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전자 혁명
21세기 ‘종자전쟁’이 예고되어 있다. 종자의 공급력을 확보한 국가가 업계의 강력한 지배력을 갖게되는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도 주요 축산 강대국들과의 FTA체결로 인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종자개발의 필요성이 중요시되고 있다. 정부에서도 글로벌 종자강국으로의 도약과 종자산업 기반 구축을 위해 전략형 종자 사업인 Golden Seed 프로젝트(이하 GSP)를 추진키로 했다. GSP를 통해 축산분야에서는 종돈과 종계의 신품종이 개발될 예정인데, 프로젝트를 맡은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으로부터 지금까지 GSP 진행상황과 향후 추진 계획에 대해 들어보았다.
5개 사업단 운영 20종 추진…총 예산 4천911억 투입 대규모 프로젝트
현 연구기관 선정·협약체결 단계…번식력·육질 향상 종자개발 목표
충분한 모본집단 구성이 관건…돼지 3천300두·닭 1만5천수 확보 계획
■ GSP 사업은?
GSP 사업은 올해부터 오는 2021년까지 총 예산 4천911억원(정부 3천985억, 민간 926억)이 투입되는 대규모의 프로젝트이다.
개발되는 품목은 총 20종으로 사업 추진을 위해 5개의 사업단이 운영 중에 있다.
이 중 축산분야는 돼지와 닭을 개발 중에 있으며 GSP 종축사업단은 국립축산과학원 축산자원개발부에 위치해 있다.
GSP 종축사업단은 종돈과 종계 팀으로 나뉘어 2021년까지 총 5종(종돈 3종, 종계 2종)의 종축을 개발한다는 목표로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 GSP 사업 진행상황은?
GSP 사업은 현재 연구기관 선정 및 협약을 체결한 단계에 있다.
연구기관 선정은 지난 5월28일부터 6월27일까지 31일간의 공고기간을 갖고 철저한 검사와 평가를 거쳐 진행됐으며 연구기관은 중앙대학교 외 10곳, 민간참여 기업은 (주)한협 외 10개 기업이 선정됐다.
선정된 연구기관 및 기업에 대해서는 지난달 7일 연구비가 각각 지급되었으며 올 하반기에는 산업화전략위원회 구성 추진과 프로젝트 연구기관 진도관리계획 수립 및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 GSP 종축사업단의 목표는?
GSP 종축사업단은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산육 및 육질능력이 우수한 부계 종돈을 개발하고 번식능력이 뛰어난 모계 종돈을 개발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사업단 측은 개발할 부계 종돈의 경우 90kg 도달일령을 현 141일에서 130일까지 줄이고 냉도체 근대지방도(3이상) 출현율을 51%에서 55%로, 사료요구율도 2.4%에서 2.0%로 향상시킬 계획이며 모계 종돈의 경우 모돈당 연간 출하두수 향상을 위한 산자수를 12두에서 14두로, 사료요구율도 2.4%에서 2.2%로 개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종계의 경우는 국내에 보유한 닭 유전자원을 활용한 환경적응성이 우수하고 소비자의 기호에 맞춘 신품종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사업단은 이를 통해 현재 1.8kg의 출하체중을 2.8kg까지 끌어올리고 토종닭의 국내시장 점유율을 30%대까지 끌어올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 앞으로 남은 과제는?
새로운 종자 개발은 모본 계통간 교배ㆍ선발ㆍ검정을 거쳐 진행되는 만큼 충분한 모본집단을 구성하는 것이 최대 관건이다.
GSP 종축사업단은 이를 위해 돼지 3천300두와 닭 15개 계통 1만5천수의 국가ㆍ민간 보유 종자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며, 최고 전문가들의 통제하에 개발에 나설 예정이다.
또한 개발한 종축의 보급 및 산업화를 위해 육질, 강건성, 생산성 등 차별성이 분명한 종자를 개발하고 사업참여 산업체를 중심으로 한 보급역할자를 육성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종자 수출에도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GSP 종축사업단 장병귀 사무국장은 “수출 상대국의 생산자ㆍ소비자의 요구를 초기부터 육종목표에 반영해 개발할 계획”이라며 “수출 전략 국가의 검역ㆍ통관 등 제도를 검토하고 진출전략을 수립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 인터뷰 / GSP 종축사업단 서옥석 단장
GSP사업 기술력 충분…행정적 뒷받침 있어야
학문적 종자개발서 ‘산업 도입’ 추진 첫걸음
우려 목소리 높지만 사명감 갖고 최선의 노력
“GSP사업은 연구와 함께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합니다.”
서옥석 GSP 종축사업단장은 사업의 성공을 위해선 제도ㆍ정책ㆍ법의 뒷받침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짧은 기간내에 추진되는 사업인 만큼 사업 성공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지만 종자개발에 대한 충분한 기술력을 갖추고 있는 만큼 행정적 지원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종자개발 사업은 지금까지 계속해왔는데 외부에서 연구비를 확보하는 것이 어려워 현재 정체되어 있는 상황입니다. 연구비와 시간은 많을수록 좋은데 약속된 금액에 대한 지원은 꼭 이뤄졌으면 좋겠습니다.”
GSP사업을 놓고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것도 사실이다.
지난달 14일 충남대학교에서 열린 ‘GSP 종계연구진 자체 협의회’자리에서 회의 참석자들은 자원수집ㆍ검정부터 손대면 시간상 실패할 가능성이 높아 기존자원 활용에 집중해야 하며, 형질고정이 안 된 형질은 조기에 포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서옥석 단장은 우려의 목소리에 대해 “그 동안 종자 개발은 학문적인 개발만 이뤄졌을 뿐, 산업적인 도입은 처음”이라며 “안가본 길을 가는 것이니 정부나 관련 기관에서도 사명감을 갖고 성공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 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