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양돈조합장협의회(회장 이영규)는 지난 4일 농협본관 소회의실에서 회의를 갖고 저능력 모돈 5% 자율감축을 추진하고 소비촉진기금 10억원을 조성키로 했다. 이어 조합장협의회는 이병모 한돈협회장을 비롯한 양돈분야 단체장들과 ‘경쟁력 있는 미래 양돈산업 준비를 위한 간담회’를 가졌다. 조합장들과 양돈단체장들은 모두 한 자리에 모인 것은 처음 있는 일이라고 반기면서 모임을 정례화하자고 의견을 모았다. 양돈조합장협의회 회의내용과 양돈단체장 간의 간담회 주요내용을 요약해 소개한다.
■ 지상중계/ 전국양돈조합장협의회
마리수 줄이면 수입정책 지양…농협 감축손실 보전 추가자금 확보 주문
양돈조합장 회의에서는 저능력 모돈 자율감축과 소비촉진 공동기금 조성이 주로 논의됐다.
모돈 감축과 관련해 하반기 가격 유지가 관건이며, 이를 위해 실효성에 여러 가지 문제가 제기될 수 있어도 추진해 보자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조합장들은 조합원들의 생산성 향상 등의 효과를 거둘 수 있고, F2를 입식한 조합원들에게는 상당히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긍정적 전망도 내놨다. 그러나 일부 조합장은 FMD 피해를 본 조합원들이 이제 입식을 해서 농장을 가꾸는 중인데 모돈을 줄이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의견도 개진했다. 또 감축자금이 갱신자금으로 쓰이는 결과를 우려하고, 지원액수가 적어 조합원들의 참여가 불투명하다는 문제점도 지적했다. 과거 모돈 감축에 참여했던 농가들이 손해를 봤던 경험도 간과해선 안 된다는 지적도 있었다.
특히 모돈 감축 이전에 정부의 선 대책과 신뢰회복이 중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농가들이 마리수를 줄이면 돼지고기 할당관세와 관련해 정부가 확고한 약속을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한 5% 감축에 소요되는 손실을 100% 보전해줄 수 있도록 농협중앙회가 추가자금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조합장들은 이어 소비촉진 공동기금과 관련해 조성 액이 10억원으로 전체 시장에 영향을 주기 미흡하지만 양돈조합이 선제적 역할을 한다는 차원에서 진행하자고 입을 모았다. 다만 추석 이후 삼겹살 소비 급감이 이뤄져 냉동전환이 되면 상당한 악영향이 우려된다며 저지방 부위보다 삼겹살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결과적으로 조합장들은 모돈 감축이나 소비촉진기금 조성 모두 양돈조합이 어려운 양돈산업 여건을 극복하는데 앞장선다는, 자구노력 차원에서 진행키로 했다.
이어 조합장들은 돼지고기 가격안정을 위한 공동결의문을 채택하고 생산량 감축과 소비확대에 총력 경주를 다짐했다. 또 저능력 모돈감축과 불량자돈 조기도태 등에 앞장서고 소비촉진 기금으로 침체된 소비 활성화에 공동 노력을 기울이기로 결의했다.
■ 농협-양돈조합, 돼지고기 가격안정 대책
연말까지 정상모돈 갱신률 35% 초과시 일정부분 손실 보전
7개 양돈조합, 10억 기금 조성…한돈 소비촉진 선제적 대응
◆ 모돈 감축자금 지원=농협축산경제는 150억원의 무이자 자금을 확보하고 올해 말까지 전국의 양돈조합 조합원의 저능력 모돈 5%를 감축하는 것을 목표로 캠페인을 전개해 참여 조합원에게는 양돈조합을 통해 실비를 지원한다. 정상모돈 갱신율 35%를 초과한 부분에 대해 일정부분의 손실을 보전해주겠다는 얘기다. 금액은 두당 5만원 내외다.
모돈 도태 기간은 9월부터 12월 말까지로 정했지만, 조기 참여 조합원은 8월부터 5개월을 적용한다. 조합원 손실 보전금은 내년 1월 중에 지급될 예정이다. 농협중앙회 지원은 전체 비용 12억2천400만원의 47%(5억7천만원) 수준이다. 농협은 부족분은 추가 확보 노력을 계속하겠지만, 조합에서도 일정부분 부담해주길 요청했다. 모돈 출하 증빙자료는 축산물품질평가원 자료 또는 조합에서 확인한 거래 영수증으로 한다. 모돈수는 조합 자체 현황 조사 또는 축산업 등록증에 기재된 모돈수로 한다.
양돈조합 조합원들의 모돈 감축 목표는 48만9천599두의 모돈 중 정산갱신 5만7천120두, 추가도태 2만4천480두로 산정했다.
