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신문·농협축산경제 공동기획
<참석자>
- 남인식 부장(농협중앙회 축산컨설팅부)
- 남태헌 과장(농림수산식품부 축산정책과)
- 노경상 원장(한국축산경제연구원)
- 서명운 대표(제주승마공원)
- 이정희 계장(영천시 농축산과)
- 이종욱 회장(한국내륙말생산자협회)
- 이중호 본부장(한국마사회 말산업본부)
- 이현호 조합장(함안축협)
- 정승헌 교수(건국대학교) <이상 가나다순>
- 사회 : 장지헌 상무(본지 편집국장)
- 일시 : 2012년 11월1일 14~17시30분
- 장소 : 농협사료 회의실
축산현장에서 '말'에 대한 관심이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 말산업육성법 시행 이후 지자체나 일선축협까지 말사업을 구상하는 곳도 늘고 있다. 축산농가들에겐 대체축종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아직 말산업이 축산의 블루칩이 되기 위해선 가야하는 길이 멀다. 제도보완부터 각 주체별 역할분담까지 첫 단추를 제대로 끼워야 한다는 여론도 높다. 그 이면에는 협동조합에 거는 기대도 크다. 축산농가들의 구심체인 협동조합이 말산업에서 어떤 역할을 담당하는 것이 합리적이고 발전적일지 좌담회를 통해 알아봤다.
지자체-일선축협 연계 거점 확보…자원 복합 활용
농가 세제상 불이익 없도록…망아지도 지원을
한국형 승용마 품종정립…명확한 유통체계 갖춰야
▲사회 장지헌 상무(본지 편집국장)=지난해 말 산업 육성법이 제정된 이후 말 산업에 대한 관심이 부쩍 커졌다. 특히 최근 축산업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말 생산을 검토하는 축산 농가들이 많아졌다. 승마를 열매라고 하면, 말 생산은 뿌리라고 보면 된다. 그만큼 말 생산은 말 산업의 근간이 된다고 할 수 있다. 산업 초기 시행착오를 줄이려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 말 산업 현황을 살펴보고, 효과적인 말 생산 방안을 논의해 봤으면 한다.
▲남태헌 과장(농림수산식품부 축산정책과)=말 산업이 산업으로 발전하려면 생산자가 중심에 서야 한다. 말 사육두수가 많은 유럽에서는 누가 봐도 말은 농업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사육두수가 적어서인지 관광, 레저산업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 말 산업을 농업 축으로 이끌어야 한다. 한꺼번에 말 사육두수를 늘리기는 쉽지 않다. 장기적인 관점을 가지고 조금 씩 만들어간다는 구상이다. 승마 인구 역시 마찬가지다. 기반을 구축하고, 경쟁력 확충, 수요창출, 지속성장 정책을 마련해 시행하고 있다.
특히 말 산업이 발전하려면 전문인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조련사만 해도 1천 명 정도가 필요하다. 국가자격 시험을 실시하고, 말 선진국에 인력을 파견해 기술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말 유통가격이 투명하지 않다. 검증, 경매 등 말거래 시스템을 정비해야 한다. 승마 인구의 경우 유소년을 중심으로 학교 교육프로그램에 포함시키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예산확보 등 공격적으로 말 수요 창출에 매진할 방침이다.
육용마는 우선 시범사업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 육용 전용마를 도입해 시범 생산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지자체 또는 협동조합을 통한 말 산업 육성방안을 고민 중이다. 거점 승마장이라는 컨셉으로 접근할 계획이다. 승마장은 지역관광 프로그램과 엮어서 활용키로 했다. 아직은 수지타산이 맞지 않기 때문에 정부지원이 있어야 한다고 본다.
농가에는 말을 키워서 승마장에 공급하는 사업모델을 제시할 생각이다. 농가 자부담을 10~30% 정도로 해 리스크를 줄일 방침이다. 큰 투자 없이 수익을 거둘 수 있다면 농가참여도 확대될 것이다.
사양관리, 수의사, 사료개발, 초지개발, 유통 소비 등은 개별농가들이 만들 수 없다. 정부가 할일이 많다. 종축의 경우 축산과학원, 농협 등도 염두에 두고 있다.
