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고 정확해진 한우 판별…경제성 높은 종자개발 박차

  • 등록 2013.10.10 16:3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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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축산/유전자 혁명> 세계 종자전쟁 속 한국 종축 유전자연구 어디까지

[축산신문 조용환 기자]

 

세계는 지금 총과 칼로 치루는 전쟁보다 더 무서운 종자전쟁이 한창이다. 가축과 씨앗이 보유한 유전자의 종자싸움에서 과거와 현재 승전보를 울리는 국가는 모두 선진국이다. 그 국가들은 앞으로도 우의 점유를 위해 종자연구에 매진하고 혁명을 거듭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유전형질을 규정하는 인자를 보다 나은 방향으로 개량키 위한 연구와 사업에 박차를 가하면서 식량산업을 견인하고 있다. 여기에 미국과 호주·중국 등 많은 나라와 FTA 협정이 타결되어 수입개방 폭이 커졌다. 많은 지역의 수입쇠고기가 물밀듯 수입되고, 복잡한 유통과정을 거치면서 보다 정확도가 높은 유전자검사방법이 요구되고 있다. 따라서 한우와 외국 소 품종을 구분키 위한 DNA 정보생산과 한우에서 나타나는 우수한 형질에 대한 유전적인 요인을 분석하는 연구가 거듭되고 있다.

 

축과원, 한우유전자검사법 개발 급식용 등 쇠고기 DNA 분석
MC1R·정확도 99.5% MS법 활용
품관원, SNP 기법 개발 한우-수입육 판별·품종 연구
수입육과 비교 유전적 우수함 밝혀

 

