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채밀시기가 돌아오면서 우리나라 양봉업계는 큰 고민에 빠져 있다. 지난해 이상기온에 따른 벌꿀 생산량 급증이 아직도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평년보다 두 배 이상 생산량이 많았던 지난해, 벌꿀 소비량은 평소보다 30% 이상 감소하면서 현재 벌꿀 재고는 말 그대로 포화상태를 넘어설 정도로 적체돼 꼼짝하지 않는 상황이다. 당장 벌꿀 소비를 늘리고, 재고물량에 대한 비용부담이 해소되지 않으면 올해 수매사업 자체에 제동이 걸릴 정도로 심각하다. 양봉농가는 물론 양봉업계 모두가 벼랑 끝, 위기에 몰리면서 난국을 타개하기 위한 방안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농협중앙회와 한국양봉농협 등 벌꿀관련조합들은 재고물량 해소를 위해 전국 농협계통 매장을 통해 4월 한 달간 할인행사와 함께 나눔행사, 가두캠페인을 전개 중이다. 한국양봉협회는 나아가 ‘벌꿀 소비촉진 선포식’을 갖고 ‘적체된 벌꿀, 소비안정화 대책 방안 마련’을 주제로 토론회를 가졌다. 지난 10일 경기 안성 소재 농협교육원에서 300여명의 양봉농가와 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토론회 주요내용을 지상 중계한다.
◆주최 : 한국양봉협회 ◆주관 : 축산신문
◆후원 : 농협중앙회·한국양봉농협
<좌 장> 이명렬 회장(한국양봉학회)
<발표1> 우건석 명예교수(서울대학교)
<발표2> 최규혁 사무총장(한국양봉협회)
<지정토론>
- 박홍식 서기관(농림축산식품부)
- 조균환 회장(한국양봉협회)
- 김연화 회장(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 김영수 부장(농협중앙회 축산경영부)
- 김승훈 조합장 직무대행(한국양봉농협)
- 이상갑 대표(꽃샘종합식품) <이상 무순>
■일시 : 2013년 4월 10일(수) 13시30분~16시30분
■장소 : 농협안성교육원 상생관 대강당
■사진 : 김길호 부장
■기록 정리 : 이동일 차장
고품질 부가가치 역점…특성 맞는 유통기법 개발해야
>>제1주제발표/ 국내외 양봉산업 비교
우건석 명예교수(서울대학교)
해외 양봉산업, 수량서 특성화 위주로 발전
다양한 연구활동…정부차원 적극적 지원도
지금까지 대부분의 나라는 양봉산물 대량 생산에 주력해 왔다. 이 과정에서 양봉산업이 기술적으로 함께 발전했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는 없다.
하지만 최근 들어 각 나라별로 양봉산업의 발전 모델이 다양화 되고 있다. 수량에서 품질, 특성화 위주로 발전 방향을 잡아 나가고 있다. 수량은 많지 않더라도 시장에서 주목받을 수 있는 제품을 만드는데 주력하고 있는 것이다.
2004년까지 세계 최대의 벌꿀 생산 국가는 중국이었다. 중국은 그 동안 품질관리보다 대량 생산을 통한 해외 수출로 외화를 벌어들였다. 당시에는 미국, 독일, 캐나다 등에 많은 량의 꿀을 수출했다. 하지만 항생제와 잔류농약이 검출되면서 중국산 벌꿀의 수출은 큰 위기를 맞았다. 주요 수입국에서 중국산 벌꿀 수입을 차단하게 됐고, 중국은 새로운 방향을 모색해야 했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중국의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다. 생산만 하면 된다는 사고방식은 버리고, 고품질 안전한 벌꿀을 생산하는 분위기가 전반적으로 확산돼야 할 때다. 아울러 다양한 양봉산물을 개발해 소비자에게 다가가는 것 또한 양봉업계의 과제다.
벌꿀 유통에서도 문제가 있다. 벌꿀 소비의 가장 큰 걸림돌은 바로 소비자들의 불신이다. 우리 벌꿀은 믿을 수 없다는 인식이 바닥에 깔려있는 상황에서 아무리 좋은 상품을 생산해도 시장에서 고전을 면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우리 벌꿀에 맞는 차별화된 유통기법이 개발되고, 활용돼야 한다. 란체스터 전략처럼 양봉업계도 소규모 생산물이지만 과학적인 방법으로 시장 점유율을 확대해 나가야 한다. 비용 우위전략, 품질 차별화 전략 그리고 선택과 집중 전략을 선택하면 우리 벌꿀이 시장 우위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구체적으로 생산 유통 판매 단계에서의 비용 절감을 먼저 꼽을 수 있다. 지역별로 독창적인 기능성 벌꿀을 개발하고 서비스를 개선하면 부가가치가 있는 고가의 제품으로 판매하는 것이 가능할 것이다.