농촌에 있는 자원을 복합적으로 활용하는 등 큰 틀에서 말 산업 발전방안을 찾아야 한다. 지자체, 지역축협 등과 연계해 말 산업 거점을 만들어야 한다.
▲이중호 본부장(한국마사회 말산업본부)=외국에서는 말이 대중화된 이후 경마산업이 탄생했다. 우리나라는 반대다. 경마가 시작된지 90년 만에 말 산업을 이야기하고 있다. 늦었지만 지금부터라도 잘 풀어나간다면 충분히 말 산업 발전을 이끌어낼 수 있다.
마사회는 말 산업 육성 전담기관으로서 안내자 역할을 하게 된다. 현재 승마는 사정이 안 좋다. 대다수 승마장이 적자를 보고 있다. 돈을 벌 수 있는 승마장이 늘어나야 한다. 승마 가격도 좀 올라야 한다.
승마기승 능력 인정제도 도입을 제안한다. 일종의 태권도 승단과 같은 개념이다. 태권도가 경쟁력을 갖게 된 것은 급수, 단수와 같은 목표가 있었기 때문이다. 승마 역시 동호회원끼리 같은 목표를 가지고 도전하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지자체는 외승 코스를 많이 만들었으면 한다. 지자체는 국유지 또는 그린벨트 등을 활용해 20~30km 구간의 말 타는 길을 충분히 제공할 수 있다. 중간 중간에 쉼터를 마련해 새로운 레저문화를 조성해보자. 가이드 등 인력창출 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인터넷에는 다양한 외승코스 정보가 나오고, 말 동아리와 같은 모임도 생겨날 것이다.
경주 퇴역마는 너무 크다. 제주산마(한라마)를 승용마로 집중 육성할 필요가 있다. 망아지를 사서 축산농가에 지원해 말을 키워보도록 해야 한다. 농촌에서 말을 많이 볼 수 있어야 한다.
2020년 쯤 되면 한라마 경주가 사라질 것이다. 키를 제한하다보니 아무래도 동물학대 등 부작용이 생겨났다.
말 산업이 지속발전하려면 역할분담이 이뤄져야 한다. 농식품부, 마사회, 농협, 지자체, 학교 등이 나름대로 해야 할 일을 구분해야 한다. 간섭 없이 자기분야를 키워 가야 한다.
욕심을 낸다면 농협이 경주마 생산 확대에 참여했으면 한다. 또한 경주마도 일정 기준을 마련해 시험을 통과하지 못하면 경주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하는 방안도 필요하다. 경마 수준이 안 되는 말은 빨리 승용마로 전환해 불필요한 비용을 줄여야 한다.
승마는 안전이 최우선이다. 특히 승용마는 5년 정도는 키워야 안전을 어느 정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경주마가 3년 만에 수익을 낸다는 점에 비춰보면 승용마는 상대적으로 수익을 올리기 어렵다. 농협이 육용마 생산을 고민해 줬으면 한다. 마사회는 특성상 육용마 사업을 하기 어렵다. 경주마의 경우 한 사람이 말 세 마리를 맡아야 한다. 육용마는 그렇게 하지 않아도 된다.
▲남인식 부장(농협중앙회 축산컨설팅부)=농협은 승마사업장 운영경험이 있다. 안성팜랜드 승마센터는 축산업 관점에서 냉정하게 출발했다. 큰돈을 들이지 않았다. 고급스러운 승마장을 만들까 고민했지만 꼭 그럴 필요가 없다는 생각으로 젖소 우사를 실내승마장으로 전환했는데 올해만 유료고객이 2만5천명 다녀갔다. 충분히 가능성을 봤다.
승마장을 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것은 말을 어디서 사고, 어떤 말을 골라야 하는지 정보를 찾기 어려웠다는 점이다. 생산체계 역시 너무 미비하다. 그런 고민 끝에 축산농가의 역할이 중요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농협중앙회는 그래서 올해 말을 전담하는 말산업팀을 만들었다.
