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젖소개량사업 어디까지 왔나>
■ 에필로그 / 가축인공수정史 50년과 젖소개량사업
한국의 젖소인공수정사업 역사가 반세기를 맞이했다. 등록·심사·검정사업도 활발하게 추진되어 국내 검정우의 능력은 ICAR 4위다. 이에 본지는 ‘한국 젖소개량사업 어디까지 왔나’를 주제로 청정육종농가 1호 목장과 우수가축인공수정사, 산유능력검정사업평가 1위 목장 등을 취재했다. 또 젖소개량사업 발전방안을 간담회를 통해 모색해 보았다.
종축개량협회 태동…혈통중시한 젖소개량 박차
한국형보증씨수소 ‘유진’ 국제평가 상위 0.8% 기염
한국낙농업은 1937년 7월11일 서울 중구 정동에 경성우유동업조합(서울우유조합 전신)이 설립되면서 시작됐고, 젖소개량은 농림부가 낙농진흥 10개년 계획의 원년인 1962년 농협 가축인공수정소(농협 젖소개량사업소 전신)를 태동하면서 이뤄졌다.
가축인공수정소가 태동되기 전에는 자연교배로 근친이 성행했다. 그런 시점에서 고 김선환 박사가 가축개량증식의 수단으로 인공수정기술을 널리 보급하기 위해 태동시킨 가축인공수정소는 오늘날 국내 젖소개량사업을 견인하고, 세계시장과 경쟁하기 위한 우수한 유전자원 확보를 위해 그 중심축에 서있다.
특히 젖소개량사업소 설립 반세기만에 선발된 한국형젖소보증씨수소 ‘유진’이는 국제유전평가에서 상위 0.8%에 등재되어 국내외적으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따라서 선발 당해연도 3천개가 판매됐던 씨수소 ‘유진’의 정액은 3년째 되던 해 1만개씩 팔릴 정도로 인기가 높다. 물론 한국형젖소에 대한 애정과 관심을 높여주는 계기가 됐다.
한국종축개량협회는 지난해 5만8천771두를 대상으로 실시한 젖소등록 두수를 올해는 7천429두 증가한 6만6천200두로 늘려 추진한다. 젖소심사두수도 올해 5만1천20두를 계획하여 전년계획(4만9천20두)보다 늘리고, 정액·수정란 혈통확인사업(젖소)도 올해 51만2천건을 추진키로 했다.
젖소개량사업의 꽃 격인 유우군능력검정사업에 참여한 젖소는 전국의 경산우 대비 61%에 달한다. 14만1천두가 개체별 검정기록을 보유한 것이다. 그 산유능력도 305일 보정 두당 평균 9천800kg을 상회해 ICAR(세계가축기록위원회) 집계 4위로 낙농선진국 영국·네덜란드·덴마크·일본을 제친 것은 괄목할만하다.
이제 부모이상 혈통을 알 수 있는 젖소를 보유한 농가비율은 75%를 넘어섰다. 전국의 약 1천600 낙농가들은 혈통비율 80%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개량의 근간이 되는 기초자료가 확보된 셈이다.
따라서 축산과학원과 농협중앙회·한국종축개량협회 등 젖소개량 유관기관단체는 혈통을 중시한 농가 가운데 한국형씨수소 선발을 위한 후대육종농가를 적극 선발하고 지원하는 지원책을 강구할 것을 주문한다.
특히 앞으로 지속적인 검정사업의 확대와 검정항목 확대, 혈통순도 3대 이상으로 더 확대하여 한국형씨수소의 신뢰도를 90% 이상으로 끌어 올렸으면 한다.
또 유전평가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각 나라에서 실시하는 유전체 정보 분석을 위해 모든 후보씨수소에 대한 샘플을 채취하고 분석해야 할 것을 주문한다.
한국형 씨수소 맞춤 사양관리…우량종축 생산 선도
■ 르포 / 청정육종농가 1호…연천 늘목목장
국내 기후와 풍토에서부터 볏짚과 수단그라스 등 영양문제에 이르기까지 국내실정에 알맞은 한국형 젖소씨수소 생산에 만전을 기하고 있는 청정육종농가가 있다. 경기도 연천군 전곡읍 늘목리 64-1번지 늘목목장(대표 남군희)이 바로 그 화제의 현장이다.
