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를 사육하는 네 가지 부류가 있다. 첫째는 부모세대가 한우사육으로 기반을 닦고 대물림이 이루어져 2세 경영을 하는 대규모 사육농이다. 이들은 부채도 없고 소유농지도 많고 여유자금도 넉넉한 부농의 특성을 갖는다. 둘째는 사육규모가 50두를 넘어서 안정권에 진입한 연소득 1억원을 달성하는 그룹이다. 이들은 전체 한우농가 17만호 중에서 6.7%에 불과한 11,337농가로써 앞으로 발전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잠재적 부농 그룹이다. 이 그룹 중에서 현재 부채가 별로 없는 상태라면 다른 소규모 한우농가에게는 도달하고자 하는 1차 목표인 셈이다. 셋째는 위탁사육 형태나 한우펀드 형태로써 남의 소를 자신의 우사시설에서 길러주고 사육비로 월 3만원 내외를 받는다. 현재는 한우에 투자할 자본이 없지만 이들도 언젠가는 내 소를 기르겠다고 준비하고 있다. 넷째는 베이비붐 세대와 직장에서 정년이 되어 은퇴하여 인생 2모작을 준비하거나 귀농하는 세대 그리고 소규모 부업차원에서 한우를 기르는 농가 그룹이다. 이 그룹에는 규모를 크게 하기보다는 적당히 운동 삼아 일하고 재미삼아 돈도 버는 정도에 만족하는 그룹이 많이 포함되어 있을 것이다. 물론 이들은 한우시장에서 비전을 보았기 때문에 한우사육을 하려는 것이다. 돈을 벌 수 있는 확신이 서질 않는다면 구태여 한우에 관심을 가질 필요는 없을 것이다. 이들 중 베이비붐 세대는 유년기를 농촌에서 나서 자라고 성년에 되어 직업을 찾아 수도권으로 이주한 특성이 있으며 회귀본능이 강하여 귀농 또는 귀촌을 꿈꾸는 열정이 가장 강하다. 이제 그들의 은퇴시점이 다가왔고 절반은 농촌으로 돌아가려 할 것인데 농촌에서 실상 돈 되는 작목을 찾아보면 신통치 않다. 그러나 잘 찾아보면 재화를 해결해줄 작목이 몇 가지 있는데 그중 대표적인 작목으로 한우를 빼놓을 수는 없을 것이다. 한우시장, 상승·하락장 반복 특성 한우를 사육하는 네 가지 시점이 있다. 지난 한우산업을 분석해보면 1975년, 1986년, 1997년에 커다란 파동이 있었다. 흥미롭게도 11년 주기를 갖게 되었고 혹자들은 이것을 캐틀싸이클이라 칭한다. 한우시장에서 가장 정직한 시장의 법칙은 소 사육두수이다. 이것이 많으면 가격은 떨어지고 이것이 적으면 가격을 올라간다. 때로는 변수가 생겨서 파동의 발생시점이 다소 길어지거나 짧아질 수는 있지만 중요한 것은 이 흐름은 항상 한우시장을 지배하는 커다란 요소가 된다는 것이다. 그 일례로 97년 다음 파동주기는 2008년이었는데 이때 소값이 떨어지다가 원산지표시제와 이력추적제 실시로 수입육이 식당에서 둔갑 판매되지 못하면서 한우시장은 적정사육규모 230만두에서 40만두가 확장된 270만두 시장에서도 현재 잘 견뎌내고 있다. 물론 이 시장은 1~2년 내에 수요가 초과되는 시점이 되면 하락장세를 확인시켜줄 것이고 적정사육두수 또한 잘 알려줄 것이다. 이렇듯 한우시장은 상승장과 하락장이 반복되는 특성을 갖는다. 첫째 송아지를 한때 사서 길러서 싸게 파는 시점이다. 이때는 초보자도 한우를 기르기에 적합한 시점이다. 왜냐하면 송아지를 기르다 한두 마리 실패를 보아도 소득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이다. 둘째는 송아지를 쌀 때 사서 길렀는데 팔 때 비싸게 파는 시점이다. 누구나 이러한 시기에 한우농사를 시작하고 싶을 것이다. 셋째는 비쌀 때 사서 길렀는데 비싸게 파는 시점이다. 이때는 전문적인 기술이 있는 농가는 나름대로 많은 소득을 올릴 수 있으나 초보자는 송아지 몇 마리 실패하면 남을게 별로 없을 수 있으므로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 넷째는 송아지를 비싸게 구입하여 길러서 팔 때는 가격이 하락되고 있는 시점이다. 가장 경계해야 할 시점인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은 과연 어떤 시점이 될 것인가? 이것을 잘 모른다면 한우를 기르는 것이 무모할 수도 있기 때문에 지식을 많이 습득하고 준비해야 할 것이다. 한우 주생산지 영·호남 지역 중심 재편 한우산업의 미래시장에는 크게 네 가지 판도 변화가 있을 것이다. 첫째 한류와 더불어 한국을 찾는 내방객들이 한우 맛을 알게 될 것이다. 한국음식은 매운맛과 발효식품으로 구성되어 있고 이 맛은 한번 길들여지면 강한 중독성을 갖는다. 둘째 수입육중에서 절반이 호주산인데 지구상에서 광우병이 사라진다면 미국산과 유럽산이 그 시장을 차지하고 1등급이하 한우시장도 잠식하게 될 것이다. 셋째는 한우의 주생산지는 남하하여 곡창지대를 중심으로 한 전남북과 경남북을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다. 수도권은 구직에 유리한 여건 때문에 인구가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높고 남부지방 곡창지대는 조사료가 풍부하고 땅값이 저렴하며 인구밀도가 낮아 우사증축을 반대할 주민이 별로 없으므로 자본이 있는 수도권의 한우농가는 적지를 찾아 이동해나갈 것이다. 물론 지방에 도축시설이 갖추어지어 생축이동에서 지육이동으로 유통과정도 바뀔 것이다. 넷째로 한우농가는 수의사나 인공수정사와 같은 전문가의 도움 없이 스스로 그 역할을 대처할 수 있도록 전문적인 기술습득을 준비해야 할 것이며, 사육규모는 더욱 확대되는 반면 사육농가수는 감소하게 될 것이며 농장의 근로자들은 점차 외국인으로 대체하게 될 것이다. |
■기고/ 이명식 농업연구사<농진청 한우시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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