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최근 모 신문에 게재된 “농축산업 구조개선이 시급하다”라는 시론을 읽은 후 떨리는 마음과 치솟는 분노를 금할 수가 없었다. 아무리 축산업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고 하더라도 대한민국 국민으로 그러한 생각을 하고 있었다는 것 자체가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 우리나라는 낙농산업과 모든 축산산업이 국민체력신장에 많은 기여를 해왔다는 것은 당사자도 부정하지는 못할 것이다. 특히 정부에서도 60년대부터 국민건강 증진과 부족한 영양소 공급 확대차원에서 축산업 부흥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여기에 축산농가들의 노력이 더해져 축산업이 고도로 성장한 덕분에 국민들은 값싸고 품질이 우수한 국내산 축산물을 마음 놓고 먹을 수 있게 됨으로써 주요 선진국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정신적, 신체적으로 발달할 수 있는 기틀이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더욱이 현재 국민과 어린이들에게 영양소를 가장 손쉽게 공급할 수 있는 식품은 완전식품인 우유다. 만약 우리나라에서 우유를 생산하지 않는다고 가정하면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경제가 발전하면서 대다수의 여성들이 직장을 다니고 있다. 때문에 대부분의 아이들이 모유대신 분유를 먹을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런데 주요 유제품 수출국에서 우유를 식량무기화해 수출을 중단하는 사태가 발생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또 중국에서 발생했던 멜라민 우유 사태로 인해 중국의 수많은 어린이들이 아까운 목숨을 잃었다는 점도 다시 한 번 상기해 볼 필요가 있다. 이 같은 문제를 단 한번이라도 고민해 봤다면 과연 그런 글을 쓸 수 있었을지 의심이 간다. 그에게 다시 한 번 묻고 싶다. 과연 우리 아이들은 무엇을 먹여야 하는지? 그렇기 때문에 정부에서도 국내에서 안정적인 우유 생산을 유도하기 위한 제도를 통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이와 함께 축산업이 환경오염의 주범이라는 주장은 그야말로 축산업에 대한 무지에서 나온 것이다. 과거 우리나라는 경종농업 중심의 사회였다. 축산업이란 산업이 존재하지도 않았던 시절, 쌀농사를 짓기 위해 들풀을 베어 퇴비를 만들고 인분을 밭에 뿌려 비료로 써왔다. 그러나 산업이 발전하면서 이러한 퇴비나 인분 대신 화학비료가 이를 대신하게 됐다. 화학비료가 곡물생산 증대에 기여했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지만 이로 인한 부작용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런데 축산분뇨는 이러한 화학비료를 대체할 수 있는, 환경친화적 농산물을 생산하는데 중요한 자원이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축분은 땅에 다시 환원시킴으로써 쌀과 조사료 등을 생산을 가능케하는 자원으로, 순환농업의 중요한 연결고리역할을 하고 있다. 이러한 중요한 역할은 무시하고 단순한 수치만을 나열해 환경오염의 주범이라고 하는 의도가 무엇인지 심히 의심스럽다. 뿐만 아니라 그는 우리나라 모든 축산인들의 자긍심과 자존심을 송두리째 짓밟았다. 우리 축산인들은 국민건강 증진과 축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하여 뼈를 깎는 아픔과 시련을 격어야만 했다. 그렇지 않아도 최근 많은 축산인들이 하나 둘 축산업을 포기하면서 급격히 축소되고 있다. 낙농업만 보더라도 한때 4만농가를 넘었던 것이 최근에는 7천여농가 밖에 남지 않았다. 그 만큼 낙농업을 비롯한 축산업이 힘들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우리 축산인들은 국민들에게 안전한 먹을거리를 제공하며 국민건강 증진에 기여하고 있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 다시 한 번 묻고 싶다. 지식의 전당이라고 칭하는 대학의 명예이사장까지 지낸 분이 희망이 넘치는 농축산업에 도움을 주는 글을 게재하지는 못할망정 축산인의 자부심을 짓밟는 글을 올려도 되는지. 아무리 이해하려해도 이해되지 않는다. 이 세상 어느 나라에서 자국 축산업을 포기하고 수입축산물로 대체하고자 하는 국민이 있는가? 소위 지식인이라는 분들이 이렇게 편협된 사고로 축산인들의 가슴에 못박는 일이 다시 없기를 바란다. 박응규 이사 (낙농육우협회, 진주목장 대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