생산농가는 양봉산물을 시장에 맡기면 된다는 식의 생각을 버려야 한다. 판매대상을 정하고, 그 대상이 되는 소비자의 요구를 파악해 만족시켜줄 수 있어야 다양한 제품과 경쟁하는 소비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소비자 요구를 가장 우선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을 원칙으로 삼아야 한다. 품질 우수성은, 소비자가 만족할 만한 가격인지, 판매경로는 어떤지, 효과적인 광고 선전방법을 동원했는지 항상 검토하고 피드백시켜 전략을 가다듬어야 한다.
나라별 양봉산업을 살펴보면 우선 유럽의 SIQO(sign of identification of quality and origin)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이 제도는 프랑스가 벌꿀 판매시장에서 공식적인 기준으로 마련한 일종의 품질 인증 제도다. 이 제도가 정착되면 프랑스 내에서 생산되는 다양한 벌꿀 제품을 소비자가 만족스럽게 구매하게 되고, 가격 경쟁에서 매우 유리해 진다는 예비결과가 나와 있다. 특히 소비자와 의사소통의 기회가 많아진다는데 큰 기대를 걸고 있다. 현재는 전체 양봉산물의 5%에만 적용되고 있으며 프랑스 내 4개 지역 300여 양봉농가가 참여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뉴질랜드의 마누카꿀은 연간 약 9천 톤이 생산된다. 가격은 톤당 8천불로 매우 높은 수준이다. 마누카꿀이 이렇게 높은 가격에 거래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정부 차원의 지원과 함께 학계의 연구가 뒷받침 됐기 때문이다.
제품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는 자료와 함께 마누카꿀만이 가진 효능을 부각한 연구논문 등을 발표해 홍보에 활용하고 있다. 우리에게도 마누카꿀 못지않은 상품이 많지만 시장 내 인지도는 훨씬 낮은 실정이다.
프로폴리스의 경우도 원료가격은 순도 15~19%는 80불(이하 kg당), 20~24% 110불, 25%이상 150불 수준으로 판매된다. 하지만 약품을 사용하지 않는 벌통에서 생산한 원료는 순도 25% 이상으로 225불라는 고가에 판매될 정도로 엄격한 품질 차별화가 이뤄지고 있다는 점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점이 크다.
호주는 자조금을 통해 자국 양봉산업을 육성하고 있다. 벌꿀 판매는 kg당 2센트, 여왕벌 판매는 전체 판매금액의 0.74%, 화분매개 수익은 봉군당 209센트의 자조금을 모금하고 있다. 이렇게 모은 자조금에 정부의 매칭펀드를 더해 양봉산업 발전에 필요한 다양한 일을 한다.
미국은 다양한 연구 활동으로 양봉의 숨은 가치를 찾아내고 있다. 단순한 벌꿀의 효능을 떠나 꿀벌의 생산성에 영향을 주는 농약에 관한 조사, 꿀벌 응애의 이해와 방제전략, 꿀벌의 의학적 이용과 성분, 화분매개가 농업생산에 미치는 경제효과, 청정식품과 농약잔류가 없는 벌꿀 등 다양한 시각에서 산업을 바라보는 연구를 통해 전 세계적으로 양봉산업이 발전하는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동남아시아도 나름의 자구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JMHI(양봉산물 품질관리기관)는 인도 최대종 꿀벌이 생산한 벌꿀의 품질관리를 위해 수확시기별, 가공공정별, 배달, 시장 유통과정까지 품질인증을 부여하고 있다. 700여명의 벌꿀 수집농가가 등록돼 있다. 이렇게 생산된 벌꿀 20톤이 유통되고 있으며 그 가격은 6만8천불을 넘는다.
우리 양봉농가는 벌꿀 재고로 힘든 시기를 겪고 있다. 난국을 타개하기 위해선 소비활성화가 중요하다. 소비자를 먼저 생각하는 유통시스템을 개발하고, 기능성 양봉산물을 발굴해 차별화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외국의 사례에서 보듯 양봉산업의 발전에는 정부의 적극적인 이해와 정책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 우리 정부도 양봉산업을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정책을 펼쳐야 한다. 또한 어차피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면 좀 더 적극적으로 해외시장 개척을 모색할 필요도 있다.
