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축두수 ‘상반기 UP↔하반기 DOWN’…돈가 영향 불가피

  • 등록 2013.01.17 11:3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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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해 전망, 전문가에게 듣는다/양돈


정선현  전무이사(대한한돈협회)


국내 양돈산업은 한·미 FTA 및 한·EU FTA 발효, 축산업계의 극심한 반발 속에 논의되고 있는 한·중 FTA, 국제 곡물가격 급등과 이로 인한 사료비 상승, 가축분뇨 해양배출 금지, 축산업을 둘러싼 환경규제 강화 등 생산 측면의 경영 압박 요인과 할당관세로 인한 수입 돼지고기의 시장 잠식, 정부의 물가안정대책에 따른 가격 상승 억제, 국내외적으로 가중되고 있는 경기침체와 그로 인한 축산물 내수 위축 등 지속된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계사년 새해는 지속가능한 양돈업을 영위해나갈 중요한 분기점이 될 시기로 작금의 위기를 극복하고, 지속가능한 양돈업을 만들기 위한 의무와 책임을 동시에 안고 있는 한 해가 될 것이다. 


작년 가을부터 모돈입식 감소…사육두수 큰폭 증가 없을 듯

경기침체·원자재가격 상승·규제강화 등 위협 요인 산적

단백질 식량 ‘한돈’ 차별화·생산성향상 통해 위기를 기회로


상반기 사육두수 950만두 전망

FMD로 2011년 3월 703만 마리까지 감소하였던 돼지 사육 두수는 FMD 이후 양돈농가의 모돈 입식 확대와 생산성 향상으로 지난해 9월 현재 총 994만마리에 달하고 있다. 이는 전분기보다 5.3% 증가하고 전년 동기보다 27.7% 증가한 수치로 9월 모돈수도 96만 2천마리에 이르렀다. FMD 매몰농가도 피해를 회복하여 자돈 생산에 가담하였고 모돈의 생산성 향상과 자돈의 폐사 감소로 인해 사육두수 증가가 지난해 연중으로 이어지는 경향을 보였다. 

그러나 경기침체로 인한 돼지고기 수요 부진과 함께 물가당국의 돼지고기 무관세 수입 결정으로 여름철 성수기 가격 상승폭의 제한이 있었고, 지난해 8월까지 지속된 국제곡물가격 급등으로 사료가격의 인상이 불가피한 실정에다 지난해 가을부터 양돈산업이 대불황에 빠지면서 후보돈 입식이 대폭 줄었다. 따라서 향후 큰 폭의 돼지 사육두수 증가는 예상하기 힘든 환경을 고려하면 올해 상반기 돼지 사육 두수는 지난해 9월 보다는 줄어든 950만 마리 내외로 유지될 전망이다.

지난해 육류시장은 할당관세로 인해 쏟아져 들어오는 수입육의 영향으로 한돈을 비롯해 우육, 한우, 오리고기 등의 대부분의 축산물이 극심한 소비 부진 현상과 가격 폭락 사태가 벌어졌다. 특히 돼지 사육 두수의 증가로 2012년 총 도축두수는 총 1천410만두로 추정된다, 이는 2010년보다 4% 감소하지만 2011년보다는 30% 증가한 수치다. 이를 감안한 지난해 돼지고기 생산량은 총 75만 톤 내외가 될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돼지 사육두수는 2012년보다 소폭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지난해 하반기 사육두수 추세를 감안할 때 도축두수는 지난해 보다 약 7% 증가한 1천500만두마리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2년 돼지고기 수입량은 전년보다 28% 감소한 27만 톤 내외가 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난해 3월 말 한돈협회의 돼지 출하중단 조치로 긴급할당관세 물량이 늘지 못했기 때문으로 보여진다. 올해 돼지고기 수입량은 세계 돼지고기 주요생산국이 사료비 인상에 대비한 사육 규모 감축과 동물복지에 의한 공장형 축산의 부정적 인식 확산으로 생산 감소와 생산비 상승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에 지난해 보다 23% 감소한 21만 톤 내외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육 ㎏당 4천원 안팎 될 듯

지난해 돼지 도매시장의 큰 변화 중 하나는 도매시장 정산 기준가격이 박피에서 탕박으로 전환되었다는 점이고 수급불균형으로 인해 심각한 ‘상고하저’ 의 장세를 보였다는 점이다. 

FMD로 인한 수급 불균형으로 지난해 초만 해도 지육가격이 kg당 5천원(탕박기준)을 상회하는 수준에서 출발했지만 추석 이후 급속한 모돈 회복에 따른 도축두수 증가, 경기침체로 인한 돼지고기 수요 부진 등으로 연초 전망치보다 크게 하락했다. 특히 일시적이긴 하나 3천원대 가격이 무너지면서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이기도 했다. 

불황 타개를 위해 한돈협회 차원의 위축자돈 조기도태 및 출하체중 감축 운동과 더불어 양돈농협의 도매시장 출하 돼지 수매, 육가공업체의 후지 비축, 한돈자조금과 대형유통업체의 지속적인 소비촉진행사가 전개되면서 돼지가격이 다소 회복, 지난해  평균 돼지가격은 kg당 4천원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올 상반기 지육가격은 도축두수 증가로 전년동기보다 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하반기 지육가격은 사육두수 및 도축 감소로 지난해 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올해 연평균 돼지 지육가격은 인위적인 가격안정대책이 발동되지 않는다면 금년보다 높은 4천원 내외에서 형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폐업보상-사료안정기금 절실

올해 우리 양돈현장은 위기를 기회로 삼아 각 농장의 특성에 맞는 생존전략을 세워야 다가올 기회를 맞이할 수 있다. 

