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선호도·농가 수익성 고려…30개월이 적절”

  • 등록 2010.05.19 15:3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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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이 말하는 한우 적정사육기간은 / 지상공청

무작정 키우자니 사료 값이 너무 많이 들고, 사육기간을 줄이자니 등급이 떨어질 것 같고. 한우농가들의 풀리지 않는 고민이다. 한우전문가들에게 적정 사육기간과 현 마블링 위주의 등급제도에 대한 생각을 들어봤다.

마블링 위주 등급기준 개선, 장기적 연구 필요
급변하는 소비 트랜드 맞춰 능동적 대응해야
꾸준한 우량형질 발굴 사육기간 단축 바람직

▲원유석 소장(농협가축개량사업소)=한우의 적정 사육기간은 한우의 사육목표(맛, 양 등)와 사육기술의 발달과 연관지어 생각해야 할 것이다. 현재 한우는 맛의 차별화를 기하려고 근내지방도를 높여 고급육을 생산하는 방향으로 사육하고 있고, 현재 사육기술로 소비자를 감동시킬 수 있는 고급육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29~30개월령 이상은 사육해야 할 것으로 본다.
마블링 위주 사양관리에 대해서는 지방을 없애고도 고소하고 감칠맛 나는 연한 고기를 만들 수 있다면, 지방을 줄이는 사양관리가 바람직할 것이다. 수입고기와 맛에 대한 차별화가 결국 한우가 가야할 길이라고 생각한다면 마블링 위주 사양관리는 현재로서 불가피하다. 하지만 시장이 변화하고 있고, 이에 대한 능동적인 대처를 위해서는 장기적으로 마블링 위주 이외의 한우고기를 목표로 한 노력과 연구는 필요하다고 본다.

▲송영한 교수(강원대학교)=최근 거세우 전국 평균 고급육 출현율이 80%를 상회하면서 브랜드 간 격차가 점점 줄어드는 추세다. 고급부위의 비 선호경향과 사료가격, 농가의 현실을 고려할 때 현재로서는 27~28개월 정도가 적정 사육기간이라 판단된다. 향후 지속적인 고급부위의 비선호정도가 증가한다면 사육기간은 점차 줄어들 수 있을 것이다.
현재의 등급판정에 기준이 되는 요인 중 가장 큰 것은 마블링이고, 이를 높이기 위한 연구와 사양관리가 이뤄져 왔다. 그러나 소비층의 트랜드가 바뀐다면 그에 맞게 생산형태도 바뀌어야 할 것이다. 수입고기의 대체로 인해 중·하등육의 가격저하는 더욱 심화될 것이다. 문제는 소비되는 비율에 따른 대비가 필요하며, 소비성향이 다양화되는 시기에 맞는 차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권응기 연구관(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한우시험장)=24개월 이후 체중증가가 현저하게 둔화되는 것이 사실이다. 또한, 장기 비육시 등지방두께가 두꺼워져 결국 농가에게 손해가 되는 경우도 있다.
개체 특성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같은 육질등급이라 하더라도 비육기간이 길어지면 고소한 맛이 강해진다는 평가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적정 사육기간이 정확히 얼마라고 지정하는 것은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 개체의 특성이 다양한 상황에서 초음파 측정을 통해 각 개체에 맞는 사양관리 방법을 활용하고, 농가의 출하여건 등을 고려해 출하시기를 조절하는 지혜가 필요할 것이다.
한우고기의 품질고급화와 위생·안전성을 목표로 하는 생산시스템이 우선돼야 하겠지만 다양한 소비자의 선호도를 감안할 필요가 있다. 현 시점에서는 마블링과 함께 연도를 향상시킬 수 있는 기술개발이 이뤄진다면 마블링 위주 사양관리의 한계를 넘어 소비자의 수요증가에 따른 경쟁력 제고도 가능할 것이다.

▲이종헌 단장(홍천늘푸름클러스터사업단)=한우의 적정 사육기간은 28~30개월이 적당하다고 본다. 22~27개월령은 근내지방의 침착이 불안하여 1~1+등급이 출현되고, 28~30개월령에는 1+등급이 안정적으로 출현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30개월이 초과된다고 하여 1++등급으로 상향될 것이라 보장할 수는 없다. 더구나 1++등급을 받더라도 육량 C등급을 받으면 농가 경영 측면에서는 손해를 보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일부 유통업체에서 오랜 기간 사육한 한우고기의 맛이 좋다고 하여 무조건 오래 사육하도록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맛 등급에 대해 소비자들은 요금을 지불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정책적으로 월령별 출하두수를 분석해 농가들이 무리한 장기비육을 자제토록 유도할 필요성이 있다. 마블링 위주 사양관리는 아직까지는 표준이라 생각한다. 한우품종의 특성상 육량보다는 육질위주의 사양관리가 유리하다. 특히 수입육과의 차별화를 위해서도 마블링은 포기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최근 소비자들이 고혈압, 당뇨, 고 콜레스테롤 등의 이유로 마블링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고 있지만 아직 이를 선호하고 있는 것 만은 사실이다.
또한, 미국, 호주 등 연간 쇠고기 소비량이 30kg 이상의 국가에선 이를 염려해야 하지만 10kg도 안 되는 우리나라에서 이를 염려하는 것은 과장된 면이 있다.

▲김건수 대표((주)순우리)=품종(개량정도, 암, 수, 거세 등)에 따라 차이가 있으며, (주)순우리에서 주로 취급하는 거세한우의 경우 30개월 전후를 선호하고 있다. 30개월이 농가입장에서는 가장 육질등급이 좋은 편이고(경우에 따라 육량등급이 하향될 가능성은 있음)출하 이후의 유통업체 입장에서도 고기의 풍미가 있고, 마블링의 정도가 등심 이외의 부분까지 꽉 차 있어 선호하고 있다.
마블링 위주 사양관리에 한계를 지적하는 것은 일부의 주장이라고 본다.
시장의 요구가 마블링이 풍부한 고급육을 선호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지금 이에 대해 반대의 주장을 하고 있는 것은 소비자가 원하는 수준의 상품을 만들어 내지 못하는 사람들이 하는 터무니없는 주장으로 본다.
▲정용호 부장(한국종축개량협회 한우개량부)=일반적인 거세우의 경우 29~30개월령에서 맛있는 고기가 만들어 지는 것은 어느 정도 정설이다. 그러나 맛있는 유전인자를 갖고 있는 개체를 발굴해 비육기간을 단축시킬 수 있는 방안이 나온다면 당연히 단축시켜나가야 할 것이다.
단순히 30개월 이상 비육해야만 맛있는 고기가 생산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보다는 우량 형질을 발굴하는 노력이 꾸준히 이어진다면 사육기간이 지금보다 크게 단축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고급육에 대한 획일적인 개념의 현 시스템이 재조명 받아야 할 때다. 소비자들도 마블링의 지방이 건강에 좋지 않은 포화지방산 함량이 높다는 것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마블링 위주의 생산방식에 탈피해 다양한 패턴의 한우고기를 생산하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볼 시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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