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외에도 길이 있다
닭고기는 계란과 달리 수입육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계란은 거의 대부분의 물량을 자급하는 반면, 닭고기의 자급률은 70%대까지 하락했다. 국내 주요 생산자단체에서 이를 끌어올리기 위한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이와 동시에 국내산 닭고기를 역으로 수출하는 것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닭고기수출사업단으로부터 지금까지의 국내산 닭고기의 수출 현황과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들어보았다.
뜨거운 정부 관심 속 수출액 6배 증가…편중된 판로 확대가 숙제
현지 선호식품 접목·한류열풍 주도 연예인 등 마케팅 전략 필요
日검사검역 체결·美입법화 과정 간소화 등 정부 노력이 큰 역할
■ 지금까지 수출 현황은?
정부와 산업계에서도 닭고기 수출에 대한 많은 관심을 가지고 지원을 아까지 않고 있다.
지난 2008년 정부의 지원 속에 조직된 닭고기수출사업단에서는 정책, 시장조사, 마케팅 전략, 제품개발 등 각 분야를 종합적으로 연구하게 되었다.
그 결과 지난 2007년 약 600만불에 불과하던 닭고기 냉동신선육과 삼계탕과 같은 열처리 가공제품 수출액이 2008년도에 1천200만불로 급상승했으며, 지난해에는 3천500만불을 초과하며 6배에 가까운 수출액 증가를 나타내었다.
수출 품목으로 봤을 때, 산란성계육의 수출이 두드러졌다.
산란성계육은 2007년에 비해 2012년 7.7배의 수출 실적을 올렸다.
특히 베트남을 비롯한 동남아지역에서는 성계육처럼 육질이 다소 질긴 계육을 선호하는 시장이 큰데다 국내산 산란 및 종계 성계육의 값이 비교적 저렴하여 가격 경쟁력이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내산 닭고기 및 가공제품의 수출 실적을 분석해보면 특정 시장에 편중되어 있어 판로 확대가 앞으로의 숙제로 남아있다.
냉동신선육의 경우 베트남과 홍콩 등 동남아 지역에 편중되어 있으며 삼계탕 수출은 일본에 82%, 대만에 14%로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 지역별 수출 활성화 방안은?
1.일본과 대만
일본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양의 닭고기를 수입하는 국가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삼계탕에 국한되어 있으며 이 마저도 재일교포가 주 소비층을 이루고 있다.
따라서 일본인들이 좋아하는 제품개발과 마케팅 전략의 수립이 필수이다.
닭고기수출사업단은 이에 대해 일본인들이 선호하는 전복과 같은 해산물을 첨가하는 전략적 제품 개발이 필수이며, 마케팅 전략으로 일본에서 한류열풍을 주도하고 있는 연예인을 활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정부의 노력도 추가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닭고기수출사업단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고병원성 AI 발병 기록 때문에 아직 가열 가공계육제품과 닭고기 신선육이 수출이 금지되어 있는 상황”이라며 “일본과의 검사검역 체결을 위해 정부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대만시장에 대해서는 “대만 시장에서의 가장 큰 문제는 관세가 높아 가격졍쟁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관세의 장벽을 낮추기 위한 노력도 병행되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2. 베트남 및 동남아 국가들
국내산 산란성계는 그동안 베트남을 비롯한 동남아 지역 음식조리에 적합한데다 가격경쟁력도 높은편이어서 닭고기 수출 증대에 크게 기여해왔다.
하지만 최근들어 베트남 현지에서 국내에서 사료용으로 쓰이는 폐계를 싼값에 수출하고 있다는 잘못된 보도가 흘러나오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닭고기수출사업단에서도 베트남내 방송매체를 대상으로 우리 제품의 안전성과 품질에 대한 홍보를 진행하면서 정상화되기에 이르렀다.
전문가들은 냉동삼계탕, 조미닭갈비, 삼계죽 등 우리나라의 전통 조리법을 활용한 제품의 개발과 마케팅 전략이 필요하며, 필리핀ㆍ캄보디아 등 인근 국가들로의 수출 타진을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3. 미국과 캐나다
미국의 삼계탕 수출 문제를 놓고 닭고기수출사업단은 4년여의 노력을 기울였다.
미국 농무성 및 식품안정청을 직접 방문해 미국 정부 관계자들과 끊임없이 대화했고 그 결과 지난해 말 미국 정부에서 입법예고를 실시했다.
하지만 미국 정부에서 입법 공시를 하는데 시간이 늦어지고 있어 입법화 과정을 간소화하기 위해 정부관계자들의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닭고기수출사업단 측은 캐나다의 경우 미국과 수출관련 기준이 비슷해 미국 시장 개척에 성공한다면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 인터뷰 / 닭고기수출사업단 강창원 단장
무한 자유경쟁 시대…공격적 마케팅 필요
산업계·정부·학계 힘 모아 ‘급속 성장’
‘소비자 안전’ 최우선…방역위생 강조도
“닭고기 수출 확대를 위해 보다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 필요하다.”
닭고기수출사업단 강창원 단장은 세계 축산 강국들과의 잇단 FTA체결로 어려운 시기에 수출을 통한 국내 양계산업의 발전을 이끌어내기 위해선 수출국가 확대 등을 통해 물량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시대는 무한 자유경쟁 시대라고 볼 수 있는데 단순히 수입을 막겠다는 전략으로는 한계점이 있다는 것이다.
강 단장은 “산란계가 종계 생산에 있어서도 경제성 있는 산란기간이 지난 성계를 적절한 값으로 판매할 수 있는 해외시장을 확보함으로써 산란성계육의 부가가치 향상과 함께 국내 계란생산량을 조절하는 역할도 담당해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수출 증대를 위해서는 국내에서의 방역 위생에 더욱 신경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내수용이던 수출용이던 소비자 안전이 최우선이기 때문에 이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향후 목표에 대해선 5년 후 연 1억불의 수출 실적을 올리는 것이라고 밝혔다.
강 단장은 “국내 가금육이 축산강국에 비해 가격 경쟁력 면에서 다소 불리한 편이지만 산업계ㆍ정부ㆍ학계가 힘을 모아 노력한 결과 수출이 급속도로 늘게 되었다”며 “앞으로 수출확대를 위해 수출대상국에 대한 철저한 조사 연구를 통해 검역기준을 이해하고 적절한 수출전략을 수립하는 등 노력하면 5년 후 연 1억불의 수출도 충분히 가능하리라 본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