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사자’ 꿀벌, 새봄의 향연 기대

  • 등록 2010.05.13 09: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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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성 래 사무관(제주특별자치도 가축방역담당)

 
새봄의 여신인 매화꽃과 목련꽃이 피어 올 즈음 지난 3월 10일 한라산은 온통 은백색의 만설이 장엄하리만치 장관을 이루었다. 유난히 눈도 많고 비도 많았던 겨울이었다. 자연과 환경이 청정한 바다와 화산토의 땅에 찾아온 봄은 퍽 아름답고 온갖 초목이 축복의 향연을 벌인다.
남녘 제주의 해안가에서부터 한라산 백록담까지 난대림과 한대림이 어우러져 봄부터 가을까지 양봉(養蜂, 꿀벌사양)의 최고 밀원지(蜜源地)가 되기도 하는 제주는 분명 동식물의 에코유토피아다.
꿀벌은 서양에서 ‘행복의 사자(使者)’로 불리었으며 중국에서는 벌꿀을 불로장생의 영약이라 하여 예로부터 진귀하게 여겨왔다. 봉산물(벌꿀 등)을 생산하는 양봉은 인간으로부터 가장 오래된 동물사육 형태라고 한다. 그래서 일종의 벌이라고 하는 곤충 사육은 소득 높은 축산업으로 일찍이 자리 잡아 왔으며, ’80년대까지만 해도 제주의 관광 상품으로 그 인기가 제일이었다.
한반도에서 가장 일찍 피는 밀원식물은 역시 유채꽃인데 당시 유채 재배농 덕분에 전국의 이동 양봉농가가 제주를 찾아와 봉장 다툼을 벌일 정도였다. 이후 ’90년대 접어들어서부터 봄철 제주의 유채꽃 관광 차원에서 주요 도로변 등에 유채재배 보상지원으로 명맥을 이어온 실정이 못내 아쉽다.
최근 도내 양봉농가 410호에서 7만여 봉군을 사육하고 있는데 전국을 이동하며 전업보다는 겸업 내지는 부업형태의 양봉업이 주를 이루고 있다. 겨울 월동철이 지나면 일년 내내 전국의 밀원이 있는 산과 들을 찾아 인간에게 가장 좋은 꿀 등의 봉산물을 얻고 높은 소득을 올리고 있다.
꿀벌은 꽃에서 꿀과 화분을 채취하는 역할 외에 식물의 수분을 돕기도 하지만 한방요법의 봉침도 제공하고 로얄제리와 프로폴리스 원료도 공급하고 있다. 꿀벌의 세계는 일벌과 숫벌 여왕벌로 나뉘어져 철저한 역할분담과 여왕벌을 키우고 지키는데 목숨을 다 바친다. 인간이 꿀벌의 세계를 비추어 ‘행복의 사자’라고 표현한 이유일 것이다.
최근 건강식품 생산의 기본은 농약을 사용하지 않는 친환경유기농이 대세다. 굳이 농약을 하려면 고독성 농약보다는 친환경제재를 선택해야겠다. 5월 감귤꽃이 만발할 무렵 벌들의 활동이 많을 때면 더욱 그렇다. 죽여서는 안되는 유익한 그 많은 벌과 곤충이 전멸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녹색성장산업 육성과 관련한 나무심기 사업에 밀원식물원 조성을 위한 정부지원이 있다. 인간에 의해 훼손된 자연을 우리가 복원하려는 녹색성장 산업은 그 이름만으로도 참으로 값지고 훌륭하다. 가능한 500만그루 나무심기도 꽃이 피어 밀원이 되는 나무로 선택하면 좋겠다.
이 봄 바닷가에도 모래 위 뭍 생명체 구멍이 숭숭 뚫려 있는, 살아 정신없이 움직이는 ‘깅’이들의 모습에서 진한 생동감이 느껴진다. 한라산 풀과 나뭇잎이 움트고 꽃피는 자연위에 꿀벌의 일사불란한 아름다운 세상을 보면서 욕심을 부리고 살아가는 우리네 모습이 한없이 초라해 보인다.
자연과 함께 어우러져 흘러가는 그들의 위대한 모습은 많은 것을 깨닫게 한다. 자리다툼을 하지 않고, 네 것, 내 것을 따지지도 않는다. 더불어 살아가는 모습과 화합이 무엇인지를 알고 있는 걸까? 이 땅에 사는 우리가 ‘행복의 사자’ 세계를 본받는 새봄의 향연을 꿈꾸고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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