안성팜랜드 승마센터에서 3년 간의 경험을 통해 말은 참으로 매력적이라는 점을 알게 됐다. 말은 FMD 등 질병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건강하게 비교적 오래 산다. 분뇨배출량은 적고 활용도도 높다.
축산 농가는 FTA 때문에 사면초가다. 세대교체를 시도하고 있지만 후계자들이 축산경영을 기피하고 있는 실정이다. 원로축산인이 축산농장을 그만두면 세제상 불이익이 많다. 그럼에도 후계인력은 축산을 기피한다. 말이라는 대체축종이 절실한 이유다.
우리나라는 50년 만에 우유생산량 세계 3위에 올랐다. 낙농산업이 이렇게 발전할지 상상조차 못했다. 농가들의 꾸준한 개량의 성과다. 승마산업 역시 생산체계를 잘 갖춘다면 낙농산업처럼 발전할 수 있다.
과거 한우를 개량한다고 했을 때 회의적인 반응이 컸다. 외국혈통을 들여와서 품종 교잡도 시도했지만 40년이 지난 지금에서는 순수 혈통만으로 한우개량을 이끌어냈다.
말이 소하고는 기르는 방식이 다르지만, 농가들의 기존 노하우는 큰 경쟁력이 된다. 젖소, 한우 개량은 농협이 책임지고 있다. 말 또한 경주마와 승용마는 용도가 다르다. 경주마에서는 축산농가 역할이 크지 않겠지만, 승용마는 조합원이 노력한다면 산업기반을 다지는 효과가 클 것이다.
말이 종축으로 들어오려면 품종정립이 필요하다. 한국형 승용마에 대한 기준을 정립해야 한다. 한라마라고 하면 도대체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한라마인지 도무지 알기 어렵다. 혈통등록도 교통정리를 해야 한다. 한국형 승용마에 대한 품종을 따지고, 표준을 만들어야 한다.
현행법상 농협이 개량목표를 가지고 표준말을 만들면 법 위반이다. 정부로부터 농협이 개량기관으로 선정돼야 한다.
말 거래 역시 손질해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말은 특별한 규칙 없이 거래되고 있다.
축산 농가가 말을 키우기 위해선 제도 개선도 필요하다. 농장을 승마장으로 전환하면 상당한 초지전용분담금을 내야 한다.
마사회, 지자체, 농협 등이 역할분담을 해야 한다. 농협은 내년 승마대회, 지구력 경진대회 등을 통해 말 산업을 다양한 각도에서 접근해 볼 계획이다.
▲이정희 계장(영천시 농축산과)=영천시는 2009년부터 승마장을 직접 운영하고 있다. 승마장은 휴양림을 끼고 있다. 승마장 연매출은 3억원 정도다. 11명이 종사하고 있다. 현재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승마장을 개장한지 4년이 지나도록 적자가 나면서 경영에 대한 지적이 많다. 답답하다. 다만 승마장 때문에 주변 상권이 개선되고 지역경제가 활성화된 점은 성과다. 승마장 방문객은 연 6만 명 가량 된다. 손님은 많지만 적자를 보는 구조다. 손익분기점이 되려면 매출이 5억원 이상은 돼야 한다. 승마 가격을 올려야 하지만 승마 대중화에 역행하는 일이라 쉽지 않다.
승마장이라는 것은 백번 잘하다가도 한번 못하면 이미지 타격이 정말 크다. 매번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다른 지자체에서 영천시 승마장을 벤치마킹하러 자주 온다. 서둘러선 안 된다. 천천히 갔으면 한다.
승마장이 돈을 벌 수 있는 수단이 되기는 아직 역부족이다. 농가 역시 불확실성 때문에 쉽게 접근하려 하지 않는다. 불확실성 해소가 급선무다.
농협은 기술, 생축장, 경매장, 판매장 등 모든 인프라를 갖췄다. 육용마 생산을 농협에서 검토해 줬으면 한다. 특히 개량, 사양관리, 정산단가 등 데이터를 정확히 구축해 제공해야 한다.
농가 교육에도 힘써야 한다.
