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소득자원과 가치 창출을 위해서는 단순하게 농축산물을 판매하기 보다 가공을 통해 식품을 판매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가공에 의한 부가가치 증진은 여러 가지 방안이 있지만 발효가공의 경우에는 부가가치 증진 효과가 더욱 크다. 예를 들어 젖소에서 착유한 원유를 유업체에 납유시 1kg당 860원을 수취할 수 있지만 우유로 판매시 약 두 배, 발효유로 판매하면 약 여섯 배의 부가가치 향상 효과가 있다. 또한 돼지 뒷다리를 발효생햄으로 만들면 부위별 소비불균형으로 인한 양돈농가와 산업체의 손실을 보충할 수 있다. 발효가공은 부가가치가 높은 반면 상당한 수준의 기술습득이 필수적이다. 이에 따라 국립축산과학원 축산물이용과는 발효생햄, 발효유, 치즈 등 다양한 발효 축산식품 제조기술을 개발해 개별농가 또는 소규모 농기업이 안고 있는 기술적 어려움을 해결하는 데에 주력해왔다. 발효생햄은 돼지 뒷다리를 뼈째 발효시킨 가공품이다. 중국이 원산이며 13세기 말엽 마르코폴로에 의해 이탈리아로 건너가 ‘파르마’가 되었고 이후 스페인의 ‘하몽’, 북미대륙의 ‘컨츄리햄’이 됐다. 그간 우리나라는 발효햄 특유의 발효취, 지나치게 짠맛 등으로 인해 산업화가 되지 못했다. 그러나 국내 수요는 포도주 문화의 확산과 외식산업의 발달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축산과학원은 돼지 뒷다리고기 소비촉진의 일환으로 ’07년부터 개발에 착수해 ’09년 짜지 않고 발효취가 덜한 한국형 발효생햄을 개발했다. 현재 지자체, 영농조합법인 등 13개소에 보급했으며 안동시, 남원시에서는 제조 공장을 준공해 제품생산에 착수했다. 발효 유제품은 우유에 유산균을 접종하여 발효시킨 것이다. 주요 제품으로는 요구르트, 치즈 등을 들 수 있다. 제품제조 역사는 인류의 역사와 같을 만큼 사람에게 친숙한 제품이다. 축산과학원은 우유 소비촉진과 낙농가의 소득을 높이기 위해 건강기능성 유산균 및 발효유 개발에 노력해왔다. 그 결과 항암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CLA 성분이 강화된 발효유, 러시아 우유연구소와 공동으로 개발한 숙취해소 요구르트, 혈당강하 효과가 있는 산양유 발효유 등을 개발해 낙농가, 유업체 등에 보급했다. 또한 ’03년에 원유 쿼터제가 실시됨에 따라 잉여원유를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목장형 치즈 제조 방법을 개발해 농식품부가 지원하는 체험목장을 중심으로 보급하고 있다. 체험목장에서는 이 기술로 우유생산으로 얻는 수익에 버금가는 소득을 올리고 있다. 이런 발효 축산제품은 농촌진흥청이 추진하고 있는 ‘푸른농촌 희망찾기’의 1과3촌 자매결연 마을에도 보급해 소득창출에 기여하고 있다. 일예로 양주시 한 자매결연 마을에 발효유, 치즈, 햄 등의 제조기술을 보급, 마을의 종합체험관을 활용해 체험을 통한 발효제품 생산 기술 전수 및 소비홍보의 기회로 활용하고 있다. 또한 남원의 한 마을은 남원 흑돼지고기를 이용한 발효생햄을 제조해 전형적인 비선호부위인 뒷다리고기 소비를 촉진하고 부가가치를 높이고 있다.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김치, 장류, 주류 등 다양한 발효식품을 이용해 왔다. 따라서 발효식품 소비문화는 다른 어느 나라에 뒤지지 않는다. 그러나 축산식품에 있어서는 그렇지 못한 실정이다. 이는 산업화가 늦어 축산식품이 없어서 못 먹는 고가의 식품으로 인식돼 왔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서는 국민식생활 양상변화로 치즈, 발효생햄 등의 발효축산물 수입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발효축산물에 익숙하지 않는 사람들도 점차 그 맛을 알아가고 있다. 우리의 전통식품을 세계화하기 위해 외국인 입맛에 맞도록 변형시키듯이, 우리 입맛에 맞는 고급 축산발효식품을 만들어 도시민이 찾아오도록 하는 것이 우리 농촌에 작은 희망이 되리라 생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