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닭 특징 살리며 산란율·육질 향상…우리맛닭 보급 앞장

  • 등록 2013.10.31 14:3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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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축산> 토종닭 종자개발 매진 ‘우리맛닭 하복농장’

[축산신문 김수형 기자]


■ 기술혁신


21세기 들어 축산업계는 종자전쟁 시대에 접어들고 있다. 국내에서도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에서 개발한 우리맛닭을 중심으로 토종닭 종자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는 가운데 점차 시장을 확대해 나가고 있는 추세이다. 경북 김천에서 철저한 사양관리와 현대화된 시설로 우리맛닭을 사육하며 보급화에 앞장서고 있는 하복농장을 통해 우리맛닭의 특징과 비전, 앞으로의 과제를 알아봤다.


초심 가지고 고유 특성 파악…무항생제 인증에 HACCP 준비도

수요 맞춘 규모확대…영하 50도 급냉시설 갖춰 AI발병 고민 뚝

1호 증체속도 더뎌도 육질 좋아 선택…납품식당 연일 인산인해


경북 김천에서 우리맛닭 종계와 실용계 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하복농장 손길준 대표.

손길준 대표의 우리맛닭과의 인연은 1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협의 토종닭을 20년간 키워왔던 손 대표는 국립축산과학원에서 우리맛닭을 사육해보지 않겠냐는 제안에 흔쾌히 받아들였다.

사실 20년간 한협의 토종닭을 키우면서 안정적인 삶을 누릴 수 있었지만 새로운 산업에 대한 도전정신이 사육 품종 변경으로 이끌었다.


◆쉽지 않았던 우리맛닭 사육

20년의 토종닭 사육 경험을 밑바탕으로 뛰어들었던 우리맛닭 사육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한닭과 우리맛닭은 필요로 하는 계사의 온도의 차이가 있었고 질병관리에도 실패, 분양받은 닭이 대부분 폐사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협 수탉의 경우 출하체중인 2.2~2.3kg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약 60~70일이 걸리는데 반해, 우리맛닭은 85~90일이 소모됐다.

닭을 오래 길러야 하다보니 질병의 위험에 노출이 많이 되었던 것이다. 

하지만 손 대표는 좌절하지 않았다.

그는 “모든 닭들은 고유의 특성이 있는데 그것을 간과한데다 우리맛닭 사육을 가볍게 생각한 것이 고전했던 가장 큰 원인이었다”며 “초심으로 돌아가 우리맛닭의 특성을 파악하는데 주력하면서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해졌다”라고 말했다.


◆소비자의 신뢰 얻기 위해 ‘업그레이드’

하복농장은 현재 무항생제 인증 농장이며 올해 안에 HACCP 인증도 준비 중에 있다.

수요가 나날이 늘어남에 따라 이에 걸맞는 우수한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다. 

또한 농장의 규모화도 진행되면서 수요에 걸맞는 공급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손 대표는 “과거에 거래처에서 물량을 늘려달라고 요구해 온 적이 많았지만 농장 규모가 작다보니 이도저도 못하는 상황이 있었는데 요즘은 안정적으로 물량을 공급할 수 있게 되었다”라고 설명했다.

하복농장의 규모는 제1농장(5만수), 제2농장(6만수)에 이어 7만수 규모의 제3농장까지 확대된 상태다.

특히 4시간내에 영하 50도까지 내릴 수 있는 급냉시설을 갖춘 것이 하복농장의 특징이다.

손 대표는 “양계를 하시는 분들은 항상 고병원성 AI 발병에 대한 걱정이 많은데, 급속도로 냉동시설을 갖추다보니 고민거리가 많이 줄었다”라고 설명했다.


◆우리맛닭 홍보대사 역할 ‘분주’

닭을 잘 키우는 것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홍보 문제였다. 사실 우리맛닭이 아직까지는 시장이 크지 않고 널리 알려지지 않은터라 농가들이 가장 심혈을 기울이는 부분이기도 하다.

손 대표 역시 그동안 어려움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무래도 특수시장이다보니 유통이 가장 큰 문제였다”며 “초반에는 직접 키운 닭을 홍보도 하고 판매도 할 겸 전국 방방곡곡을 누비고 다녔는데 지금은 지역의 다른 농가들과 함께 영농법인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어 큰 어려움은 없다”라고 말했다.

특히 우리맛닭은 농가에서 직접 홍보하는 것 보다는 유통상인과 식당에서의 홍보가 더욱 효과가 크다고 강조했다.

그는 “농장에서 생산한 닭은 주로 대구나 구미의 식당으로 납품되고 있다”며 “식당에서도 홍보가 잘 이뤄져 식당 앞에는 연일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라고 말했다.


