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명운 걸린 방역, 항시 빈틈없어야

  • 등록 2013.11.04 14: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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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축산미래, 철통방역에 있다

[축산신문 김영길 기자]

 

 

올해 겨울은 방역면에서 더욱 각별하다. 내년 FMD 예방접종 청정국 지위 회복을 앞두고 있어서다. 혹시 FMD가 재발한다면 그동안 청정국 지위 회복을 위해 고생한 노력들이 모두 물거품이 된다. 고병원성AI 재발 역시 힘겹게 이어가고 있는 양계산업에 다시한번 극심한 소비침체를 일으킬 가능성이 농후하다. 반드시 막아내야 한다. 철통방역에 축산미래가 달려있다.

 

방심이 최대 적...'나 하나쯤' 도적적 해이 타파

그렇지만, 농가 방역실태를 보면 안심할 처지가 안된다. 지난 2~3년 사이 FMD와 고병원성AI가 발생하지 않다보니 소독이라든가, 백신접종이 약간 느슨해진 게 사실이다.
방역실태 점검결과 올 들어 7월까지 방역위반으로 과태료가 부과된 농가가 84농가에 달했다. 지난해 16건과 비교해 무려 5배나 늘었다.
지난 8월 실시한 전국 방역실태 점검에서도 백신접종, 소독실시 등에서 37건(현장지도 12, 과태료 부과 25) 위반사항이 적발됐다.
특히 여기에서는 중앙정부와 지자체의 적발률이 각각 17.9%, 1.7%로 10배나 차이나 지자체의 지도점검 의지 약화가 엿보였다. 다만, FMD백신 항체형성률은 양호한 수준(소 97.1%, 돼지 59.7%)을 유지했다.
이러한 다소 풀어져있는 방역의식을 고쳐잡아야할 때다. 내가 뚫리면 우리나라 축산업이 큰 위기에 처한다는 경각심을 갖고, 나부터 먼저 철통방역에 나서야 한다.
게다가 겨울철에는 아무래도 소독과 백신접종이 불편하기 때문에 농가들이 방역을 소홀히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농축산부는 예년보다 일찍(13.10.2~14.5.31) FMD·AI 특별방역대책에 들어갔다. 중앙기동단속반 3배 확대 등 강도도 크게 높였다. 농축산부는 특히 축산관계자 뿐 아니라 국민들의 적극적인 협조가 절실하다고 보고 지자체, 공공기관, 단체 등과 협력체계를 꾸렸다.

FMD 청정국 지위회복 계획
우선 내년 ‘FMD 예방접종 청정국’ 지위인정을 추진한다. 지난 10월 11일 신청서를 OIE(세계동물보건기구)에 제출했다.
결과는 OIE 특별작업반과 과학위원회 심의(13.10~14.2)를 거쳐 내년 5월 정기총회에서 판가름난다.
예방접종 청정국 지위인정 후에는 ‘백신금지 청정국’ 전환이다. 미국, 일본, 유럽 등 주요 선진국이 ‘백신금지 청정국’이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우리나라가 마땅히 가야할 방향이다.
일본 등 축산물 수출시에도 ‘백신금지 청정국’ 요건은 반드시 전제돼야 한다.
농축산부는 2016년 이후 ‘백신금지 청정국’ 전환을 추진키로 했다.
이를 위해 해외발생 상황, 국경검역·국내방역 여건 등 시나리오별 위험분석을 하고, 국내외 전문가를 통해 해외사례 비교검토를 포함한 종합 위험도를 평가하게 된다.
그 이후에는 사전위험도 평가결과에 따라 단계적으로 축종별·지역별 백신접종 중단(안)을 검토하게 된다.
1단계 축종별은 이동이 적고, 단기간 사육·도축되는 비육돼지, 염소가 우선 백신접종 중단대상이다. 2단계 지역별은 시·도 단위다. 3단계 전국은 지역별 백신금지 청정지역 선포 후 FMD백신 불법유통 근절대책 수립을 마련하고 ‘백신금지 청정국’을 추진하게 된다. 

