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돈산업 방향 제시…기술인력 양성 기여

  • 등록 2010.06.30 11:4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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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논단/ 삼성 이병철 회장과 양돈산업

 
정영철 박사<정 P&C 연구소장>

올해 삼성 故 이병철 회장 탄생 100주년을 맞이해서 이병철 회장에 대한 재평가가 폭넓게 이루어지고 있다.
1938년 삼성상회로부터 시작된 삼성그룹은 그가 세상을 뜬 1987년에는 27개 계열사를 거느렸고 그것이 2세들에게 4개 그룹으로 나뉘어 이어지면서 전체 매출액이 우리나라 GDP(국내 총생산)의 22%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의 양돈 산업도 이병철 회장과 무관하지 않다. 삼성이 16년간(73년~89년) 양돈 사업을 했었기 때문이다.
왜 이병철 회장은 양돈 사업을 시작 했을까? 필자가 1973년 제대 후 취직한 첫 직장이 용인 자연농원(현 에버랜드)의 양돈장이었다. 바로 삼성이 양돈 사업을 시작한 해이기도 하다. 이병철 회장이 용인에서 자연농원을 시작한 것은 그보다 2~3년 전이다. 수백만평 야산의 잡목을 유실수로 바꾸어 계획 조림을 하다 보니 퇴비가 필요했던 차에 일본 사이타마현 골프장에서 나오다가 바로 옆에 있는 사이보쿠 종돈장을 방문한 것이 본격적인 양돈 사업을 하게 된 계기였다. 자연농원 개발을 시작했을 때 이병철 회장은 60세가 넘어서, 사업 속도를 내기 위해 매주 토요일 회의에 중역은 물론 실무자들도 참석했다.
실무자의 한사람으로 필자는 5년간 이 회의에 참석했다. 이병철 회장은 산업의 본질을 단순 명쾌하게 꿰뚫어보는 통찰력이 탁월하다. 그는 “1톤 당 석탄은 40달러, 철은 240달러, 알루미늄은 3천400달러, TV는 2만1천300달러, 반도체는 85억 달러인데 뭘 해야 하는지 분명하지 않느냐?” 라고 하는 식이다. 양돈 산업에 대해서도 앞으로 가야할 방향을 확실하게 인식하고 있었다. 그의 질문은 단순했고 결론은 명쾌했다. “돼지는 하루에 얼마나 살이 찌나(일당 증체중)?”, “하루에 사료를 얼마나 먹나(사료 요구율)?”, “사료비가 생산원가 중 몇 % 인가(생산원가)?” 70년대 검정 웅돈의 사료 요구율은 3.0이였고 일당 증체중은 800g대였었는데 그는 사료 요구율 2.0, 일당 증체중은 1.5kg의 종돈개발을 목표로 제시했다. 그는 우수한 종돈과 고효율 사료가 양돈의 수익성을 결정한다는 사실을 꿰뚫고 있었다. 종돈개량과 보다 효율적인 사료개발을 위해 세계 유명 종돈장과 연구기관에서 많은 기술자들을 연수시켰다. 심지어 돼지가 빨리 자란다고 하는 음이온 발생 시험돈사도 건설했었다. 삼성이 양돈 사업을 한 것은 대형자본으로 농업에 투자해 기술 인력을 양성함으로서 규모가 작더라도 기업형 경영을 하는 농장이 단시간에 한국 양돈 산업을 주도하게 한 공로를 무시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용인 자연농원 양돈장이 국내 처음으로 도입한 기술적 성취내용을 보면, 지금은 당연시하지만, 처음으로 랜드레이스, 대요크셔, 듀록으로 교배된 3품종 비육돈의 생산(73년), 양돈의 전산화 도입(78년), 입 붙이기 자돈사료의 개발(77년) 종돈 검정방식의 도입(79년), 일관된 사료-양돈-육가공의 체계적인 돈육 수출시스템 정립 등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양돈 전문 인력 양성의 성과가 가장 컸다고 볼 수 있다.
오늘 이병철 회장이 다시 양돈 사업을 시작한다면 무슨 결론을 가지고 사업을 추진할 것인가? 아마도 첫째, 맛있는 돼지고기를, 둘째, 생산이력이 투명해 안전한 돼지고기를 생산해서 셋째, 일본으로 수출하는 것을 목표로 할 것이다. 물론 높은 생산성과 효율성을 전제로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양돈 전문 인력 양성시스템의 구축 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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