전문가협의회서 평가기준 설정…인증마크 부여로 국내산 차별화
>>제2주제발표/ 벌꿀등급제(정품인증제) 시행방안
최규혁 사무총장(한국양봉협회)
벌꿀등급제가 올해 6월부터 도입된다. 현재 우리 양봉업계는 벌꿀재고량 적체 및 경기침체로 인한 벌꿀 소비감소로 양봉농가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국내 꿀 시장에서 수입 꿀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소비촉진을 위한 판로개척 및 소비자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등급제가 도입되는 것이다.
지금까지 경과는 지난해 7월 벌꿀등급제 도입 기준마련을, 8월에는 벌꿀등급판정 기준마련을 요청했다. 이후 벌꿀 등급제 추진방향에 대해 협의를 진행하고, 시설파악을 위한 현장방문도 실시했다. 올해 2월과 3월에는 벌꿀 등급체 추진회의를 가졌고, 현장방문을 한차례 더 실시했다.
추진방향은 벌꿀전문가협의회를 구성해 벌꿀 품질평가 기준을 설정하고, 생산이력이 가능한 농가를 선정하게 된다. 시행업체(소분장)을 지정하고 품질검사기관을 지정해 운영하게 된다. 여기까지만 되면 기본적으로 품질인증은 가능하다. 또한 검사결과에 대해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벌꿀품질평가 전산화를 구축한다. 벌꿀 등급제의 시범적 운영관리를 지속적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시행업체는 원료벌꿀 보관 및 냉난방 시설을 갖춘 보관소와 품질평가 벌꿀 드럼 고압세척 시설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농축 여과시설과 소분시설이 분리되고, 품질평가 받은 벌꿀 및 제품의 냉난방 보관시설을 갖춰야 한다. 벌꿀 시료보관실도 운용해야 한다.
벌꿀 품질평가 절차는 시행업체에서 시료를 채취하고 품질검사기관에서는 이를 검사해 결과를 전산 입력한다. 검증기관에서는 검사기관으로부터 제공받은 신청서를 확인, 검토하고 등급판정 및 품질인증 스티커를 배부하게 된다. 검사기관에서는 품질인증 스티커를 부착하고 시행업체는 소분작업을 실시한다.
벌꿀 등급제로 인한 기대효과는 결국 국내산 벌꿀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 제고라고 할 수 있다. 깊은 불신을 받고 있는 국내산 벌꿀에 대해 자체적으로 믿을 수 있는 제품에 대해 인증마크를 부여해 소비자의 신뢰를 되찾고 나아가 고품질 벌꿀생산 기반을 확대하고자 하는 것이다.
>>지정토론
적체물량 장기보관 손실 가중…특별수매자금 지원 시급
양봉업계 산발적 소비촉진 노력 체계화…시너지 극대
식탁, 설탕 대신 벌꿀 활용 공격적 마케팅 전략 펼쳐야
소비자 기호 적극 반영…식품공전 명확한 기준도 마련
▲좌장 이명렬 회장(한국양봉학회)=우리나라 양봉산업이 발전할 수 있는 구체적인 아이디어와 실천방안을 논의해보자.
▲김승훈 조합장 직무대행(한국양봉농협)=한국양봉농협은 양봉농가들이 생산한 꿀을 수매하고 이를 가공 판매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설립 이유다. 하지만 일부 저질 불량 벌꿀의 시장잠식으로 인해 조합 본연의 기능을 상실한 상황이다. 조합의 현재 벌꿀 재고량은 9천623드럼이다. 지난해 수매물량은 급증하는 상황에서 판매는 2천285드럼으로 전년 대비 1천300드럼 정도가 줄어 현재 약 200억 원 이상의 자금이 벌꿀재고에 투입돼 고충을 겪고 있다. 벌꿀 비축 공간 부족, 이자 부담 등으로 조합은 올해 25억 원의 추가 손실이 예상되고 있다. 장기간 보관에 따라 유통이 힘들어지는 400드럼의 손실도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이에 따라 벌꿀수매사업을 위한 자금지원 100억 원을 정부에 요청했지만 현재 양봉농협은 지원대상에서 제외돼 있는 상황이다. 자금지원을 적극 검토해주길 거듭 요청한다.
또한 벌꿀정품제도 도입을 조속히 시행해야 한다. 벌의 폐사는 영양 부족으로 인한 것으로 무분별하게 많은 꿀을 채취하게 되면 벌들의 건강에 이상이 생겨 각종 질병으로 인한 폐사 확률이 높아지게 된다. 따라서 현재 시중에서 판매되는 사양꿀을 벌의 사료로 활용하는 방안을 제안한다. 시장에서는 고품질 벌꿀이 가치를 인정받고, 벌들도 각종 질병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정품인증제 시행을 통해 우수벌꿀 유통을 확대하고, 벌꿀수매비축자금을 지원해 주길 기대한다.
