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구용 회장 (한국축산식품학회, 상지대 교수)
지난해에는 품목에 관계없이 유례없는 모든 축종의 산지가격이 동반 하락, 생산비에도 못 미치는 힘든 시기를 보냈다. 사육두수는 늘어난 반면 사회전반에 걸친 경기불황, 여기에 사료를 비롯한 각종 원자재 가격 마저 들썩 거리며 양축농가들은 이중고에 허덕여야 했다.
생산~판매단계 HACCP 체계화·이력제로 안전성 확보
정육점 육가공품 제조·판매 길 열려…제품 다양화 기대
축산업계가 가격안정을 위한 자구대책에 총력을 기울였지만 시장반응은 싸늘했다.
이러한 상황에 정부에서는 물가안정을 국내산 축산물의 유통체계 붕괴를 가져온 돼지고기와 닭고기의 할당관세 수입을 2011년에 이어 또다시 추진해 어려움이 배가됐다.
올해는 지난 몇 년 동안 국내에서 겪었던 축산업의 양적 성장추구와 환경훼손에 대한 대처미흡 사료효율과 가축질병에 대한 관행적 대처, 동물복지에 대한 인식부족 등 FTA비준과 더불어 축산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의 설정이 매우 필요한 시점으로 요구되고 있다.
소비자 요구 적극적 대응이 관건
또한 최근 FMD 사태이후 한국 축산업이 국제화로 다가가기 위해 극복해야 될 사항은 다양한 분야에서 많이 있으나 그동안 소비자들이 꾸준히 요구해왔던 안전한 축산물에 대한 요구증가가 예상된다.
환경오염에 따른 가축분뇨의 효과적 이용문제, 특히 항생제 사용에 관한 내용들에 실질적 의견이 매우 높을 것으로 예상되며, FTA와 DDA등 국제교역협상에서 국내 축산의 경영조건 악화로 가격경쟁력 압박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 이유로는 조사료 및 사료곡물가격의 인상으로 인한 가축 생산에 어려움이 가중되어 그동안 고급육의 마블링에 대한 평가가 재조명 되고, 소비자들은 보다 건강한 식육제품을 구입할 수 있기를 요구할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축산물에 대한 안전성 강화는 소비자들의 요구와 축산식품의 질적 향상을 위한 의무사항으로서 국내 축산물이 가격경쟁력에서 외국에서 수입되는 축산물과 비교하여 우위를 확보하지 못할 경우 안전성확보를 통하여 시장의 우위선점이 매우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생산단계 및 가공단계, 판매단계에 이르는 HACCP 제도의 체계화 및 생산물이력제 등을 통한 신뢰받는 축산식품 공급이 이루어져 소비자와 더불어 생산자도 상생할 수 있는 부분이 만들어져야 될 것으로 사료된다.
또한 국내의 경우 유통단계의 복잡함과 가공단계의 다단계를 단순화 시키고 소비자의 신뢰도에 맞춰 발전시켜 나가지 못할 경우 그 시장경쟁력은 매우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그동안 제도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었던 분할판매업에 대한 규제사항이 완화되면서 식육판매업에서는 식육육제품판매업으로 전환되며 식육과 관련되는 다양한 축산물과 가공품들에 대한 판매가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따른 보존료와 발색제 및 증량제 등 다양한 문제점이 도출될 것으로 예상되며, 소비자들에게 이와 같은 좋은 기회를 지속적으로 유지·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제도의 개선책과 정부의 지속적인 지원 대책, 산업인력공단의 기능사 및 기술사 제도개선, 학계 및 연구단체의 지속적인 직업인을 위한 기술 향상 양성교육이 필요하며 이와 같은 산업적 발전을 위하여 각 산업체별 협회에서는 가공기술 및 기기에 대한 안내 및 조언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저지방육, 신기술 접목 고급화시켜야
그동안 국내 축산물은 삼겹살 등의 선호부위육을 중심으로 판매되고 소비되었으며 저지방육 즉, 소비자들이 즐겨먹지 않는 비선호부위육은 단체급식 또는 군납등 반강제적 유통을 통하여 소비를 촉진시켜왔으나 이제는 선진화된 가공기술력을 바탕으로 고부가가치의 축산물 가공제품으로 소비자에게 다가가서 비선호부위육이 소비자들한테 선호 받는 축산물가공품으로 거듭나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축산식품을 단순히 제품으로서 소비자에게 다가가는 단순형태가 아닌 체험적 즐거움을 주는 다양한 공방형태를 이룸으로서 현대인이 느끼는 가족 간 대화부족 및 정서적 즐거움을 주기위해 가공과정에 함께 참여하는 프로그램이 다양하게 개발되어 발전시켜 나아가야할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축산식품이 이제는 원재료 또는 부재료를 이용한 단순한 이차산물로서의 식품이 아닌 기능성, 즉 건강과 치료 및 면역력을 향상시켜주는 신소재를 첨가하여 건강기능성 식품으로서도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
미국산 광우병 파동으로 인해 우리 고유의 식재료인 한우의 보신부위 즉 뼈, 사골 등에 대한 소비가 급격하게 줄어듦에 따라 관련업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육우의 부산물의 대한 가치에 대해 재조명하고 불구하고 등심과 같은 구워서 먹는 것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을 돌려 부위별 수급불균형을 해소해야 한다.
또한 돈육 부산물의 경우 우리나라 서민층 외식소비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부산물이 많은 양이 수입으로 대체되거나 시장이 없어졌다. 부산물의 가격이 폭락함에 따라 정육에 가격을 붙일 수밖에 없는 구조인만큼 국내 부산물의 가격안정과 소비촉진에 대한 관심이 필요한 때이다. 수출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발효 육제품 연구·개발…시장확대를
특히 유제품의 경우는 다양한 유산균을 첨가하여 현재 시판되고 있으나 살라미, 하몽 같은 발효육제품의 경우 아직 발효식품으로서의 시장성이 매우 미미한 상태이며 이와 관련하여 학계에서는 좀 더 심도 있는 연구와 개발이 필요하다고 사료되며 이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의지도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계사년에는 우리 축산식품을 보다 안전하고 위생적이며, 다양한 형태의 제품으로써 소비자에게 제공, 한국축산업이 위기의 시점을 슬기롭게 헤쳐 나갈 것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