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병원성 AI 발생이 철새에 기인한 것으로 확진 된 가운데 AI 확산이 우려되고 있다. 이에 따라 축산농가와 관련 기관 단체의 방역을 위한 발걸음이 더욱 빨라졌다. 특히 지난 19일과 20일 48시간 스탠드스틸을 발동하는 등 AI 조기 진압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고병원성 AI 발생에 따른 기관단체의 대응과 피해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정리했다.
>>기관·단체 움직임
“결국 우려가 현실로”…안타까움 속 조기종식 총력
◆농림축산식품부
전북 고창의 씨오리농장에서 AI 감염 의심축 신고가 접수되자마자 긴박하게 상황이 전개되기 시작했다. 고병원성일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이다.
고병원성 AI로 확진 결과가 나오기 전에 이미 살처분에 들어갔고 역학조사에 나서는 등 발빠른 대응에 나섰다.
특히 발생농장이 씨오리 농장이기 때문에 역학관계에 있는 농장을 추적, 조금이라도 의심이 가면 바로 예방적 살처분에 들어가는 등 더 이상 확산을 방지하는데 총력 방역에 돌입했다.
결국 고병원성 H5N8형 타입으로 결과가 나오면서 또 한 번 긴장하는 분위기로 돌아섰다. 그동안 우리나라에서는 단 한 번도 발생한 타입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근처 저수지로 날아 들어온 가창오리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게 된 것. 얼마전 떼죽음을 당했기 때문이다.
이에 앞서 농림축산식품부는 가축방역협의회를 열어 전남북지역과 광주지역 전역의 스탠딩스틸을 발동하는 등 강도 높은 방역 들어갔지만 더 이상 의심신고가 없음에 따라 48시간만에 해제했다.
농축산부 관계자는 “결국 우려가 현실이 됐다”며 “하루라도 빨리 종식이 될 수 있도록 가동할 모든 것을 다 동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영란 ysfeed@hanmail.net
철새 경로 파악이 핵심…초긴장 속 밤낮없는 근무 강행
◆농림축산검역본부
농림축산검역본부는 24시간 비상근무 체제다. 상황실 근무자들은 아침 9시에 출근하면 다음달 저녁 6시에 퇴근한다. 이틀에 한번꼴 집에 들어가는 셈이다.
끼니를 거르는 것은 이제 일상이 됐고, 깁밥이나 컵라면으로 대충 때우는 것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 풍경이다.
한 직원은 “잠을 못자서 어질어질하다. 그래도 조기종식을 위해 정신을 바싹 차리려고 세수를 수시로 한다"고 설명했다.
상황실에 걸려오는 문의전화는 정말 다양하다. “지금 눈이 오는데 소독을 어떻게 해야하느냐”, “통제초소를 어디에 꾸려야 하나”, “검사결과는 언제 나오는가" 등등.
일일히 전부 대답해주고, 세세하게 설명해주기가 보통 어려운 게 아니다. 무턱대고 고함을 지르고, 불편을 호소하는 민원을 접할 때는 “도대체 이런 생활이 언제 끝나나”라는 푸념이 절로 나온다.
역학조사 팀은 바로 뛰어나가야 하는 비상대기조다. 전화 소리만 들어도 “확신되지는 않았나” 가슴이 두근두근 떨린다. 한켠에서는 밤을 꼬박 새우며 발생과 전파원인을 분석한다. 최근에는 철새 이동경로도 주요 확인포인트가 됐다.
정밀진단실은 외부와 일체 접촉을 아예 끊었다. 간이 침대에서 잠깐 몸을 추스리기는 하지만, 피로가 제대로 풀릴리 없다. 보다 신속하고 정확하게 진단하는 것이 AI 피해를 막는 길이기에 일분일초가 정말 소중하게 여겨진다. 김영길
일선축협과 비상체제 돌입…생석회·소독약 등 현장 지원
◆농협축산경제
농협축산경제(대표 남성우)와 일선축협도 고창발 고병원성 AI 발생 소식에 전국 계통사무소에 비상대책상황실을 설치하고 확산방지에 주력하고 있다.
농협축산경제는 지난 19일 일요일 오전 10시 남성우 대표와 집행간부, 부서장, 계열사 전무 등이 참석한 가운데 대책회의를 가졌다. 이날 AI방역 주무부서인 축산컨설팅부 안병우 부장은 AI 발생현황, 추진사항 및 향후 대응계획에 대해 보고했다. 이어 AI확산 방지를 위한 각 부서 및 계열사별 조치사항도 보고되고 토론도 이어졌다. 지난 20일에는 농협중앙회 경영위원회에도 발생현황과 조치사항이 보고되고 농협 전체 계통조직의 확산방지 대책을 논의했다.
또한 농협은 AI 방역상황실을 통해 전 계통조직에 AI 긴급 방역지침 및 정부의 조치사항을 시달했다. 이와 함께 생석회 640포, 소독약 500병, 방역복 1천벌 등을 전북 고창지역에 지원했다. 동시에 전국 400개 일선축협 공동방제단과 전국 9개 권역에 비축된 생석회 1만2천포와 소독약 6천140병, 방역복 8천640벌에 대해 긴급 점검토록 조치했다.