▲김영수 부장(농협중앙회 축산경영부)=농협중앙회는 벌꿀 재고문제에 대한 심각성을 인식하고, 소비부진을 극복하기 위한 전사적인 대응방법을 모색 중이다. 우선 양봉산업 안정을 위해 매년 지원되던 50억 원의 지원금을 올해는 75억 원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아울러 봄철 양봉농가들이 생산하는 벌꿀의 수매를 돕기 위해 모든 예산을 조기에 집행할 계획이다.
벌꿀 소비촉진을 위해 긴급 예산 2억 원을 배정해 다양한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4월1일부터 한 달간 기존가격에서 25% 할인된 가격에 농협 전 계통매장에서 벌꿀할인판매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사회복지시설에 대한 벌꿀나눔행사와 등산로, 지하철역 등에서 벌꿀소비에 동참을 호소하는 가두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지난 7일 경기 하남 검단산에서 가진 등산객 대상 벌꿀홍보행사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그러나 농협과 양봉업계의 판매확대를 위한 산발적인 노력을 보다 체계화 시키는 작업이 필요하다. 특히 양봉업계의 노력을 뒷받침할 수 있는 제도적인 지원이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정부가 양봉산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제정에 팔을 걷어야 한다. 양봉산업이 장기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거시적 안목에서 양봉산물의 가치를 높일 수 있도록 하는 법률은 반드시 필요하다.
벌꿀등급제 도입도 시급하다. 가격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매우 오랜 준비와 노력이 필요하다. 여건에 따라선 가격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불가능한 경우도 있다. 하지만 품질경쟁력은 노력 여하에 따라 충분히 단시간에 효과를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단기적으로 올 한해 원활한 벌꿀 수매를 위해 200억 원의 자금을 지원해 줄 것을 정부에 건의한다.
▲이상갑 대표(꽃샘종합식품)=현재 양봉협회에 등록되어 있는 벌꿀품질관리업소는 약 80여개이다. 이 중 현대화된 소분시설을 제대로 갖춘 업체는 약 10%에 불과하다. 시설현대화에 많은 자금이 소요될 뿐 아니라 유지 보수하는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유통업체가 체감하는 부담률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또한 현대화된 시설은 벌꿀가격 상승요인이 되기도 한다.
따라서 유통업체 시설 현대화를 위한 시설운영자금 지원이 요구된다. 현재 대기업이 벌꿀까지 사업을 확장해 대형마트에 순도 낮은 저렴한 벌꿀을 납품하는 등 유통업체에 피해를 입히고 있다. 순도 낮은 벌꿀은 소비자들을 잘못된 벌꿀가격에 익숙해지게 만들고 나아가 고질적인 소비자 불신을 해소하는데 걸림돌이 된다.
소비자가 기호에 따라 벌꿀을 선택해 먹을 수 있도록 정부 차원에서의 벌꿀등급제가 조속히 정착돼야 한다. 또한 대기업의 가격경쟁에 유통업체가 피해를 보지 않도록 제도적 안전장치가 필요하다.
사양벌꿀은 세계 어디에도 없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 마트에는 사양벌꿀이 가득하다. 좋은 꿀은 좋은 매대도 차지하지 못해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양봉협회와 협동조합, 업계가 힘을 모아 좋은 꿀이 좋은 가격에 팔리는 시장을 만들어야 한다.
▲김연화 회장(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우선 생산자와 소비자가 함께 가야 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소비자가 요구하는 제품을 만들어 내기 위한 노력, 나아가 최고의 가치를 만들어 내려는 노력이 지금의 소비자 불신을 해소하는 지름길이다.
현재 소비자는 우리 벌꿀을 믿지 못한다. 아직도 공공연하게 가짜 꿀이 유통되는 현실에 소비자들은 벌꿀 전체에 대한 불신을 갖고 있다. 따라서 생산자가 적극 나서 불량 꿀을 유통시키는 악덕업자가 생겨나지 못하도록 스스로 노력해야 한다.
좋은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구매욕구는 높아진 상황이다. 당연히 적극 활용해야 한다. 또한 소비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소비를 늘리는데 소포장 또한 매우 중요한 방안이 될 수 있다. 신뢰할 수 있는 디자인과 포장용기까지 생각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아울러 사양꿀에 대해 다양한 활용방법을 개발하는 것도 업계의 역할이다.