◆ 소비촉진기금 조성=전국 7개 양돈조합에서 공동으로 소비촉진기금 10억원을 조성해 돈가 안정에 앞장선다. 이 기금은 시장 전체에 미치는 영향은 적더라도 내수시장 회복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양돈조합들이 자체자금을 통해 선제적 대응책을 강구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
양돈조합장들은 10억원 중 7억원은 조합별 1억원씩 균등 부담하고 3억원은 사업규모별로 배정키로 했다. 기금 조성은 9월말이며, 전국단위 돼지고기 할인판매에 재원의 70%를, 돼지고기 소비촉진 행사에 15%, TV홍보 강화에 15%를 사용할 계획이다. 우선 추석 이후, 10월 중순에 기금을 통한 ‘양돈조합 브랜드 돼지고기 특판전’을 전국 단위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전개할 계획이다. 농협계통매장과 조합 거래처도 특판행사에 참여시킬 계획이다. 초중고교 학교급식 후원과 지자체와 조합의 돼지고기 나눔행사 등도 포함돼 있다.
※ 모돈 감축 자금 지원 예시
상시 사육규모 1천500두인 농가가 9~12월(4개월)에 모돈 21두를 출하한 경우 2013년 1월에 20만원 지급.
☞ 모돈수 : 150두 〔사육규모(1천500두)÷10〕
☞ 정상 갱신두수 : 17두 〔150두×연간 갱신율(35%)×4/12개월, 소수점이하 버림〕
☞ 농가지원금액 : 20만원 〔{기간내 모돈 출하두수(21두)-정상 갱신두수(17두)}×5만원〕
■ 지상중계/ 양돈조합-양돈관련단체장 간담회
“현안공유 위한 모임 정례화…양돈산업 로드맵 필요”
정부 2만톤 비축자금 지원시 돈가안정 기대…조합이 사료기준가 제시, 견제 역할을
▲장성훈 회장(종돈업경영인회)=종돈업계의 노력을 공유하고 소홀했던 조합과의 유대강화도 희망한다. 모임을 정례화 하자. 폐업보상금 기준이 보다 현실적으로 개선돼야 한다.
▲정관석 회장(한국돼지유전자협회)=농협도 참여하는 종돈관련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 AI센터는 농협에 대출신청하면 두수가 적어 어렵다. 정액 판매를 감안해 대출을 해야 한다.
▲정성대 회장(한국양돈수의사회)=시스템적인 양돈산업 연결고리가 필요하다. 미국처럼 정부에 대한 의견제시 창구를 일관성 있게 운영해야 한다. 농림수산검역검사본부에 양돈과를 신설해야 일관성 있는 정책과 중장기 계획 수립이 가능하다.
▲전흥우 부회장(대한한돈협회)=목우촌과 양돈조합은 지급률을 조정하지 않았으면 한다. 기준 돈가를 탕박으로 바꿔 정산해야 한다.
▲민동수 회장(한국양돈연구회)=리모델링 위주의 시설자금 지원으로 제대로 된 돈사를 만들기 어렵다. 농협이 돈육의 중국수출을 연구해 달라. 한국 양돈산업의 로드맵이 필요하다.
▲고동수 조합장(강원양돈조합)=양돈조합들이 소비촉진에 10억원을 낸다. 협회와 자조금도 동참해 달라.
▲이제만 조합장(대충양돈조합)=제도 개선에 협회가 앞장서 달라. 조합원이 어렵기 때문에 조합의 경우 지급률을 내릴 수 없다.
▲박재민 조합장(부경양돈조합)=냉장육 시장을 되찾아야 한다. 운송에 30일이 걸리는 칠레산이 급속히 늘고 있다. 유통기한을 조정해야 한다.
▲박해준 조합장(대경양돈조합)=그동안 소통이 부족했다. 오늘 계기로 협회와 조합이 한 목소리를 내자.
▲김석종 상임이사(제주양돈조합)=유기적인 협조체계가 부족했다. 한자리에 모인 것에 큰 의미가 있다.
▲정선현 전무(대한한돈협회)=정부에서 2만톤의 비축 자금 지원을 하면 돈가 안정에 기여할 것이다. FMD 백신으로 인한 화농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이영규 회장=모두 우리가 해결할 문제다. 조합은 사업에, 협회는 정책개발에 초점을 맞춰 양돈산업 발전방안을 마련해 가자. 탕박 기준 지급률 적용은 내부조율 중이다. 농협 패커 육성에 여러분이 힘을 보태 달라.
▲이병모 회장=최소한 실무모임을 분기별로, 회장단 모임은 반기별로 했으면 한다. 현안에 즉각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 조합들이 사료기준가격을 만들어 민간사료를 견제해 달라. 농협이 적어도 50% 이상 도축 가공을 책임져야 생산자가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