1호 청정농가…5년째 활동
씨수소 후보 대기우 22두
논밭 1만평서 조사료 생산
래핑시 혼합균 첨가 영양 높여
1등급 원유 일일 1천300㎏ 생산
감악산 4부 능선 자락에서 1988년 낙농을 시작한 남군희 대표(60세)는 4반세기가 넘도록 서울우유로 원유를 내는 조합원(11336)이다. 현재 사육중인 젖소는 경산우 42두·육성우 43두 등 모두 85두다.
특히 2008년 농협중앙회에서 전 두수를 대상으로 실시한 5대 질병(요네·결핵·백혈병·브루셀라·FMD)에 단 1두도 걸리지 않아 2009년 4월 21일 청정육종농가 1호로 선정됐다. 그동안 수정란이식을 한 130두 가운데 분만한 송아지는 63두다. 이 가운데 수송아지가 27두인데 겨울에 분만되어 동사하거나 조기태반 등으로 안락사 시킨 5두를 제외한 22두를 농협중앙회 젖소개량사업소에 씨수소 후보 대기우로 냈다. 그 가운데 10두는 현재 농협중앙회가 생후 15개월령 전후에 실시하는 후대검정에 공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늘목목장 젖소들의 체세포수와 세균수는 최근 각각 10만 내외와 5천 미만으로 1등급을 유지하고 있다. 이처럼 양질의 원유를 매일 1천300kg을 생산할 수 있는 것은 운동장을 넓게 활용한다는 점이다. 또한 운동장에 깔아 놓은 톱밥을 이틀에 한번 씩 로타리를 쳐 줌으로써 젖소 체표에 우분이 묻지 않도록 한다. 유단백률과 유지율도 각각 3.29%와 4.03%로 높다. 다만 두당 평균 유량이 32.1kg으로 다소 낮은 편이다.그러나 FMD 백신접종에 의한 후유증에다 밭 8천평과 논 2천평에서 생산되는 사일리지용 옥수수와 후작으로 심는 수단그라스를 주로 급여하는 시스템에서는 낮은 것도 아니다. 거기에 인근에서 수거하는 볏짚에는 래핑을 할 때 연천농업기술센터에서 공급해주는 혼합균(유산균·고초균·바실러스균)을 넣어 기호성과 영양을 높여준다. 이밖에 연천낙농TMR사료를 이용하여 젖소의 생체리듬을 타도록 했다.
늘목목장 기둥소는 1995년 4월10일 출생하고, 2009년 5월2일 9산을 분만하여 15년 동안 3천825일을 착유하여 13만1천kg의 원유를 생산해 전국에서 2007년 3위, 2008년 2위에 랭크된 ‘늘목 체어맨 아리 41호(이쁜이)’다. 이 젖소가 생을 마감하던 2009년 5월22일을 잊지 못해 남군희 대표는 목장 정원에 그 우공비를 세웠다.
늘목목장은 2008년 깨끗한 목장 가꾸기 최우수상(농림부장관상)에 이어 2013년 농업인의 날 국무총리상을 수상한바 있다.전국의 청정육종농가는 늘목목장 외에 ▲포천 순해목장(김기태) ▲고양 새벽목장(박승대) ▲연천 희둘령목장(류문희) ▲양주 원주목장(고상헌) ▲부여 미윤목장(조남인) ▲양주 대원목장(최문숙) ▲순천 성강목장(김용택) ▲안성 엘엔에이치목장(신동환) ▲김천 구원목장(이진태) ▲용인 이철목장(이상백) ▲안성 두평목장(임종호) ▲서울우유 생명공학연구소 ▲국립 축산과학원을 포함해 모두 14개소다.
이들 청정육종농가는 몇 년 전 청정육종농가협의회를 결성하여 우량종축생산을 위해 힘을 모으고 있다. 현재 협의회장을 맡고 있는 남군희 대표는 이광휘 여사(58세)와의 사이 1남2녀를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