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사료 수확 대행으로 양축농가 타는 목마름 ‘해갈’

  • 등록 2013.10.24 14: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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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축산> 조사료 수확대행 ‘충주축협’

[축산신문 ■충주=장지헌 기자]

 

현장에서 길을 찾아라

“이 것만은 꼭”…예산 등 난관 뚫고 시작
 장비 구입·인건비  등 경제적 부담 감내
“수익 아닌 환원” 최소한 경비만 받고 대행
 사업 시행 3년 새 파종면적 3배 ‘껑충’
 타 지역까지 확대…농가 생산비 절감 기여

 

‘8월 하순인데도 폭염은 여전했다. 산 중턱으로 오르는 승용차가 힘이 부치는 듯 숨가쁜 기계음을 토해 냈다. 이윽고 대형 옥수수 수확장비가 눈에 들어왔다. 대형 장비에 비해 옥수수 밭이 너무 작아 보였다. 6백평 남짓할까. 적어도 수 천 평은 되지 않을까 싶었는데 그게 아니었다. 이런 곳까지 대형 장비를 이용, 옥수수를 수확하다니...’ 충주축협이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조합원 옥수수 수확 대행 현장을 찾았을 때 기자가 느낀 감상의 일부이다.

축산현장에서 조사료로 옥수수가 좋은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특별한 소득 작목이 없는 상황에서 조그만 밭뙈기에 옥수수라도 심어 가축 사료로 이용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수확장비가 없으면 엄두를 내지 못하기 때문에 옥수수 재배를 꺼려했던 것이 사실이다. 옥수수를 재배해 놓고 수확기에 접어들어 장비를 기다리다 결국 장비가 늦게 오는 바람에 옥수수 농사를 망친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옥수수 수확기의 장비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안다.
그럼에도 축산 현장의 그런 애로 사항을 해결하는데 너무 많은 시간이 걸렸다. 충주축협이 조합원을 대상으로 옥수수, 호밀 등 수확대행을 위해 대형 장비를 확보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10년이었다. 이석재 조합장이 평소 갖고 있던 생각을 조합장에 취임한 후 곧바로 추진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나 조합 예산으로는 어림도 없는 일이었다. 결국 충북도로 달려가 도지사를 찾았다. 충주시장도 찾았다. 소 사육에 있어서 조사료의 중요성, 특히 사료 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수입 조사료 가격 또한 만만치 않음을 설명하면서 조사료 생산의 아킬레스건인 수확장비 문제 해결에 도움을 줄 것을 수차례 간청했다.
“소 사육 농가에게 조사료 수확 대행이 왜 필요한지는 경험해보지 않은 사람은 모릅니다. 그래서 이 문제만은 꼭 해결해야한다는 신념을 갖고 정성을 다했습니다.”
이석재 조합장은 그런 신념과 정성으로 결국 조사료 수확장비를 갖추고 조사료 수확대행 사업을 할 수 있게 됐다.
2011년 조사료 파종 면적이 58ha에 불과하던 것이 2012년에는 110ha로 늘어났고, 올해에는 2백ha가 넘었다고 한다.
조사료 생산에 있어서 농가들이 겪는 애로를 풀어주니 조사료 생산은 이렇게 매년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그렇지만 충주축협이 이 조사료 수확대행 사업을 하기까지 모든 게 순조로웠던 것은 아니었다.
우선 조합 내부적으로도 조사료 수확대행사업은 돈 버는 사업이 아니라, 지도직 직원 투입에 따른 인건비 부담, 장비 구입 자부담 비용, 장비 감가 상각등 경제적 부담이 적지 않다는 점에서 내부적 논란이 있었음은 어렵지 않게 짐작된다.
현재 조합원에게 조사료를 수확 대행해주고 받는 가격은 500kg 한 롤당 2만5천원이다. 장비 운행에 따른 최소한의 기본 경비다. 하지만 한 롤당 3만원 이상 받아야 한다는 것이 조합임직원의 판단이다. 물론 일부 조합원도 그러한 가격에 수긍한다. 그래서 올해 사업에 이를 반영해야 한다는 주장이 조합임직원 사이에 제기됐지만 이석재 조합장은 “한우농가들이 가격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조합이 좀 어렵다고 그렇게 할 수 없다”며 결국 가격을 올리지 않았다고 한다.
아무튼 충주축협의 이 같은 조사료 수확대행 사업은 충주축협 조합원에만 혜택을 준 것은 아니었다. 이 사업은 이웃 괴산축협, 음성축협, 청주축협, 진천축협 등으로 확산됐다. 충북도내 소 사육농가들이 조사료 수확의 어려움을 해결하게 됐을 뿐만 아니라 수확 작업비도 충주축협이 가격을 올리지 않음으로써 타 조합 조합원들도 덩달아 이득을 보게 된 것이다.
협동조합 사업의 창조축산, 그 길이 현장에 있다함은 바로 이를 두고 하는 말일 것이다. 현장에서 문제를 찾아 그것을 끝내 해결하려는 노력, 그 속에 협동조합이 가야할 길이 있는 것이다. ■충주=장지헌

 

>> 조합원이 말하는 조사료 수확대행
옥수수 재배 포기했던 농가 다시 돌아와

사료비 절감·분뇨 효율처리 “일거양득”

 

충주축협의 조사료 수확대행 사업에 대한 축산농가들의 반응은 어떨까. 마침 충주축협 이사로 낙농을 하고 있는 이민재씨와 역시 충주축협 이사이며 한우를 사육하고 있는 여대중씨를 함께 만났다.

-충주축협의 조사료 수확대행 사업이 조합원들에게 적지 않은 도움을 준다고 한다. 실제 피부로 느끼고 있는가.
▲이민재씨=물론이다. 국내 옥수수로 수입 건초의 상당량을 대체하고 있다. 수입 건초 가격 상승을 감안하면 조합의 옥수수 수확대행 효과는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여대중씨=한우의 경우 사료비 절감이 20% 정도는 되는 것 같다. 암소의 경우는 아예 이 옥수수만 먹이면 된다. 옥수수 수확을 대행해주기 전에는 꿈도 꾸지 못했던 일이다.
이처럼 조합의 옥수수 수확대행 사업에 대해 조합원들은 이구동성으로 찬사를 보낸다. 이 들은 그동안 옥수수 재배를 포기했던 농가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며 옥수수 수확에 어려움을 겪은 경험이 있는 농가일수록 이 사업에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옥수수 재배는 조사료 확보 차원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지만 분뇨를 옥수수 밭에 뿌림으로써 분뇨를 처리할 수 있다는 점도 강조한다.
옥수수 수확대행이 조사료 확보와 분뇨처리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았다는 이야기다.  ■충주=최종인

 

■충주=장지헌 wkd3556@ch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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