 

>>인터뷰 / 박용호 농림축산검역본부장

“차단방역 주체는 나, 인식서 출발을”

 

방역활동, 단기적 과제 아닌 지속적 실천자세 요구
해외 유입 가능성 상존…소독 생활화·백신접종 철저
악성질병 공동대응 대내외적 네트워크 구축도 필요

 

박용호 농림축산검역본부장은 “방역은 농가가 하는 것”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물론 방역당국도 방역에 최선을 다하지만, 그것은 결국 도와주는 것에 불과할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특히 최근 농가의 느슨해진 방역의식을 경계했다. 그리고 소독과 백신접종에 더 많은 노력을 쏟아부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지난 2~3년 사이 FMD와 고병원성AI가 발생하지 않고 있습니다. 참 다행입니다. 하지만, 또 언제 터질지 모르는 게 악성가축질병입니다. 절대 방심해서는 안됩니다.”
박 본부장은 무역, 관광 등 급속히 늘어나고 있는 해외교류에 주목했다. 그러면서 “중국과 동남아에서는 여전히 악성가축질병이 들끓고 있다”며 “우리나라에 비집고 들어올 가능성이 아주 높다”고 지적했다.
“국제 특수화물만 봐도 엄청나게 쏟아집니다. 검역과정에서 일일이 다 점검하기란 사실상 어렵다고 봅니다. 해외방문객도 꼼꼼히 체크하고는 있지만,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농가들이 막아내야 합니다.”
그는 방역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축산이 존재할 수 없다고 일성했다. “중국의 경우 올해 AI 때문에 양계산업이 큰 곤혹을 치렀잖아요. 사람도 죽고. 우리나라도 그렇게 되지 않는다고 누가 보장할 수 있겠습니까.”
또한 지난 FMD 상황을 떠올리며 “다시는 이러한 악몽을 되풀이 해서는 안된다. 비용과 인력문제를 떠나서 축산이 국민들의 사랑을 저버리는 꼴”이라고 말했다.
올 겨울만 잘 버티면 된다는 생각도 버려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번 겨울 무사히 넘겨서 내년에 FMD 청정국 지위를 회복했다고 가정합시다. 그러면 이제는 백신청정국이라는 꼬리표를 떼어내야 합니다.”
단기적인 과제가 아니라 지속적인 방역태세가 요구된다는 설명. 더불어 사후대처보다는 예찰과 방역 등 예방활동이 훨씬 더 효율적이라고 피력했다.
박 본부장은 하루 시장문을 닫고 AI 소독을 하는 모습을 보며, 충분히 바이러스를 몰아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털어놨다. “공부할 때 예습이라는 게 하기싫고 어렵잖아요. 하지만, 예습이 학습능률 향상에 최고입니다. 같은 원리로 미리미리 준비하고 대처하는 것이 질병피해를 줄이는 방법입니다.”
인근국가와 협력도 질병방패막 카드로 꺼내들었다. 그는 “FMD와 고병원성AI 질병 특성상 우리나라만 잘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라며 대외 네트워크를 구성해 공동대응할 필요성이 있다고 밝혔다.
박 본부장은 지난 FMD를 통해 FMD와 관련 상당한 노하우를 쌓았다고 전했다. 아울러 이것을 활용, FMD 강국으로 올라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검역본부에 설치되는 FMD백신연구센터는 FMD 연구의 메카가 될 것입니다. 여기서 개발한 백신이 전세계에 수출될 수도 있고요. 다양한 사업을 구상 중에 있습니다.”
그는 “하늘은 스스로 돕는자를 돕는다”는 속담을 인용했다. 농가, 방역당국 등이 열심히 방역활동을 해 FMD와 고병원성AI가 발생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각 분야 전문가들이 철저한 프로그램과 과학적으로 접근해 큰 효과를 봤다고 말했다.
“고생하는 직원들을 보면 안쓰럽다는 생각이 듭니다. 대우도 잘해주고 싶고요.”
박 본부장은 “FMD와 고병원성AI 바이러스는 원래부터 우리나라 땅에 없었다”며 쉽지 않은 과정이 되겠지만, 하나씩 하나씩 질병을 몰아낼 때 우리나라 축산의 미래가 한결 더 환하게 밝아진다고 강조했다.
 김영길 young@chuksannews.co.kr

김영길 young@chuksa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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