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 시간째 전화기통을 붙잡고 “왜 안되냐”고 따져묻는 사람도 부지기수다. 제품 중에는 동치미 국물도 있고, 듣도 보도 못한 한약재도 있다. 심지어는 무슨 비닐을 축사에 씌우면 구제역 바이러스가 모두 죽는다고 목청을 높이기도 한다. 물론, 이것이 모두 허황된 소리만은 아닐 것이다. 나름대로, 검증을 했고, 이에 대한 충분한 확신도 있을 법하다. 한켠으로는 수많은 가축이 땅에 묻힌다는 소식에 조금이라도 그 피해를 덜어주려는 심정도 어느정도 읽을 수 있다. 하지만, 절차라는 것이 있다. 특히 동물약품의 경우, 철저한 관리와 감독을 기본전제로 해서 시장이 만들어졌고, 움직인다. 지금 이 시점에서 막무가내로 “내 것이 최고야. 이것만이 해결책이야”라고 우긴다면, 소독제 특수를 틈탄 ‘장삿속’이라고 밖에 해석할 수 없다. 왜 미리 준비하지 않았는가. 허가를 받아놨다면, 정말 구제역 종식에 크나 큰 역할을 해냈을 지도 모른다. 세상은 늘 ‘준비된 자’만이 성공의 열매를 따도록 한다. 소독제는 ‘소독제 효력시험 지침’이 마련돼 있다. 특히 구제역의 경우 ‘구제역 효능·효과 인정방안’에 따라 일정시험을 거쳐야만 그 효과를 인정받을 수 있다. 아무리 좋은 제품이라고 하더라도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앞으로 정식허가받은 ‘동치미 소독제’를 봤으면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