주체별 역할분담 통해 말 산업 활성화 기반 다져 나가야
농협 가축개량 노하우·축산사업 인프라 적극 활용을
말 전문조합 설립 필요…마사회 과감한 재원 투입해야
보험 강화 승마저변 확대 노력…승마장 컨설팅도 필요
▲이현호 조합장(함안축협)=농가들이 말에 관심이 많다. 부가가치가 높다고 판단해서다. 특히 소, 돼지 등 기존 축종이 어렵기 때문에 말로 눈을 돌리고 있다. 농가들이 말을 키우기 위해선 수익이 담보돼야 한다. 농가의지도 크고 여건도 괜찮지만 개별농가들이 접근하기는 쉽지 않다. 우선 교본이 없다. 어떤 식으로 키워야 할지가 막막하다. 교본이 나와 있다고 해도 초보단계 수준이다.
특히 낙농가들이 목장을 개조해 말을 키워보고 싶어 한다. 하지만 현실이 녹록치 않다. 돈을 벌 수 있다는 확신이 없기 때문에 농가들은 머뭇거릴 수밖에 없다. 정부가 말 산업에 대한 비전을 명확히 제시해야 있다.
함안은 승마하기에 조건이 좋다. 4대강 사업으로 유휴부지가 70만평이 생겼다. 휴양시설 등 환경도 잘 갖추고 있다. 앞으로 자마경매를 구상하고 있다. 수익이 있을 것 같지만 여전히 이끌어주는 단체나 조직은 없다는 점이 답답하다.
정부가 특구지정으로 유도하고 있지만 지정기준이 현실과 맞지 않는다. 제주도는 충분히 조건을 채울 수 있겠지만 내륙에서는 부지 확보 등 감당하기 어려운 난관이 존재한다. 기준개선이 시급하다.
말 생산은 농가들에게 파격적인 지원이 제공돼야 한다. 과거에 다른 축종의 경우 농가에 지원해주고 키워보도록 했다는 점을 참고했으면 한다. 마사회는 재원이 많다. 마사회가 적극적으로 해야 답이 나온다. 마사회가 말 생산자를 불러서 교육도 시키고, 말도 지원해줘야 한다. 농식품부와 농협에게 역할을 묻기 전에 마사회가 한국 말 산업 발전을 주도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축산 농가를 보다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이종욱 회장(한국내륙말생산자협회·이천 성수목장 대표)=말은 경주마, 승용마, 역용마, 육용마 등으로 구분된다. 승용마로 활용되는 말은 웜브레드, 경주 퇴역마, 한라마 등이 있다.
승용마를 키우려면 우선 가격이 받쳐줘야 한다. 하지만 현재 경주 퇴역마 가격이 200~400만원에 불과하다. 이 정도 가격으로 축산 농가에게 말을 키우라고 하면 도저히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다.
말은 소와 다르다. 소는 5평이면 키울 수 있지만 말은 최소한 500평이 필요하다. 따라서 승용마 가격이 적어도 1천500만원은 돼야 한다. 농협이 생산비를 정확하게 조사해 제시해야 한다.
특히 승용마로 쓰기 위해선 10년은 키워야 한다. 10년 동안 한 푼 벌지 않고 버틸 농가가 있겠는가. 현실은 정말 냉혹하다. 철저히 따져보고 말 산업 참여를 검토해야 한다. 무조건 비싼 말이 나왔다는 식의 홍보로 축산 농가에게 희망만 주어선 곤란하다.
경주마 생산의 경우 현재 마사회에서 종부지원을 한다. 그렇지만 마사회는 자격제한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농장입장에서는 말을 더 키우려고 해도 할 수 없는 것이다. 이 때문에 종부에 프리미엄이 붙는 기현상이 나타난다. 도저히 자본주의 사회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씨수말 또한 마사회만 들여올 수 있다. 워낙 비싸서 농가들이 손댈 수 없다. 농협이 그 일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현재 말 사육두수를 늘리는 길은 경주 퇴역마가 가장 효과적이다.
경마장 운영과 관련해서는 말을 오래 타는 크로스컨트리 경주를 검토해 볼만 하다. 우리나라에는 아직 크로스컨트리 경주장이 없다. 마사회가 앞장선다면 말 생산이 보다 빨리 대중화될 수 있다.