양봉산업은 매우 큰 잠재력을 가진 산업이다. 소비자들에게 믿음을 주는 업계의 노력이 지속된다면 분명 크게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조균환 회장(한국양봉협회)=지금까지 꿀 마케팅은 없었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 우리는 아주 중요한 전환기를 맞고 있다. 이제 시작이다. 재고 꿀에 대해 우리는 매우 부담스러운 문제로 판단하고 있지만 역발상을 한다면 이번 사태가 향후 양봉산업의 장기적 발전을 위한 기초를 마련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위기는 곧 기회다. 늦지 않았다. 국민들의 식탁을 차지하고 있는 올리고당과 설탕을 우리 벌꿀로 대체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다면 무한한 시장이 열린다.
전망은 밝다. 어쩌면 그 동안 흉작으로 인해 벌꿀 판매에 소극적이었던 업체와 농협이 재고 해결을 위해 좀 더 적극적인 고민을 하게 됐다는 점은 매우 긍정적이다. 다만 올해 원활한 수매를 위해 비축자금을 지원해 농가 및 유통업계의 어려움을 덜어주는 것은 반드시 필요하다.
농가의 자구노력과 함께 양봉육성지원법 마련을 통해 이를 보호할 수 있는 토대가 갖춰지길 바란다.
▲박홍식 서기관(농림축산식품부)=소비자 요구에 맞춘 벌꿀을 생산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소비활성화와 관련된 논의를 거쳐 틀을 나눌 필요가 있다. 지금의 식품공전보다 좀 더 명확한 기준이 있어야 한다. 생산농가들도 기본적인 부분에 좀 더 관심을 가져야 하다. 산업적인 육성에 앞서 양봉업계의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 소비자와 생산자 모두 공감하고 있는 문제의 원인이 바로 우리 자신에게 있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정부도 이에 대해 적극 노력하겠다. 국산 꿀의 차별화 방안도 나올 수 있을 것이다. 산업적인 측면에서 보완할 수 있는 부분은 보완해 나갈 것이다.
정부는 매년 수매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지금 양봉농협은 지원대상에서 제외돼 있다는 지적이 있었는데 조합은 농협중앙회 자금으로 지원되는 체계를 갖추고 있다는 점을 말씀드린다. 어려움을 호소하는 것에 대해서는 지원방안을 검토해 보겠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정부가 무조건 지원하기는 어렵다는 점이다. 소비자 요구에 맞는 벌꿀 생산을 위한 양봉업계의 노력이 선행될 필요가 있다.
양봉산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대해서는 오늘 처음 들었다. 양봉업계에서 많은 고민을 하신 것 같다. 법률 제정도 소비자들의 공감대 형성이 전제돼야 한다.
▲우건석 명예교수(서울대)=양봉업계가 양심적으로 좋은 품질을 만들고 유통도 투명화하는 것이 우선 순위다. 또한 양봉농가들도 오늘부터 벌꿀 소비를 늘리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오늘 토론회가 새로운 양봉역사의 시작이 돼야 한다.
▲좌장=벌꿀등급화를 통해 소비자 신뢰제고가 시급한 것 같다. 오늘 토론내용들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논의해 나가야 할 것 같다. 장시간 토론에 감사드린다.
>>청중토론
사양꿀 강력 제재…올바른 소비방법 적극 알려야
▲박종현 지부장(한국양봉협회 전남 구례지부)=오늘 발표자와 토론자들의 의견은 달콤하게만 들린다. 그러나 농가 입장에선 늘 들어왔던 얘기다.
양봉농가라면 누구나 최상의 벌꿀을 만들어 좋은 가격에 판매해 부자가 되고 싶어 하고, 이를 위해 대다수의 농가가 지금도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최상의 꿀이라도 신뢰를 못 받는다. 소비자들이 믿어주지 않는다. 양봉농가들은 최선을 다하지만 소비자의 시선은 쉽게 바꾸지 않는 것이다. 사양꿀과 관련된 문제는 이미 수차례 반복돼 온 것이다. 강력한 제재조치가 필요하다.
오늘을 계기로 소비자에게 우리 벌꿀이 제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법적 제도적 장치가 만들어지길 희망한다.
▲오옥용 대표(서울 도봉산 평화양봉원)=양봉농가의 문제도 있지만 소비자도 고려할 사항이 있다.
아무리 좋은 꿀을 생산해 팔아도 소비자들이 관리할 줄 모른다. 꿀을 무조건 냉장고에 넣는다. 올바른 꿀 보관방법과 소비방법에 대해 보다 적극적으로 알릴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