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인플루엔자(AI) 질병이 장기화되면서 이미 매몰 처분된 닭·오리만 해도 1천만 수가 넘는다. 그동안 2~3년 주기로 발생하는 가축질병이 축산업계에 심각한 경제적 피해는 물론 향후 매몰지에 대한 관리와 환경적 요인 등 재처리 문제가 앞으로 첨예한 관심사로 떠오를 전망이다. 현재 가축사체 처리방법에는 분해, 정제, 퇴비화, 소각, 매몰, 알칼리 가수분해, 젖산 발효, 무처리 방식 등이 쓰이고 있다. 이에 본지는 SOP기준에 의거 가축사체 처리방식에 있어 장·단점을 살펴보고 안정성과 효율성 및 경제성 등 이 3가지 요건을 충족시킬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을 찾아보고자 한다. 따라서 요즘 가장 많이 쓰이는 이동식 사체처리기, FRP 저장조, 호기성·호열균을 활용한 매몰방식에 대해 알아본다.
이동식 소각처리
친환경적 처리가 용이한 공법
처리양·속도·비용 비경제적
재난수준 상황 대응 역부족
FRP 저장조
빠른 처리·침출수 누수 없어
분해미생물 증식 어려워
고형분 남아 재처리 필요
호기성·호열균 미생물 활용
특허기술로 배양 미생물 제제
30일이면 뼈까지 분해
환경오염 없어…부실시공 주의
국내에는 가축전염병예방법 제 20조, 가축전염병예방법 시행규칙 제 25조에 의거 살처분 대상의 가축은 신속히 소각 및 매몰 처리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국내 축산환경 여건상 소각이나 그 밖의 처리는 현실적으로 어려워 대부분이 매몰방법에 따라 처리되고 있는 실정이다.
실상이 이렇다보니 매몰지가 늘어나면서 부실 매몰로 인한 지하수 오염 및 악취로 인한 2차 환경적 피해가 발생되곤 했다.
기존 매몰방식은 지난 2010년 발생한 FMD, AI 등으로 매몰된 가축들이 수년이 지난 지금에도 재처리 과정에서 나타나듯 사체가 분해되지 않아 냄새가 나고, 부실 매몰로 침출수가 유입되는 등 그동안 논란의 중심에 서 있었다.
이동식 사체처리 소각방식
2010년 발생한 FMD(구제역) 당시 정부는 지하수 오염 및 악취로 인한 2차 환경적 피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매몰이 아닌 소각처리, 렌더링 등 친환경적 처리방법을 일부에 적용했다. 그러나 소각처리는 국가 재난수준의 상황에 대응하기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많은 양을 한꺼번에 처리가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처리시간, 높은 처리비용 등의 이유로 경제성이 없다는 논리였다.
이와함께 기존의 폐기물 처리시설을 활용하는 방안도 제시 되었다. 이 또한 바이러스가 공기 중으로도 전파될 수 있고 소각 처리시설까지 감염된 사체를 이동해야 하는 부작용이 따른다.
이동식 사체처리기는 폐사가축을 고온으로 완전 연소시키는 방식과 고온 및 고압의 스팀을 활용해 가축을 완전 살균하고 진공상태에서 수분을 제거해 사체를 처리하는 공법 등이 있다.
대기오염 방지시설로 구성된 소각처리장치는 현장에서 바로 폐사가축을 처리할 수 있는 장점과 위생적이고 안전하며 환경오염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이점에도 불구하고 처리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점과 이에 수반되는 고처리 비용이 걸림돌로 작용한다.
따라서 관련 업계는 이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 진행 중이다.
섬유강화플라스틱(FRP) 저장조 사체처리방식
올해 처음 시도되는 공법으로 FRP(섬유강화플라스틱)저장조 탱크를 땅에 묻고 오리·닭 사체와 발효균(EM)을 FRP 통에 넣은 후 입구를 밀봉시켜 보관하는 처리 방식이다. 장점으로는 빠른 처리가 가능하고 초기에 침출수 누수가 없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이와 반대로 모든 미생물이 증식하기 위해서는 공기가 필요하다. 이런 점을 볼 때 FRP 저장조는 완전 밀폐형으로 과연 분해미생물이 증식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 든다.
결국 사체가 분해가 되지 않고 발효만 이루어지면 생선젓갈처럼 고형분이 남아 엄청난 비용을 들여 다시 재처리를 해야만 한다. 이런 점을 볼 때 경제성이 매우 낮아 보인다. 또한 장기 보관시 다량의 부패가스가 발생하는데 이에 대한 보안책이 없다는 점과 외부의 충격에 약해질 수 있으며 바이러스가 사멸되지 않을 경우 자칫 더욱 큰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뿐만 아니라 이 공법은 소나 돼지 매몰시 접목 시킬 수가 없다.
현재로써는 마땅한 처리방법도 없을 뿐더러 재처리 여부를 놓고 또다시 공론화 과정을 거쳐야 하는 똑같은 오류를 범할 수 있다는 것이다. 논란의 소지가 많아 지속적인 검증 작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호기(好氣)·호열(好熱)균 미생물을 활용한 사체처리방식
본 공법은 호기성, 호열균(自然愛 특허등록)으로 배양시킨 미생물 제제를 이용하여 보다 효과적으로 빠른 기간 안에 뼈까지 사체를 완전 분해시켜 재처리 비용이 들지 않고 환경오염이 없다. 단 한가지 유의할 점은 차수막 공사시 비닐 찍힘이 없도록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기존 매몰방식과 같은 구조로 상부부터 지표까지의 간격을 2미터 이상 되도록 땅을 파고 구덩이의 바닥과 벽면에 차수막 차단을 위한 비닐을 덮은 뒤 공기 주입에 필요한 호스를 설치한 후 미생물을 혼합한 왕겨를 바닥에 깔고 사체를 넣은 후 다시 왕겨를 봉분형태로 쌓는다. 여기에 미생물을 혼합한 왕겨를 다시 20cm이상 덮어 냄새를 제거하는 기저층을 만든 후 차광막을 덮어 마무리한다.
미생물이 잘 증식될 수 있도록 공기와 수분을 공급해 주면 미생물에 의해 사체가 분해되면서 고열(60∼80℃)이 발생한다. 이런 분해과정을 거쳐 수분이 증발하고 악취와 침출수 걱정이 없이 30일 정도면 사체가 완전 분해된다.
이 공법은 지난 2010년 FMD발생 이후 기존 매몰로 인해 문제시 됐던 곳을 호기성 호열균 미생물로 재처리하여 현장에서 좋은 반응을 받았던 매몰 방식이다. 단지 문제점은 부실시공만 피하면 아주 효과적으로 처리가 가능한 공법이다.
이처럼 가축전염병으로 인한 가축 매몰처리가 어제 오늘의 일만은 아닐 것이다. 예방적 살처분에 따른 경제적 효과는 물론 안전하며 효율적인 모든 해법을 총망라하여 체계적인 매뉴얼을 만드는데 정부차원의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