승마장은 대부분 적자다. 이를 타개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줘야 말 산업이 육성된다. 제주승마공원이 한라마로 성공적인 경영하고 있다니 잘 연구해 모델로 활용하면 좋을 것 같다. 조랑말을 길러보니 수의사가 필요 없고, 발톱을 안 깎아도 1년을 버티더라. 여러 가지를 잘 고려해 농협이 한국형 승용마를 찾는 노력을 해달라.
▲서명운 대표(제주승마공원)=제주승마공원은 지난 2008년 말 시작됐다. 말 두수는 74두이고, 모두 한라마다. 연 매출이 매년 1억원씩 늘어 올해는 현재까지 5억5천만원 올렸다. 내년은 8억원 매출이 예상된다. 종업원은 총 10명이다. 공동목장 형태로 부지 임대료는 연간 8천만원 정도 든다. 인건비, 사료비, 말 구입비 등을 모두 합치면 매출의 40% 가량 되지만 흑자구조다.
지난주에는 한라마를 갖고 대회를 했다. 대회서 경기도 화성의 축산 농가가 아랍말 3두를 갖고 출전해 우승했다. 대회장을 빌려주고 하루에 1천500만원을 벌었다. 40km 대회 40만원, 80km 대회 60만원 등 한라마를 도시민 참가자에게 빌려줘 수익구조를 만들었다. 현재까지 총 10억원을 투자해 4년 반만에 투자비를 모두 거둬들였다.
제주에선 기본적으로는 관광승마 형태로 승마장이 운영된다. 관광승마는 여행사가 매출의 50%를 가져간다. 인건비 등 비용을 빼면 남는게 없는 구조라는 점을 생각하면 나름대로 자부심을 갖는다.
제주승마공원은 멤버십으로 운영된다. 월 회원이 50만원, 한번 기승하면 2만~2만5천원씩 받는다. 모두 한라마다.
새끼를 구입해서 직접 키우고 훈련시켰다. 투자비는 마리당 300~400만원인데 현재 말 가치는 1천만원이다. 지금까지 두 차례 말을 팔았는데 상주 영흥고에서 700만원씩 10두를 사갔다. 개인판매는 안한다.
승마장을 운영하면서 승마용품 등 부가가치를 올릴 수 있는 상품을 만들어서 판매해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말고기 생산에도 관심이 많다. 일본에 갔더니 확실히 말고기 품질이 달랐다. 일본 종합유통회사와 기술이전계약을 맺고 기술을 이전받기로 했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한라마가 1만두가 넘는다. 국내 말 중 33%를 차지한다. 한라마는 교잡마라고 해서 혈통이 없는 것은 아니다. 우리 고유혈통으로 육성할 필요가 있다.
농협은 한라마를 활용해야 한다. 이미 F2가 나왔다. 형질이 꽤 괜찮다. 1년4개월째 키우고 있는데 키가 140cm를 넘어섰다.
승마장은 안전사고에 대비해야 한다. 하지만 보험회사에서 안 받고 있다. 농협서 공제제도를 도입해줬으면 한다. 말 훈련, 활용 등을 농협에서 한다면 더 효율적이 될 것이라고 본다.
▲정승헌 교수(건국대학교)=신 성장 동력, 블루오션이라고 얘기하지만 말 현장에서는 전혀 그렇지 않다. 자제할 줄 알아야 한다.
농업은 정치가 아니다. 콩 심은 데서 콩이 날 뿐이다. 농가들이 휘둘려져서는 안 된다.
말 수요가 없다면 수익은 기대할 수 없다. 시범적으로 한두 마리 키워보는 등 무리한 접근은 피하는 것이 좋겠다.
말 산업은 그동안 농가들을 지도해 왔던 농협이 맡아야 한다. 농협은 진지하게 고민하고 솔직하게 농가에게 다가서야 한다. 신뢰를 심어줘야 한다. 사명감을 가져야 한다. 자생력을 가질 때까지 장밋빛을 심어주는 것은 금물이다.
말 생산자가 참여하는 말 전문 협동조합을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말 산업이 농업으로 갈 수 있다.