최초 발생 지역인 고창부안축협은 지난 16일과 17일 살처분 방역조 12명을 긴급 지원한데 이어 생석회 640포, 소독약 500병, 방역복 1천벌 등 방역용품을 차단방역에 투입했다. 신정훈
>>전남북·광주지역 이동중지 따른 가금산업 피해
육계·계란 출하지연…사료비 과다·품질저하 우려
일부 부화장 분양날자 늦춰져 폐사 발생
도계장은 업무 중단 따른 처리물량 차질
전북지역의 육계와 산란계 농가들은 출하지연에 어려움을 호소했다. 육계의 경우는 품질저하와 사료비 과잉투자, 산란계 농가들은 출하지연에 한 숨을 내쉬어야 했다.
양계협회 관계자는 “이동제한 기간동안 사료의 공급에 차질을 빚으면서 육계농가 중 사료가 부족한 농가에서는 상품성의 하락 문제가, 그렇지 않은 농가에는 불필요한 사료비의 지출이라는 문제가 발생했다”라고 설명했다. 산란계 농가의 상황에 대해서도 “일부 농장에서는 노계 출하와 계란 출하가 지연되면서 경영이 어려움을 호소하는 경우가 있었다”며 “그나마 겨울철이라 유통기한이 길어 계란의 품질저하로 이어지지 않은 것은 고무적이다”라고 말했다.
전북지역에 위치한 부화장과 도계장에서도 이동제한에 따른 피해가 잇따랐다.
하림의 삼기부화장에서는 19일 부화해 20일 분양키로 했던 병아리의 분양이 이뤄지지 않고 하루 늦춰졌다. 병아리의 분양 날짜가 늦춰지면 일부는 폐사가 발생하거나 품질저하로 이어지기도 한다는 것이 하림 측의 설명이다.
하림의 이형준 종계팀장은 “이동제한에 걸리면서 병아리 분양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못했고 품질저하 등의 피해가 약간 발생해 해당 병아리에 대해 재선별에 나섰다”라고 말했다.
도계장에서도 피해가 발생하기는 마찬가지.
참프레 부안공장에서도 기간동안 업무를 중단하고 임직원들이 방역활동에 동참했다.
참프레 신인섭 기획실장은 “이틀동안 도계업무가 중단되면서 계획된 물량 50만수를 도계하지 못했다”라며 “거래처에는 기존에 있는 재고물량을 납품하는 방식으로 거래가 진행됐다”라고 말했다.
김수형 kshabsolute@naver.com
>>‘H5N8형’ 확진…이번 바이러스는
국내 첫 발생…해외선 오리류서 유행, 닭 감염사례 없어
국내에서는 2003∼2004년, 2006년∼2007년, 2008년, 2010년∼2011년 등 이전까지 총 4차례 고병원성 AI가 발생했는데 모두 H5N1형이었다.
H5N8형이 국내 발병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H5N8형은 지난 1983년 아일랜드에서 칠면조, 2010년 중국에서 오리를 중심으로 유행한 바 있다.
H5N8의 감염은 주로 오리류에 집중돼 있다. 재갈매기와 꼬까물떼새, 큰 뒷다리 도요새 등도 감염사례가 있다. 하지만, 사육규모가 가장 큰 닭의 감염사례는 전혀 없다.
이번 역시 닭 농가에서는 현재까지 H5N8 감염이 확인되지 않고 있다. 방역당국은 이번 조류인플루엔자 피해가 오리에 집중된 점에 주목하고 H5N8의 품종간 병원성 차이 등 원인 규명에 나서고 있다.
이번에 발병한 H5N8형은 기존 H5N1형과 혈청형이 다르지만 감염증상과 병원성은 H5N1형과 크게 다르지 않다.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H항원과 N항원으로 구성되는데 고병원성을 지닌 AI는 대부분 H5·H7과 N1·N2·N8·N9의 조합으로 이뤄진다.
N2나 N8·N9 항원이 결합한 사례는 흔하지 않다. 다만 지난해 2월 중국에서 발생한 신종 AI는 N9형 항원이 붙은 H7N9형(저병원성)이었다.
>>고병원성 AI 발병 원인은
고창·부안 AI 동일 바이러스 판명
철새 감염매개…도래지 방역 강화
전북 조류 인플루엔자(AI)의 원인으로 지목됐던 야생철새 가창오리의 폐사 원인이 고창과 부안과 같은 고병원성 H5N8형 AI로 확진됐다.
또한 세 번째로 의심축 신고를 했던 부안 오리사육농가 역시 같은 고병원성 H5N8형 AI로 나타났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18일 의심 신고된 전북 부안 소재 육용오리 농장의 의심축과 고창 동림저수지에서 수거한 야생조류 폐사체를 정밀조사한 결과 고병원성(H5N8) AI로 확진됐다고 20일 밝혔다.
야생철새인 가창오리가 이번 AI사태의 원인으로 파악된 만큼 농축산부는 철새도래지의 방역을 강화키로 했다.
16일 최초 신고가 된 전북 고창의 씨오리 농장과 부안 2개 농장 등 현재까지 확진 판결을 받은 오리사육농가는 총 세 곳으로 늘었다. 김영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