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 순 찬 부장(한국사료협회)
2013년도 배합사료산업은 생산시설의 가동률 저하, 생산비용 관리 및 기업의 수익성 등 산업전반에 걸쳐 매우 어려운 국면이 예견되고 있다. 2012년중 예상치 못했던 가축 사육마릿수 증가에 따른 축산물 가격하락 등의 원인으로 전년대비 사료생산량 감소가 예상된다. 또한 지난해 6월 이후 급등한 국제 사료원료 가격의 영향이 연초부터 국내 유통사료 가격에 반영될 것으로 예견되어 생산량 감소와 생산비용 증가로 인한 사료기업의 수익성 유지가 어느 때 보다 어려울 것으로 보여 진다.
지난해 6월 이후 국제곡가 인상분 연초부터 본격 반영
원료가 지속 상승…업계 리스크 관리 능력 절실히 요구
최근 발표된 통계청 및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가축사육동향 및 전망과 축종별 배합사료 생산비율 등을 감안하는 경우 금년도 총 배합사료 생산량은 전년대비 2%내외의 역성장이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생산량 줄고 비용은 증가
우선 한(육)우사료의 경우 2013년도 국제 사료가격원료 가격상승으로 인한 사료가격 상승과 도체 등급 기준의 강화로 인하여 사육기간의 단축, 2012년도 한우암소 도축 증가 및 인공수정 정액공급량 감소, 송아지 생산마릿수 감소 그리고 한우 거세우 및 수소 도축증가에 따른 마릿수 감소와 농가단위에서 배합사료와 대별되는 TMR사료시장 증가로 배합사료 생산량은 다소간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낙농용 배합사료 역시 생산량 감소가 예견되는데 이는 2013년 중 배합사료 및 조사료 가격이 상당폭 오를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농가에서의 생산비 절감형 사양관리, 즉 줄여먹이기의 급여패턴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최근 5년간의 번식지수를 감안한 송아지 생산두수의 예측과 2산차 이상의 노산우 도태율을 감안하면 약 8천두 내외의 사육두수 감소가 예상되어 금년 대비 배합사료 생산량은 약세를 보일 것으로 보인다. 축우사료와는 반대로 양돈사료의 경우 2012년중 사육마릿수의 대폭적인 증가로 내년도 배합사료는 금년도에 비해 소폭 증가를 보일 것으로 보인다. 육계용사료는 국내 경기침체에 따른 사육마릿수 감소와 자체적인 종계감축 등의 영향으로 2013년 2/4분기중 육계가격이 어느 정도 회복기를 맞이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1/4분기 까지는 증가를 보이나 이후에는 약보합세가 예상되며, 2013년 산란계사료는 금년 5월까지의 병아리 입식마릿수를 감안할 때 9월~11월 중 계란생산에 가담할 신계군이 증가할 것으로 보여 내년도 상반기 까지는 증가추이를 이후에는 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사료원료 수급 및 가격 전망
국내 배합사료 원료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사료용 곡물의 가격방향성은 이제 더 이상 산업내적인 변이의 분석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우선 공급측면에서 보면 WTO의 출범으로 이전에 비해 각국의 농업투자 비중이 점차 감소되고 있으며 고유가(高油價) 진행으로 인해 비료, 농약, 농기계운영비 등 경종작물 생산비용 및 물류비가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가뭄, 홍수 등 예측불가한 기상이변의 빈발로 가격의 변동성이 크게 증폭되고 있다.
수요측면에서는 옥수수 등 농작물을 이용한 바이오에너지의 생산과 중국, 인도 등 거대인구 국가들의 축산물 수요증대에 따른 사료작물 수요의 증가 등 전 세계적인 농작물 수요는 점진적인 증가가 예견되고 있다.
여기에 과거 금융시장이나 원유(原油) 등에 국한되어 왔던 막대한 투기적자본이 2000년대 들어서는 콩, 밀, 옥수수 등 농산물시장의 유입이 본격화되면서 가격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
옥수수·소맥가격 고공비행 지속
2013년도 곡물의 수급상황을 보면 주요작물인 옥수수 및 소맥의 생산량이 공히 감소하는 것으로 전망되어 2012년도에 이어 국제가격의 상승세가 지속될 보인다. 2013년도 세계 옥수수 생산량은 8억 3천970만톤으로 지난해의 8억8천50만톤 대비 4.6% 감소하는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생산량 감소에 따라 향후 가격형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기말재고량 및 재고율 역시 2012년에 비해 비관적으로 예견되어 가격상승 전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2013년도 세계옥수수의 기말재고량은 1억1천800만톤, 재고율은 14.3%로서 2012년의 1억 3천200만톤, 15.0%보다 각각 10.7%, 0.7%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소맥(밀)의 2013년도 총 생산량은 6억 5천100만톤으로 지난해의 6억 9천600만톤 대비 6.4% 정도 감소할 것으로 재고율도 지난의 29%에서 25.6%로 낮아질 전망이다.
