 다 마찬가지지지만 오전 6시에 출근하는 고된 일정으로 잘 쉬게 해주고 가족같이 경영하는 탓에 이직하는 직원도 많지 않아 안정적으로 경영하고 있다.
냉각 또는 숙성이 끝난 지육은 유통단계에서 용도에 따라 부위별로 분할, 발골, 정형하게 된다. 지육은 먼저 대분할육으로 절단하고 이어서 작은 부위별로 세분하는 소분할육으로 절단해 부분육 상품으로 만든다. 여기서 육질의 차이를 제대로 알아야 제대로된 정형기술자라고 설명했다.
정형기술자가 되기까지는 4년이상 걸리는 일이기 때문에 직영체제로 교육을 시키고 있다. 이는 기술을 높이기 위함이다.
석 대표가 1차 육가공산업의 아웃소싱개념을 도입한 부분은 발골정형기술자를 30대 중반 40대초반으로 한정된 고급인력을 필요로 하는 곳에 팀을 이뤄 파견했다. 실제 한 지역에서 생산되는 축산물 물량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일정한 장소나 물량으로 한정짓지 않았다. 울산, 원주 등 곳곳이다.
횡성미트앤푸드의 직원들은 식육처리기능사 자격증 소지자도 10명이나 된다. 상지대 식육가공ㆍ유통전문가양성과정 수업도 지속적으로 보내는 이유는 교육사업에 고기를 잘 알기 위함이다.
횡성미트앤푸드가 현재에는 발골정형을 특화한 사업에 중점을 두고 있지만 유통에도 관심이 있다.
석 대표는 현재 선호부위와 비선호부위 수급불균형이 심하고, 처지는 부산물의 유통이 수월하지 않아서 쉽게 뛰어들지 못하고 있지만 언젠가는 제대로 하고 싶은 분야라고 목표를 밝혔다.
골발사업은 일이 고되고 힘들지만 재미가 있기 때문에 섬세한 성격이라면 누구나 도전해봐도 된다고 조언한다. 자신도 악기를 다루는 일을 해봤기 때문에 이와 비슷하다고 덧붙였다.
“발골정형기술자 신속함과 승부”
횡성미트앤푸드 석 희 일 대표
“축산물을 섬세하게 다루는 발골정형기술자들이야말로 축산업계에 없어서는 안되는 사람입니다”
횡성미트앤푸드의 석희일 대표는 “소비자들에게 성형이 잘된 고기를 전달하는 것이 우리의 몫”이라며 “축산업계에 몸 담으면서 우리 한우에 대해 누구보다 제일 잘 알고 있는 사람은 발골정형기술자들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석 대표는 “제일 비싼 고기이기도 한 한우를 버리는 고기 한점없이 뼈에서 살을 잘 발골해야 누수가 발생하지 않고, 거래정육율도 올라간다”며 “정형도 중요하지만 물론 미생물 번식을 막기 위해 신속하게 해내는 것이 이 사업의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석 대표는 “1차육가공업체가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에서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존재 자체가 없는 것이 아니다. 산업적인 측면에서 이 부분은 반드시 있어야 하는 축이라는 사실을 알아줬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