◆우리맛닭 2호 품질 아쉬워

손 대표는 우리맛닭을 홍보하는데 있어 2호 보다는 1호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상대적으로 품질이 떨어지는 2호가 자칫 1호의 발목을 잡는 격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는 “우리맛닭이 증체 속도가 더딤에도 불구하고 선택한 이유는 육질 때문이다”라며 “우리맛닭은 살에 기름기가 적어 먹었을 때 쫄깃쫄깃한 맛을 느낄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맛닭 2호는 1호에 비해 닭이 크고 성장속도가 빠르다는 장점이 있지만 맛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편”이라며 “2호도 키워봤으나 만족스럽지 않아 전량 도태시켰다”라고 말했다.

손 대표는 우리맛닭 1호와 2호의 품질에서 차이가 나는 만큼 우수품종을 집중적으로 홍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맛닭 1호와 2호 모두 소비자에겐 우리맛닭이라는 이름으로 소개되어 판매된다”며 “우선 우리맛닭 1호의 보급에 집중하고 2호는 개발에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맛닭의 개발 과정과 연구 계획은?>


일제강점기 및 산업화 시대를 겪으면서 외국 개량종 닭이 도입되면서부터 우리 고유의 토종닭이 자취를 감추기 시작했다.

이후 출처가 불분명한 각종 유사품종 및 잡종닭이 토종닭으로 둔갑판매되기 시작하면서 소비자의 불신이 높아졌고 원종계가 100% 수입에 의존하는 특성상 매년 80억원의 예산을 소비하고 있어 국내 종자의 육성이 절실해졌다.


#우리맛닭 1호 개발 및 보급

우리맛닭 1호의 연구는 199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92년 국립축산과학원은 토종닭 복원 프로젝트를 통해 전국 각지에서 수집한 재래종 순계 계통의 순수화를 도모하면서 국내에 완전 토착화 된 토종닭 순계를 이용한 토종 실용계를 생산하기 위한 연구를 추진했다. 특히 산업적으로 이용되는 닭의 생산방식인 순계의 능력개량과 유지보존을 도모하면서 순계-원종계-종계-실용계의 생산체계를 정립, 대량생산이 가능한 산업화 연구에 초점을 맞추게 되었다.

연구진들은 지속적인 도태와 선발 등의 계통조성으로 재래종의 표현형을 완전고정함은 물론 분자유전학적 특이성을 찾아내 재래종 순계의 품종복원을 완성하게 되었고 이렇게 조성된 기초계를 바탕으로 산란능력이 좋고 육질이 우수한 우리맛닭 1호를 출시했다.

보급되는 우리맛닭 1호는 유전적으로 안정되고 신뢰할 수 있는 친환경 브랜드 모델로 사용, 양계 농가 소득증대와 고급육 생산으로 소비자 인식 변화, 인증된 종자+부존자원 전용사료+친환경적 사양관리로 산업적 외연을 확대하고 있다.


#우리맛닭 2호 개발 및 보급

우리맛닭 2호는 육질이 우수한 종자와 성장이 빠른 산육형 종자의 교배를 통해 생산되는 것으로 육질이 부드럽고 초기 성장이 빨라 5주령 사육해 토종 삼계용으로 적합하다. 사육기간을 10주령 정도로 늘이면 볶음탕, 닭갈비 및 훈제용으로도 이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우리맛닭 2호는 현재 시험적으로 몇몇 종계장에 시험 보급해 농가와 소비자의 반응을 정밀 분석하고 있다.

우리맛닭 2호의 확대 보급시 닭고기 소비촉진은 물론 한식 세계화 및 삼계탕 수출 기반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맛닭 2호는 5주령에 생체중 750g 내외의 삼계용으로 이용할 수 있어 우리맛닭 1호에 비해 사육기간을 2주정도 단축했고 사육기간을 늘려 10주령이면 생체중 2.1~2.4kg 정도의 큰 닭으로 성장해 사료요구율도 개선되고 생산비가 낮아지는 특징이 있다.


#향후 연구계획

국립축산과학원에서는 우리맛닭의 보급에 최선을 다하면서 산란수를 증대시킨 취미ㆍ관상용 토종닭 등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또한 일본, 대만 등 외국의 사례와 같이 지역적으로 브랜드화된 토종닭이 정착할 수 있게 종자에서부터 사양 및 출하까지의 일련의 과정을 시스템화 하여 우리 국민의 요구에 부응하고 농가의 소득원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자료 :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김수형 kshabsolut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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