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사 개조해 바비큐장으로 오픈
입소문 타고 수도권 전역서 찾아
농축산물판매장서 저렴하게 구입
모임·가족 나들이 장소로 인기
경기도 양주시 고암동에 위치한 청미원의 농축산물판매장 옆의 바비큐체험장은 최근 캠핑의 시기를 맞아 각광받고 있다. 꼭 멀리 떠나지 않아도 캠핑 느낌이 날 수 있는 곳이다. 청미원의 바비큐장은 맛있는 고기를 구워먹을 수 있는 문화를 조성하고 놀이문화와 접목해 ‘체험장’이라고 부르고 있다. 청미원은 맛있는 고기를 체험하고, 소시지를 직접 만드는 행복의 공간이라는 의미에서 그렇게 지은 것이다.
이곳은 볼거리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넓은 공간에 고기를 구워먹을 수 있는 그늘을 제공했다. 이 그늘은 과거 양계장의 지붕을 그대로 살렸다. 고기는 정육점 가격으로 싸게 구워먹을 수 있도록 편안한 공간조성에 주력했다.
청미원 백병철 이사는 올 봄 5월 5일 어린이 가족행사 현수막을 걸었을 뿐 인데, 인터넷, 블로그의 글들을 보고 방문했던 사람이 또 다른 가족과 함께 오는 등 입소문을 타고 양주시민뿐만 아리 서울, 수원, 인천, 분당, 일산 등에서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많은 사람들이 찾다보니 넓은 공간에 공도 차고, 배드민턴도 치는 등 아이들이 뛰어놀기 좋도록 지난해 잔디밭을 조성하고 간단히 물놀이가 가능하도록 했다.
테이블은 약 150개로 5인 가족 750명이 고기를 구워먹을 수 있는 곳이다.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개방하며 고기를 제외한 모든 식재료는 집에서 가지고 와도 된다.
양주시는 도농복합도시로 변화되고 있는 가운데 도시민이 절반이상이다. 그러나 이곳에서 동네 주민끼리 안부를 전하고, 동네 친구들 모임도 하고, 가족끼리도 부담 없이 나들이를 오는 지역명소가 되고 있다.
최근 경기불황과 식소비 트렌드가 바뀌면서 육류소비가 급감했다. 그러나 장소가 제공되고 좋은 고기까지 구매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니 자연스럽게 사람들이 모였다.
최근 1차 육가공업체들이 매출이 급감했지만 청미원 바비큐장은 매출이 두 배 이상 늘었다.
#아기엄마들이 뭉쳤다
아이와 엄마들로 이뤄진 송애란(41세)씨 모임은 총 8명. 송 씨는 오늘도 청미원의 농축산물판매장을 찾았다. 주말에는 가족과 함께, 금요일은 어린이집 엄마들 모임이다. 남편이 없어도 혼자 운전해도 될 정도로 짧은 거리(약 10분정도)에 있고, 텐트를 따로 치지 않아도 되고, 농축산물판매장에서 고기만 구매하면 된다. 아파트 단지를 벗어나 좋고 가깝지만 여행하는 느낌이라 자주 찾는다는 설명이다. 각자 집에서 준비한 밥과 반찬 일부를 내놓고, 싸고 맛있어 고기 먹으러 온다는 이들은 고기를 사도 식당에서 먹는 돈의 반도 안 나왔다며 영수증을 보여줬다.
송 씨는 “아이들이 어려서 데리고 갈 수 있는 곳이 한정돼 있잖아요. 애들도 뛰어놀 수 있어 좋고, 엄마들끼리는 식사도 해결하고 수다 떨기에는 적격”이라며 “각자 취향에 맞는 고기가 있잖아요, 돼지고기, 쇠고기, 소시지까지 골라먹는 재미가 있어 더 좋아요”라고 말했다.
#3세대가 한 자리에 모였다
이재철(35세), 권현수(33세)씨 부부, 권지만(60세), 지영일(54세)씨 부부, 할머니인 박두지(79세)씨. 오랜만에 딸네 집에 방문한 친정 부모님과 함께온 권현수씨 부부는 개장이래로 한 달에 세 번 이상 찾을 정도로 청미원 바비큐장 마니아다.
꼭 한번은 모시고 와야지 했는데, 직장생활을 하는 권 씨 부부의 휴가에 맞춰 수원에서 부모님이 직접 방문했다고 설명했다. 가족들에게 바비큐장을 찾은 소감을 물었다.
“고기가 맛있기 때문에 이곳을 찾아요.”, “오늘은 특별히 부모님을 모셨으니 한우를 구매했는데도 13만원밖에 안 나왔어요.”
“애써 무엇을 준비하지 않고 그냥 집에서 먹던 김치, 밥 그대로 반찬통에 담아서 가지고 와요”
“사위와 대화가 많지 않아 서먹했는데, 야외에서 고기도 굽고 주고받는 말도 많으니 너무 좋아요.”
“나이를 먹어서 오래 차를 타는 것이 힘들었는데, 도시 가까운데 이렇게 고기를 구워먹을 수 있는 야외공간이 있어 편하고 좋네요.”
여행을 가면 가는 길 때문에 도착도 하기 전에 지치시는 연세 드신 부모님에게 바비큐장은 식사자리에서 넘어서서 오락의 영역으로 넓혔다.
축산, 생활 속에 자리잡도록 청미원의 변신은 진행 중
>>인터뷰 / 윤두진 청미원식품 대표
“고기 체험하러 오세요.”
축산전문기업인 청미원이 야심차게 준비한 고기체험장인 청미원의 농축산물판매장을 매일 찾는 윤두진 대표의 일성이다.
윤 대표는 생산부터 가공판매에 이르는 기존 사업에 바비큐체험장을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일궈냈다.
윤 대표는 “고기전문기업이라는 것을 동네 주민들이 먼저 알았기 때문에 믿고 오는 소비자들에게 편안하게 고기를 먹을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한다는 게 이렇게 넓어졌다. 국내산 쇠고기, 돼지고기, 닭, 오리, 육가공품 등 캠핑음식을 즐길 수 있도록 모두 다 준비했다”고 말했다.
윤 대표는 “평일이든, 주말이든 손쉽게 고기를 먹을 수 있는 공간 마련은 캠핑 트렌드와 맞물리면서 주목을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작은 규모의 식물체험관과 동물 체험관은 이미 오래전부터 마련했다”며 “생활 속에 자리 잡은 축산, 지역민들 생활패턴에 맞게 편안한 콘셉트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윤 대표는 “청미원의 변신은 여전히 진행 중”이라며 “40년이 돼 가는 회사를 100년, 200년 역사를 이어가는 축산전문기업으로 도약시키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