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약처방 3년반만에 이룬 ‘민관합작 쾌거’

  • 등록 2014.06.09 14:2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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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MD 백신 청정국’ 의미와 과제

[축산신문 김영길 기자]

 

‘백신접종’ 꼬리표 떼기, 또한번 극복과제

지난달 말 우리나라는 FMD 백신접종 청정국 지위를 획득했다. ‘백신접종’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있지만, FMD 청정국 지위를 회복한 것은 2010년 11월 경북 안동에서 FMD가 발생해 청정국 지위를 잃은 후 3년 6개월만이다. FMD 상처가 워낙 컸고, 과정이 험난했기에 이번 청정국 지위 획득이 주는 감회는 더욱 애틋하다.

 수출기회 확대·수입 막을 명분도 얻어
’17년 이후 ‘백신금지 청정국’ 인증 목표
 주변국 FMD 상재…철통방역 의식 요구

당시를 돌이켜보면 FMD는 엄청난 속도로 퍼져나갔고, 잘 다지고 있던 우리 축산산업 기반을 쑥대밭 만들어버렸다.
급기야 백신접종이라는 극약처방이 내려졌고, 백신접종에 따른 다양한 대책이 뒤따랐다. 항체 검사 확대, 항체형성률 판정기준 강화, NSP 항체 양성축 발견시 전두수 바이러스 검사 등이 있다.
잠잠해진 이후에는 축산인들이 감내하기 어려울 정도의 고강도 방역정책이 쏟아져 나왔다.
예를 들어 축산업 허가제, 차량등록제와 GPS 기기 장착 등을 꼽을 수 있다.
스탠드스틸 등 한층 더 경계 태세를 강화한 개정 FMD 긴급행동지침(SOP)도 얼굴을 내밀었다. 농장별 방역등급제라는 생소한 제도도 등장했다.
이밖에 특별방역대책 기간을 설정해 방역상황실을 운영했고, 가상방역훈련(CPX) 등을 통해 위기대응 태세를 유지했다.
우리 축산인들은 이러한 고난을 잘 이겨냈고, 결국 지난 2011년 4월 21일 이후 FMD 발생을 막아냈다.
그리고 △2년간 FMD 비발생 △최종 1년간 바이러스 부재 증명 △백신적합성과 정기적인 백신접종 △과학적인 예찰 실적 등 꽤 까다로운 FMD 백신접종 청정국 인증 요건을 모두 채웠다.
그런 면에서 이번 백신접종 청정국 지위 획득은 그간 노력에 대한 대가다. 아울러 FMD 바이러스를 이 땅에 두지않겠다는 결연한 의지로 똘똘 뭉쳐서 일궈낸 소중한 결실이다.
이를 통해 축산물 수출기회를 챙겼고, 축산물 수입을 막을 명분을 얻었다. 더 중요한 것은 질병에 대해 자신감을 회복했다는 거다.
다른 측면에서 백신접종 청정국 인증획득은 “앞으로 더 잘해야 한다”라는 격려상장이라고 할 수 있다.
‘백신접종’이라는 꼬리표를 떼야한다는 과제가 남아있어서다.
이것은 어쩌면 이번 FMD 백신접종 청정국 지위획득보다 더 어려운 일이다. 인근국가 대다수가 FMD 상재국들이고 그들 틈에서 바이러스 유입을 막아내야 한다. 더욱 단단한 철통방역이 요구될 수 밖에 없다.
농축산부는 2017년 이후 ‘FMD 백신금지 청정국’ 인증에 나서기로 했다.
‘FMD 백신금지 청정국’은 기본적으로 지금처럼 FMD 재발이 없다는 가정 하에 출발한다.
인증요건은 △최근 1년간 FMD 비발생 △바이러스 감염 부재 △백신접종 중단 △백신 중단 후 예방접종 반입금지 △비발생지역 경계관리 등이다. 만만치 않다.
우리나라는 원래 FMD 바이러스가 없는 나라다. 꽤 오랫동안 청정국 지위를 유지해 왔고, 그러다 FMD가 발생해 지위를 잃으면 재빨리 다시 찾았다.
그렇게 조금씩 축산선진국 대열에 다가갔다.

백신 국산화 토대 마련…의미있는 성과

이번 FMD 백신접종 청정국 지위획득 과정에서 단연 눈에 띄는 것은 FMD백신 사용이다.
당시 워낙 확산속도가 빠르고, 피해가 크다 보니, 극약처방 ‘백신접종’이라는 최종카드를 꺼내들었다.
FMD백신은 2010년 12월 25일 첫 접종에 들어갔고, 2011년 1월 3일에는 전국 확대를 결정했다.
메리알과 인터베트 수입완제품을 썼고, 동분서주 백신을 구하려고 전세계를 돌아다녔던 애처로운 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후 항체형성률 논란과 과태료 부과, 이상육(화농) 발생과 농가들 호소 등이 겹쳤고, 적지 않은 소란이 이어졌다.
게다가 두당 2천원(최종공급가)에 이르는 백신비용은 농가들을 옭아맸다. (전업농 : 국비 35% 지방비 15% 자부담 50%, 영세농 : 국비 70% 지방비 30%)
수입완제품은 지난해 4월부터는 국산제품으로 대체됐다. 이 과정 역시 원료공급사 선정부터 난항을 겪었고, 결국 국내생산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아쉬운 벌크 수입 후 소분생산 방식이 택해졌다.
FMD백신 국내생산은 현재 진행형이다. 아울러 재발방지에 많은 기여를 했다는 평가다.

김영길 young@chuksa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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