◆한우 판별법 납품시 활용

최근 이뤄지고 있는 소 품종 유전정보 분석방법은 미토콘드리아 DNA와 Y염색체·초위생체 마커·단일염기다형성 마커 등을 들 수 있다. 모든 방법은 장단점이 있지만 어느 방법을 선택하든지 한우와 비한우의 판별방법은 점점 손쉬워지고, 정확도도 높아지고 있다.
축산과학원은 또 국내 최초로 한우유전자검사법을 내 놓았다. 이 검사법은 쇠고기내 모색 유전자(MC1R)의 유무로 한우형질을 판정하는 공인검사법이다. 특히 이 방법은 일부 민간검사기관에서 최근 전국의 5천여 초중등학교와 시군교육청에서 급식용으로 납품된 쇠고기에 대하여 정기적으로 DNA 분석을 실시하고 있다. 홈쇼핑과 대형육가공업체 등을 대상으로 서비스가 이뤄진다.
그 가운데 ㈜정피앤씨연구소(대표 정영철)는 오랜 노하우와 공인검사법으로 전국의 2천여 초중등학교의 급식용을 비롯 하나로마트와 롯데리아·CJ홈쇼핑 등 전국육가공업체에 DNA분석을 정기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최근에는 1차로 MC1R법과 2차로 MS(micro setellite)법을 4년 전부터 활용한다. MC1R는 샘플 하나당 2만5천원의 분석수수료를 받고, 샘플이 5개일 경우는 하나당 2만원씩 받고 해준다. 하나로마트와 같이 물량이 많으면 샘플 하나당 수수료는 1만원 정도다. MS는 정확도가 무려 99.5%로 높다는 것이 정영철 박사의 말이다.
코젠바이오텍에서도 횡성축협과 에버랜드·영남지역의 몇몇 초중등학교에서 의뢰하면 지육과 부산물 또는 혈액·모근 등의 시료를 채취하여 MC1R을 통해 실시하는데 영세한 편이다. 
MS기술은 서울대 의과대학 문철소 박사가 개발했다. 오줌 한 방울로 유전자검사를 통해 방광암 재발 여부를 진단할 수 있는 이른바 MS기술의 개발은 7년 전 노벨문학상 감이었다는 것이 학계의 보고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에서 개발한 유전자 진단기술을 이용한 한우와 수입쇠고기 판별에 유용한 SNP(단일염기다형성분석법)도 공인된 분석법으로 그 호응도가 높다. SNP법은 전체 유전변이형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인간에서만 1천100만개 이상 발굴됐다. 생물체의 유전자에 가장 많이 존재하는 유전자의 차이로 하나의 염기가 변이된 것으로 가장 첨단의 분석법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그 이용은 날로 확대되는 추세라 한다.
SNP 마커를 이용한 한우품종 연구도 활발하다. 한우품종의 유전적 특징을 분석하는 것에서부터 유전적인 개량 수단과 신규유전자를 발굴하는데 적극 이용된다. 이런 연구는 한우고기가 외국산 쇠고기보다 유전적으로 우수하다는 것을 규명했다.
충북대 축산과 김관석 교수는 충남대, 축산과학원과 공동연구를 통해 한우고기의 우수한 맛을 좌우하는 올레인산 함량을 증가시키는 특정한 유전자형이 외국산 고급품종인 앵거스와 비교한 결과 한우가 2배 이상 높았다고 발표한 바 있다.
김관석 교수는 “올레인산 함량은 쇠고기의 맛을 결정하는 주요 성분일 뿐만 아니라 혈중 유해 콜레스테롤을 감소시키는 건강효능도 있다”고 밝혔다.
따라서 한우고기가 가진 육질에 대한 우수성은 분자유전학적 측면에서 볼 때 가격이 낮은 외국산 쇠고기와 경쟁력을 하더라도 승산이 있을 것으로 보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정영철 박사는 “생산이력제 시스템이 잘되어 있고, 도체등급판정 샘플링이 잘 갖춰져 있는 한우와 젖소 외에 돼지고기도 이제는 어느 유통점에서 샘플링하여 분석을 의뢰하면 친자감별 등을 통해 어느 농장의 것인지도 유추해 낼 수 있다”고 말하고 “이런 기술이 가장 앞서있는 아일랜드를 비롯한 전 세계의 트렌드는 10개 마커가 주로 활용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유전체 정보를 이용한 선발방법은 기존의 혈연계수를 이용하여 유전능력을 평가하는 BLUP(기댓값)와 유사하나 혈연계수대신 유전자 구성의 유사도를 이용하여(실제값) 더 정확히 유전능력을 추정할 수 있다.
유전체 유전능력(GEBV)을 추정하기 위해서는 다량의 참조집단(최소 1천두∼2천두 이상)이 필요하나 현재 국내에서 젖소에 대한 대용량 SNP 수집이 전무하다는 것이 국립 축산과학원과 조광현 박사의 지적이다.

 

축과원-농협 젖소개량사업소 공동 유전체 유전능력 평가 연구
특정형질 발현위한 유전자 분석 집단 모델로 개체 유전능력 추정
선진국 유전자사업 장점 도입 한국형 유전자모델 개발 과제

 

