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 시대변화 맞춰 화려한 진화를 꿈꾸며

  • 등록 2010.06.23 15: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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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최성복 연구관<축산과학원 한우시험장>

 
2000여년 동안 우리민족과 애환을 같이 해온 한우, 한반도 농경문화의 중심에 있었던 한우, 최근 한국을 대표하는 100대 민족문화의 상징으로 쌀과 함께 기억되고 있는 한우가 지금 시대적인 요구와 미래수요에 대비하여 또 다른 변신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쇠고기 시장수요와 소비패턴은 근내지방 위주로 형성 되어있으며, 한우관련 브랜드 조직체나 생산단체는 물론 농가의 소 사육패턴까지도 근내지방 위주이다보니 한우의 유전적 다양성 확보가 어려운 실정이다. 따라서 향후 가변적인 시장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고 한우가 육우로 빠른 변신을 위해서는 유전적 다양성이 요구되지만, 이에 대한 연구는 열악한 상황이다.
왜냐하면 대가축에서 하나의 계통을 만들어 내기위한 기간이 5~6세대(20~30여년)가 소요되는 점을 감안한다면 한우계통조성에 대한 연구는 사실 국가기관이 아니면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국립축산과학원 한우시험장에서는 한우의 유전적 다양성을 어우르고 미래수요에 대비하기 위한 한우의 계통조성 연구를 통한 한우의 유전적 차별화로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계통조성이란 집단의 우수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계통내의 특정 우수 유전자의 빈도를 증가시킴으로써 유전적 다양성을 도모 하는데 있으며, 궁극적으로는 계통간 상호교배를 통해 품종 간 교잡에서와 같이 강건성이나 번식능력에서 더 우수하게 나타나는 잡종강세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되어 진다. 하지만 대가축(한우)의 계통을 조성한다는 것은 세대간격이 비교적 짧은 식물과는 달리 장기간이 소요된다는 점에서 국가적인 관심과 인내가 필요 하다.
일본 화우의 계통조성은 현 단위마다 3~4개의 특색 있는 씨수소 계통을 조성하여 현 단위의 씨수소로 활용하고 있는바, 일본 최고의 쇠고기 브랜드인 고베비프도 이러한 프로그램 속에서 생산되며 관리되고 있다. 미국, 캐나다, 남미, 유럽, 호주 등지에서는 지역별 환경 여건에 적합한 신품종(합성종)을 개발함으로써 다양한 형질 특성에서 우수한 유전적 자원을 개발 육성하고 있다.
한우시험장에서는 한우의 육성기 성장능력이 우수한 성장효율형 계통과 근내지방도가 높고 등지방두께는 얇은 지방효율형 계통 조성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계통별로 씨수소와 씨암소를 선발하여 계통집단 내에서 씨수소와 씨암소 끼리 교배시킴으로서 계통별 유전능력의 우수성을 향상시키고 있다. 지금까지 선발축에 대한 성장능력의 유전능력으로는 성장효율형이 비선발축에 비해 차별화를 보였으며, 지방효율형은 지방생성능력(등지방두께가 얇으면서 근내지방도가 높은)이 다른 두 집단에 비해 차별화된 능력을 보이고 있다.
향후 계통조성축 활용에 대한 기대로서는 한우 QTL 탐색용 reference family 재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며, 계통간 교배를 통한 잡종 강세(번식능력 향상, 강건성 향상 등)효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또 계통에 따른 차별화된 수정란 생산을 위한 공란우 활용이 가능할 것이며, 무엇보다 현행 KPN위주의 단일 유통체계에서 다양한 특성의 정액시장 형성을 위한 우리나라 한우산업의 구조적인 변화를 주도하게 될 것으로 사료되어 진다.
세계는 지금 유전자원의 다양성 확보와 선점을 위한 종자전쟁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제 한우가 우리 민족문화의 상징으로서 기억될 뿐만 아니라 산업의 중심으로 자리매김하기를 기대해 본다. 이러한 맥락에서 한우의 또 다른 변신은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장기적 투자와 인내가 요구되어지므로 국가기관에서만 할 수 있는 한우의 계통조성 연구는 매우 큰 의미가 있다고 사료되어진다. 한우의 유전적 다양성 확보는 물론 계통간 차별화를 통해 육우로서 시대적 변화요구와 근내지방 위주의 획일적인 수요를 탈피하고 다양한 미래수요에 대비한 한우의 화려한 진화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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