그 첫째가 FMD 등 악성질병의 재발 방지다. 이를 통해 오는 4월 FMD 백신청정국 지위를 당초 계획대로 획득해야한다. 최근 중국 다롄에서 FMD가 발생되는 등 주변국에서 계속 발생이 보고되고 있어 위험은 상존하고 있다. 악성질병의 재발방지가 최선의 목적인만큼 규제 위주보다는 조속한 질병청정화를 위한 실질적인 대책 마련과 실천이 중요하다. 특히 FMD 백신 이후 비육돈 목심 이상육 발생과 관련 돈육 품질이상은 소비자 외면을 낳을 수 있음을 고려해 자돈 백신접종을 신중히 고려해야 할 것이다. 

둘째, FTA 경쟁력 제고를 위한 실질적인 피해 대책이 추진돼야 한다. 생산성이 떨어지는 농가의 퇴로를 뒷받침하기 위한 폐업보상 시행과 국제곡물가격 급등에 대비한 사료안정기금 설치를 통해 농가를 살릴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셋째, 생산성 제고와 품질개선은 절대과제다.  아직도 국내 MSY(모돈두당출하두수)는 15두 수준으로 미국 21두, 덴마크 24두 수준에 비해 현저히 낮다. FMD 이후로 전반적인 사육 및 생산성 개선 추세가 보고되고 있으나 아직 부족하다. 선진국 수준의 생산성 달성을 위한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넷째, 지난해 FTA로 인한 단계별 관세철폐와 더불어 할당관세로 인한 무관세 수입으로 인한 저가의 수입육 확대와 돈가하락으로 큰 타격을 입은 만큼 올해에는 국산 돼지고기 ‘한돈’의 우수성을 홍보해 소비를 진작시킬 수 있는 방안도 함께 강구되어야 한다. 수입육이 늘어나면서 돼지고기에 대한 원산지 허위 표시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조사된 만큼 소비자들이 국내산을 믿고 찾을 수 있게 하기 위한 원산지 표시 단속과 등급판정제도의 뒷받침이 필요하다. 

올해 2월부터 정육점에서도 햄·소시지 등 가공품을 제조·판매할 수 있게 된다. 대일수출 중단이후 만성적인 부위별 수급불균형이 해소되는 계기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제도의 성공적 정착을 위해 별도의 자금지원 등 정부 뒷받침이 강화돼야 한다.



사육제한 피해 최소화 총력

다섯째, 해양배출이 중단이 실시된 지 1년이 지났지만 다행히 큰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다. 한돈협회는 지난 5월 환경부의 ‘가축분뇨 선진화 대책’ 발표와 이에 따른 ‘가축분뇨의 관리 및 이용에 관한 법률’(이하 가축분뇨법) 개정안 입법예고 이후,  이를 저지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정부는 가축분뇨 방류수 수질기준도 총질소(T-N)의 함량을 1ℓ당 850㎎까지 허용하고 있는 현행 방류수 수질기준을 3년 후 500㎎, 6년 후에는 250㎎까지 단계적으로 시행키로 했다. 앞으로도 ▲무허가 축사문제와  ▲밀집 사육지역에 대한 사육제한 등 많은 부분들이 축산농가의 피해가 최소화 될 수 있도록 환경부 등과 협의중이다. 

여섯째,  FMD 이후 지자체에서 일고 있는 각종 환경규제와 가축사육제한구역 조례 제정 움직임으로 인해 사실상의 축사시설 현대화를 위한 증개축이 여전히 어려운 형편이다. 수천억원에 달하는 FTA 지원 사업이 지자체와 엇박자로 실효성을 기대하기 어려운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한돈협회는 축산업계와 협력하여 농식품부를 비롯해 각 지자체, 국회와 총리실 등에 당초 정부의 목적에 맞게 진행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촉구하고 있다. 



‘100년 대계’ 스스로 만들어야

계사년 새해에는 양돈인들 모두가 ‘대한민국 국민의 단백질 공급원인 한돈 생산은 우리가 책임진다’ 는 사명감과 자부심을 가지고 소비자들에게 보다 고품질의 한돈을 제공함으로써, 보다 많이 선택받는 시기가 될수 있도록 더욱 노력해야 한다. 정부 역시 FTA 경쟁국과 경쟁이 가능한 사육시설, 제도 및 규제개선, 분뇨자원화, 교육적 인프라 마련과 함께 이를 뒷받침할 수 있도록 농림수산식품부를 농림축산식품부로 개편해 축산조직 증대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할 것이다. 

앞으로 우리 양돈업이 풀어가야 할 도전과 과제가 녹록하지 않겠지만 정부와 양돈농가 그리고 산업계 모두가 힘을 합쳐 대한민국 양돈업의 미래지향적 프레임을 다시 건설해 산업의 10년 미래, 100년 대계를 스스로 만들어 나가는 시기가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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