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중앙회 자회사인 (주)농협유통이 삼성물산이 추진하고 있는 TV홈쇼핑 사업에 참여하려는 계획에 대해 일부 국회의원과 농민들이 반대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어 향후 농협측의 대응이 주목되고 있다. 특히 지난 26일 실시된 농협중앙회 국정감사에서도 박재욱(한나라당)의원은 질의를 통해 농협유통이 삼성이 추진하고 있는 TV홈쇼핑 사업에 참여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질타했으며 권오을(한나라당)의원도 서면질의를 통해 이를 비판했다. 농협유통은 수입농축산물 개방에 맞서 우리 농산물의 적극적인 판로를 모색하고 홈쇼핑 시장에서의 신규 농산물 판매수요를 창출하기 위해 위성방송 홈쇼핑 사업체 진출키로 하고 이미 지난 6월 20일 삼성물산과 홈쇼핑사업 공동진출 및 합작법인 설립을 위한 협약서를 체결하고 9월 15일 합작투자 계약서를 작성했다. 농협유통은 특히 삼성과의 TV홈쇼핑 사업 공동진출에 대해 국내 1차산업 및 농어민 보호하기 위함이며 농산물의 유통개선을 도모하고 상품의 표준화, 규격화 유도로 산지개혁 및 농가수익을 증대할 수 있으며 합작업체와의 제휴로 수익성이 낮은 농산물의 판매증대 도모가 가능하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이를위해 농협유통은 49억원을 출자해(삼성물산 51억원) 농축수산물과 공산품의 도소매 및 3차 서비스 상품의 공급까지 총 망라한 종합쇼핑정보전문채널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농협유통이 밝힌 주간 방송시간은 농축수산품 관련 69시간(41.1%), 공산품 관련 83시간(49.4%), 서비스 상품 16시간(9.5%)이며 서비스 상품 시간에 농정홍보도 하겠다는 계획이다. 농협유통은 대기업인 삼성물산과 합작의 필요성에 대해 홈쇼핑 시장은 정치적 명분과 논리가 아닌 오직 소비자에 의해 냉정하게 평가를 받게되며 시청 기반을 잃게 될 경우 농축수산물 판매증진은 물거품이 된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특히 농축수산물 판매만으로 사업 수익성 확보가 불투명하며 대기업을 통한 국내 농축수산물의 보호, 기업형 생산 및 수출협력이 가능하다는 논리다. 이같은 논리로 농협유통은 내년 1월-3월중 양재동 종합유통센터내에 위성방송국을 개국하고 10월경 본격적인 사업을 전개하겠다는 것이다. 농협유통의 이같은 계획에 대해 권오을 의원과 박재욱 의원,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박홍수회장은 협동조합 원리에 충실해야 할 (주)농협유통이 삼성물산과 같은 재벌기업이 추진하고 있는 TV홈쇼핑 사업의 파트너가 된다는 것은 스스로 협동조합 기업이라는 자신의 본분을 망각한 처사라고 강력 비난했다. 이들은 특히 농협유통이 삼성물산과의 합작사업 참여를 정당화시키기 위해 내세우는 주장은 농수산업 자체를 희망없는 산업으로 비하하는 것으로 21세기 지식정보 시대를 맞아 농수산업 부흥을 이루려는 농수산업계 종사자들의 용기와 의지에 찬물을 끼얹게 되며 농수산업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에도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우려했다. 특히 1차산품 수입만도 99년 4천81억원, 올들어서도 6월까지 1천5백72억원을 수입하는 반농민적 기업인 삼성물산과 합작투자하는 것은 농축수산인의 정서와도 크게 어긋난다고 강력 비난했다. 바로 이같은 맥락에서 농협유통이 주장하고 있는 "농어민 보호"는 설득력이 없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이들은 또 농협유통측이 주장하는 시장경제에 살아남기 위해 대기업인 삼성물산과 손을 잡아야 한다는 논리에 대해 농협 스스로는 TV홈쇼핑 방송을 운영할 능력도 자신도 없다는 얘기가 되는 것으로 스스로의 한계를 드러낸 것이라고 폄하했다. 특히 치열한 채널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삼성물산과 손을 잡는다고 하는 것은 농수산업계 전체 능력을 무시하는 것이며 먼저 농축수산업계와 협력해 채널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그래도 부족하다면 이를 메꿔줄 유망기업과 협력해 나가는 것이 올바른 접근방식이며 협동조합 기업으로서 취했어야 할 태로라고 꼬집었다. 더구나 40%의 농산물 판매방송 40%를 확보할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삼성물산이 51%의 지분을 갖고 있는 최대 주주이기 때문에 이를 확보하기 어려우며 특히 농수산물 판매는 돈이 안되는 전제를 하면서도 치열한 채널경쟁에서 삼성물산이 돈이 안되는 농수산물 판매방송시간 40% 이상을 편성해 줄것이냐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이는 특히 과거 농협중앙회가 우리나라 농업보호와 우리 농산물 홍보 및 직판확대를 위해 39쇼핑(현 CJ39쇼핑)과 컨소시엄을 통해 12억원을 출자했지만 높은 판매수수료로 인해 회원농협이 참여를 기피했고 39쇼핑측도 판매부진과 낮은 마진율을 이유로 농산물 방영에 소극적인 입장을 취하면서 95년 8월-98년 9월까지 삼구쇼핑을 통한 농산물 판매실적은 불과 5천3백만원에 불과했던점을 상기할 때 40% 방송시간 확보에 의문이 생긴다는 것이다. 더구나 농협중앙회가 농산물 판매확대를 위해 수차례에 걸쳐 판매수수료 인하를 39쇼핑측에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결국 98년 감사원 감사에서 출자효과 미흡 등을 이유로 매각을 취하도록 지적까지 받았다는 것이다. 특히 39쇼핑이 지난 94년 홈쇼핑 사업 허가를 받기위해 만들었던 사업계획서에 따르면 중소기업제품 판매를 위한 방송시간을 전체의 67.8%이상 편성하는 것으로 되어 있지만 실제 농수산물과 식품까지 포함한 방송시간은 불과 8%에도 미치지 못했던 것을 상기시키고 있다. 이에 대해 한국농업경영인 연합회 박홍수 회장은 "농협과 삼성의 합작투자는 모양새가 안좋은 부적절한 관계"라고 규정하고 "삼성물산이 홈쇼핑 위성방송 사업허가를 따기 위해 농축수산물도 판매해 주겠다는 미끼로 이용되어서는 안되는 만큼 농민단체 등이 참석한 가운데 공청회라도 열어 공개적으로 토론을 거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주)농협유통 기획팀 이유인 부장은 "삼성물산과 농협유통이 합작해 추진하고 있는 홈쇼핑 사업인 "하나로 넷"의 사장은 농협유통 사장이 겸임하며 의사 결정권을 갖는 6명으로 구성된 이사중 3명은 농협유통에서 임명하기 때문에 삼성의 의도대로 끌려가지 않을 것이며 삼성의 의도대로 방치할 경우 이는 직무유기에 해당된다"며 "홈쇼핑 분야에 농업이 반드시 진출해야 하는 대 전제하에 삼성이 대주주가 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하고 있으며 현재는 다 밝힐 수 없다"고 설명했다.<신상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