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에서 모돈 250두 규모의 양돈장을 운영하는 A씨. 수년전 돈사를 매입해 리모델링 공사를 시작할 당시만 해도 거세게 반발하는 주민들과 법정 싸움까지 벌이며 “절대로 함께 할수 없을 것만 같았다”던 그가 이제는 마을 행사의 단골이 될 정도로 친숙해 졌다. A씨는 “재판 승소 후 농장경계에 나무를 심고 축사와 퇴비장 외벽을 도화지 삼아 형형색색의 벽화를 그려놓는 한편 여유부지에는 잔디와 함께 자그마한 연못도 설치했다”며 “이를통해 양돈장이 혐오시설이라는 인식의 변화를 가져온게 주민들과 동화되는 결정적 계기가 된 것 같다”고 전했다. 지금까지의 ‘감추는 축산"에서 벗어나 ‘보여주는 축산"의 필요성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아름다운 농장 만들기의 긍정 효과 내농장 나무 한그루 더 심는 자정노력서 출발 민원 불식…‘국민적 지지 산업’ 입지 굳혀야 많은 전문가들이 축산은 냄새나고 지저분한 혐오산업이라는 막연한 이미지가 국민들 사이에 자리잡고 있는 현실을 한국 축산업의 가장 큰 위협요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주민들에게 양축농장은 지역발전을 저해하고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눈엣 가시’로 전락, 민원이 집중되며 그나마 기존 농장마저 문을 닫고 있는 실정이다. 조례 개정을 통해 아예 법으로 가축사육을 제한하는 지자체도 급속히 늘고 있다. 시장개방 이전에 국민의 선택에 의해 축산업이 점차 붕괴되는 처지에 놓이게 된 것이다. 한 축산원로는 “잘먹고, 잘사는데 도움이 된다면 조금의 불편은 감수해도 된다는 사회적 분위기속에서 우리 축산업은 양적성장에만 치중해 왔다”며 “이 과정에 국민들에게 비춰진 축산업이 지금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축산업계가 근본적인 원인 해결 보다는 ‘감추는 축산’에 급급하다 축산에 대한 기존 이미지를 고착화시키는 ‘우’를 범했다는 것이다. 축산을 터부시하는 지자체나 국민을 원망하기에 앞서 축산인 스스로가 원인제공자라는 자성도 필요함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에따라 새로운 모습으로 국민들에게 다가가기 위한 축산업계의 자정노력이 급속히 확산, 기대를 모으고 있다. 현장에서 아름다운 농장 가꾸기를 뒷받침하기 위한 공식기구가 출범, 활발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는 것은 물론 축산단체들의 경우 ‘환경규범’ 제정과 함께 우수사례를 선정해 시상하거나 사진 콘테스트를 실시하고 액비차량 도색비를 지원하는 등 다양한 아이디어가 동원되고 있다. 축산단체의 한 관계자는 “축산업계에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은 만큼 ‘깨끗한 농장’ 수준으로도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며 그 배경을 설명하기도 했다. 깨끗한 농장의 시작단계인 가축분뇨 처리의 경우 자원화를 통한 친환경성이 강조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경종농가와 상생을 도모하면서 ‘자원’ 이라는 이미지를 부각, 부정적 시각을 해소해 나갈 경우 축산에 대한 이미지 제고에 적잖은 긍정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유럽축산에 대해 정통한 한 관계자는 “우리 축산인들에게 마음놓고 액비를 살포하는 덴마크와 네덜란드는 부러움의 대상이 돼 왔다”며 “이 역시 축산업에 대한 현지 국민들이 이해가 뒷받침 되지 않았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물론 가축분뇨 처리 자체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축산업계의 현실을 감안할 때 결코 쉽지만은 않다. 기본적으로 전국의 양분공급량은 수요를 넘어서고 있는데다 당장 내년부터 가축분뇨의 해양배출이 중단되지만 아직까지 많은 양돈농가들이 대안조차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해양배출 문제가 축산업 전체의 이미지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슬기로운 대처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그러면서 “거창한 사업 보다는 기본에 충실하면서 나무한포기라도 더 심는다는 적극적인 자세로 국민들에게 다가가지 않는 한 한국 축산의 미래는 결코 담보할 수 없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현장에서 / 자연순환농업 불모지서 축분뇨 자원화 선도…경남 김해 태화축산 고품질 액비 생산·유통전문조직 운영 경종농가와 ‘상생’ 연 1억이상 절감…농협 생산비절감사례 공모 우수상 선정 |
가축분뇨 해양배출 의존도가 높은 경남 지역 양돈업계는 요즘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