지자체들이 관심을 갖는 것은 국가재정 지원이다. 하지만 그런 곳은 안 된다. 정말 말 산업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있어야만 성공할 수 있다.
제주승마공원은 성공모델이지만 일반화하긴 어렵다. 물론 벤치마킹 요소는 다른 승마장이 받아들여야 하지만 무조건 따라한다고 성공을 확신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
한라마의 사육두수가 많아진 것은 제주도 경마장에서 뛸 수 있어서다. 하지만 한라마 경주가 사라질 것이라고 한다. 때문에 벌써부터 한라마 생산이 움츠러들고 있다.
농협은 농식품부와 함께 한라마 활용방안을 찾아야 한다. 특히 지자체와 축협을 묶어서 함께 가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비육마, 승마장 등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농가들의 소득을 올려줬으면 한다.
▲노경상 원장(한국축산경제연구원)=‘말산업’은 경마에서 승마로 중심축이 이동하는 것을 의미한다. 축산이 앞으로는 ‘말’을 품어야 한다. 국제적 추세가 그렇게 흘러가고 있다.
정책은 시행착오가 있기 마련이다. 이해가 상충되는 분야가 생겨난다. 한술 밥에 배부르지 않다. 과정을 겪으면서 발전해 나가는 것이다.
초기에 거품이 낄 수 있지만 분명한 점은 불이 지펴졌을 때 열기를 살려야 한다는 것이다.
정책이 나오고 예산을 수립해 같이 만들어가야 한다. 중구난방 식은 안 된다. 그런 면에서 역할분담이 꽤 중요하다.
말은 마사회가 가장 잘 안다. 전담기관으로 선정됐고, 그에 따라서 직제개편도 이뤄진 것으로 안다.
협동조합은 말 생산에 힘써야 한다. 경주마도 지금은 국산마가 75%를 차지할 만큼 나름대로 성장해 왔다. 협동조합은 말 조합 설립을 통해 말 생산을 진두지휘해 한다.
승마장은 비즈니스가 돼야 한다. 승마장 역시 지자체, 민간, 협동조합 등이 역할을 나눠야 한다. 지자체는 지역경제, 인력창출 등으로 접근해야 한다. 시장가치만 따져서는 안 된다.
관건은 승마인구다. 말 탈 사람이 있어야 말 산업이 활성화될 수 있다. 여성, 청소년을 중심으로 승마인구 확대에 힘써야 한다. 교육프로그램을 만드는 것도 시도해야 한다. 단순히 승마를 고집해서는 승산이 많지 않다. 숙박, 교육 등과 어우러진 복합 산업으로 가야만 성공에 한결 가까워진다.
말로 돈 버는 사람은 분명히 있다. 이를 잘 분석해 활용해야 한다. 농식품부는 지자체 등을 적극 지원해 말 산업 참여를 독려할 필요성가 있다.
농협은 생산자조직을 묶는 과제가 있다. 생산자협회를 조합으로 전환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 조합설립 등 현행법과 재원 안에서 말 산업 육성과 관련한 다양한 사업방안을 발굴해야 한다.
마사회의 경우 승마장 컨설팅에 힘썼으면 한다. 마사를 짓고 말 사고를 막고, 이러한 정보가 턱없이 부족하다. 마사회가 이런 어려움을 해소시켜줘야 한다.
농식품부와 마사회는 보험 가입 등 안전사고에 대비할 수 있는 각종 지원책도 모색해야 한다.
▲사회=말 산업은 분명 축산 농가에게 희망이 될 수 있다. 축산 농가들이 말 생산으로 새로운 소득원을 가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선 정부와 지자체는 물론 마사회와 협동조합의 역할이 중요하다. 특히 축산 조합원의 구심체인 농협중앙회와 일선축협이 말 산업 활성화에 앞장 설 수 있어야 한다. 각 기관 단체의 역할분담이 우선돼야 한다는 공감대 형성은 오늘 좌담회의 중요한 성과 중 하나라고 생각된다. 말 산업 발전 방안을 찾기 위한 노력이 계속되고 오늘처럼 허심탄회하게 서로의 생각을 공유할 수 있는 계기를 많이 만들어 가자. 장시간 열띤 토론에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