옥수수 등 곡류원료 뿐 아니라 기타 사료원료의 국제가격 형성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2013년도 미국산 옥수수 생산량은 2억7천200만톤 수준으로 전년도의 3억 1천400만톤에 비해 13.2%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기말재고량은 1천600만톤 수준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2천600만톤에 비해 37%나 감소하며, 재고율도 5.8%로서 지난해의 8.0%에 비해 2.2%포인트 낮아질 전망이어서 사료원료 가격의 상승우려를 더욱 증대시키고 있다. 미국 옥수수의 용도를 보면 사료용으로의 이용량 보다 에탄올제조용 옥수수 사용량이 절대량에서 앞서고 있는 점은 향후 국제 사료곡물가격의 향방을 가늠하는 매우 의미있는 결과로 보인다.
문제는 옥수수의 가격이다. 향후 기상여건의 변화 등 여러 가지 요인들에 의해 변동성을 보이고는 하겠지만 생산량 감소를 반영해 2013년도 옥수수 가격은 상당폭의 상승이 예상된다.
◆환율 전망
향후 원/달러 환율은 상승 및 하락요인이 공존하고 있다. 금년도 상반기 이후 미국의 민간 디레버리지(deleverage, 부채를 줄여나가는 것)중단 가능성에 따른 세계 및 미국의 경기후퇴 우려, 그 동안 높은 성장세에서 벗어난 중국경제의 경착륙 가능성, 그리고 가계부채 심화와 경기부진 지속에 따른 중소기업 중심의 대출건전성 악화 등에 따른 국내 금융부문 부실 등이 원/달러환율의 상승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반대로 풍부한 글로벌 유동성과 2012년에 이은 경상수지 흑자가 지속적으로 유지될 것이란 점이 원/달러환율의 하락·안정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 같은 원/달러환율의 상승 및 하락·안정요인 중 2013년도에는 하락·안정요인이 더욱 크게 작용해 비교적 안정적인 환율이 유지될 전망이며, 국내 정부투자기관 및 민간경제연구기관에서는 1천70~1천80원/US$ 수준으로 전망하고 있다.
◆사료원료 수송비용 전망
곡물수송 운임은 곡물 자체의 가격과 더불어 글로벌 경제상황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데 현재 곡물가격은 이미 높은 수준에 올라 있고 세계경제는 장기적인 둔화전망으로 향후 곡물운임 또한 하양 안정세가 전망되고 있다. 곡물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수송운임은 내륙운송비용과 해상운송비용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미국 옥수수의 경우 주요생산지역(corn-belt)으로부터 수출항까지의 내륙운송은 주로 바지선을 이용하고 있는데 곡물의 생산량(수출량)감소를 원인으로 하향·안정세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해상운임 역시 곡물가격 상승에 따른 수출량의 감소와 2010년 이후 신조선(新造船)의 증가로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배합사료 가격 전망
2013년도 배합사료 가격의 인상은 이미 현실로 다가와 있으며 언제 몇 번에 나누어 얼마만큼 인상되는가의 문제로 남아있다. 2012년 6월 이후 급등한 원료가격 상승에 따른 인상요인을 더 이상 흡수하기에는 이미 한계점을 넘어섰고 더욱이 2013년 중에도 지속적인 원료가격 상승세가 확실시 되고, 환율 및 원료 유통비용이 다소간 안정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기는 하지만 원료가격 급등의 영향을 상쇄시키기에는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경영한계에 현실화…인상 폭이 문제
실제로 농촌경제연구원에서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지난 2012년 6월 이후 사료원료 가격의 상승으로 이미 10.2%의 배합사료 가격상승을 전망한 바 있다. 이는 지난해의 사료산업 환경을 반명해 분석된 결과로서 2013년 중 현재와 같은 원료가격 상승세가 지속되는 경우 연중 두자리 수 이상의 가격인상도 우려되고 있다. 또한 국제 사료원료 가격이 상승하게 되면 사료회사의 원료구입액이 증가해 사료회사 경영비용 절대액이 늘어나게 될 뿐 아니라 동 자금조달을 위한 금융비용 역시 증가하게 된다. 즉, 사료회사의 자금유동성이 크게 취약해 질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사료업계의 경우 경영자금 유동성 확보를 위해 사료의 여신기간의 축소 등이 예상되며, 이는 어떠한 형태가 되었든 축산농가의 경영상황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축산물 가격하락, 사육규모의 확대 등으로 가뜩이나 어려운 국면에 처해 있는 축산업의 회생을 위해서 사료업계는 사료업계 대로 피나는 자국노력을 통해 국제 원료가격 폭등의 영향을 최소화 시켜야 할 것이며, 축산업계 또한 사료비 상승에 대비한 적정한 사육규모의 유지와 생산비용 절감을 위한 대책이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