◆유전능력 활용 계획교배 프로그램 개발돼야

농협 젖소개량사업소 등과 관련 연구에 매진하는 조광현 박사는 “수입 젖소 정액의 시장 점유율이 계속 높아지는 것은 국가단위 젖소 유전능력평가에 의하여 선발한 국내산 젖소 보증씨수소가 젖소농가들에게 신뢰를 못 주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제하고 “국내산 젖소 보증씨수소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국내에 수입되고 있는 젖소정액과 비교할 수 있는 자료가 있어야 하고, 이는 젖소 국제유전능력평가로부터 나온다”고 밝혔다.
조광현 박사는 이어 “젖소 유전능력평가는 여러 나라의 국가단위 유전능력평가 성적을 기초로 하여 여러 나라의 성적을 각자 자기나라의 조건에 맞춰 새롭게 그 능력을 평가하는 것”이라면서 “유전체 정보를 이용한 국제유전능력평가를 통해 현재의 후대검정보다 높은 신뢰도를 가지고 젖소 보증씨수소에 대한 유전체유전능력평가가 가능하다. 또한 국외 다른 나라의 젖소와 상대적 비교가 되기 때문에 농가의 정액선택에 보다 정확한 자료 제공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축산과학원의 권응기 박사가 최근 발표한 자료 ‘FTA대응 고품질 한우브랜드육 생산방안’에 의하면 한우의 주요형질 가운데 유전력이 ▲수태율=0∼0.1 ▲분만간격=0∼0.1 ▲임신기간=0.3∼0.4  ▲생시체중=0.3∼0.4 ▲이유시체중=0.3∼0.35 ▲이유후 일당 증체량=0.4∼0.5 ▲사료효율=0.3∼0.5 ▲상강도=0.5∼0.6 ▲도체율=0.35∼0.4 ▲배최장근단면적=0.55∼0.6 등으로 나타났다. 다시 말해 소비자가 원하고 농가소득을 높일 수 있는 배최장근단면적과 이유 후 일당증체량은 유전전달능력이 각각 55%이상, 40% 이상으로 아주 높다.
젖소에서도 주요형질에 대한 유전력은 높게 나타나고 있다. 일례로 ▲키=0.42 ▲엉덩이 기울기=0.33 ▲뒤 유두 위치=0.32 ▲강건성=0.31 등으로 아주 높다. 이밖에 ▲예각성=0.29 ▲앞유방 붙음성=0.29 ▲뒷유방 높이=0.28 ▲앞유두 위치=0.26 ▲엉덩이 너비=0.26 ▲정중제 인대=0.24 등으로 그 유전력이 높기 때문에 이 부문에 단점이 나타나는 개체는 관련부위를 보완할 수 있도록 정액을 잘 선택해야 한다.
한국종축개량협회 박상출 팀장은 “젖소에 있어 유전능력 평가는 특정형질이 발현되기 위해 다수의 유전자가 작용하여 표현되는데 이런 유전자의 기능과 형질에 기여도 크기를 분석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그러나 이의 직접적인 분석은 현재의 기술로 불가하므로 미지의 값(육종가)을 추정하기 위해 통계학을 이용하여 집단개념에서 개체의 유전능력을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상출 팀장은 이어 “한 집단의 평균산유능력이 9천500kg일 경우 자손의 평균산유량은 부의 PTAM +200과 모의 PTAM -20을 적용하면 9천500kg+(200-20)=9천680kg”이라고 예를 들어 설명했다.
이제 한국도 ICAR 산하인 국제유전능력평가기구인 인터불(Interbull)에 참여했다. 37번째로 참여했으며 아시아에서는 3번째다. 따라서 2011년 10월 국제 유전평가 정확성 인터불 검증에 이어 매년 4월과 8월, 12월 등 세 차례에 걸쳐 열리는 정기평가회에 참여하고 있다.
앞으로도 유전능력을 활용하여 계획교배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유전체평가를 실시하여 한국의 젖소가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젖소로 향상됐으면 한다.
이를 위해서는 형질간의 유전상관관계에서부터 선진국의 유전능력자료 가운데 장점은 적극 도입해야 한다. 한국에서는 꿈에 불과한 선형심사 점수 97점을 받은 젖소가 미국에는 7두가 있으며 캐나다에도 5두가 있다. 그 가운데 엘리트카우 Roxy의 가계도를 살펴보면 94두의 후대가 5세대 연속 90점 이상을 받았으며, 그 중 28두는 7세대 이상 90점이다. 또 그 딸 소 20두 가운데 16두가 90점 이상이었으며 종모우 4두도 생산될 정도로 전설적인 젖소다.
따라서 한국은 미국과 아일랜드·캐나다·영국·일본 등 앞서 있는 선진국의 육우와 젖소·돼지 유전자사업 가운데 장점은 되살리고 단점은 꾸준히 보완하여 한국 실정에 알맞은 유전자화 구현에 적극 나서야할 때다.

조용환 yhcho@chuksa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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