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을만하면 나타나는 조류인플루엔자(AI), 그리고 구제역. 가축질병으로 인한 피해규모는 상상을 초월한다. 특히 당사자들은 생업을 포기할 수밖에 없는 지경에 이른다. 관련 산업 또한 심각한 후유증에 시달려야만 한다. 안타깝게도 얼마 전 구제역이 발생됐다. 정부는 질병확산을 방지한다는 명분아래 살처분이란 조치를 취했다. 이를 두고 환경단체들은 살처분 방법론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과연 매몰 처리된 곳의 향후 토양과 수질은 안전할까? 세월이 흐르면서 기술은 발전했지만, 살처분 방법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달라진 게 없다. 관련기관의 인식변화가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된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땅은 기성세대의 것이 아니라 미래의 세대에게서 잠시 빌려 쓸 뿐이다’라는 말이 기억된다. 그만큼 환경은 세대를 뛰어넘어 우리 모두가 보존하고 가꾸어야할 책임과 의무가 뒷받침돼야 한다. 성서 말씀에 겨자씨 이야기가 있다. 겨자씨는 아주 작은 씨앗이다. 하지만 자라면서 매우 큰 나무로 성장한다. 이 작은 씨앗 안에는 모든 생명의 프로그램이 함축되어 있기 때문이다. 최근 집권여당 최고위원회의에서는 조류인플루엔자(AI), 구제역, 광우병 등 가축전염병으로 인한 살처분시 매몰을 금지시켜야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땅에 매몰하는 방식은 잔인할 뿐 아니라 토양오염 등 피해가 굉장히 크다. 폐사한 가축을 땅에 비닐을 깔고 매몰하는데 완전히 밀봉된 게 아니어서 핏물이나 썩은 물이 새어 나와 토양과 지하수가 오염된다. 그리고 먼 장래의 알 수 없는 새로운 바이러스 등 병원균을 양성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낸다. 이에 따라 당정협의를 거쳐 ‘살처분 매몰’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키로 했다는 내용이다. 이제는 더 이상 축산농가가 환경오염 주범이란 오명으로부터 벗어날 때이다. 물론 현실적으로 쉽지만은 않다. 다만 재정적인 요건이 수반된다면 가능한 일이다. 국내 기술이 없다면 선진기술이라도 도입해서 이 문제점을 해결해야만 한다. 여기에 필요한 재정은 오염된 환경을 살리는데 들어가는 비용을 미리 이곳에 사용한다면 더 효율적일 것이다. 환경도 살리고 축산업도 발전할 수 있는 방법은 분명히 있다고 본다. 가축의 전염병과 질병에 허둥대는 모습이 더 이상 반복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다. 급한 마음에 매몰과 소각을 거듭한다면 환경오염이라는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동물폐사체는 전염병을 옮길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살처분 이외는 대안이 없다는 전문가도 있다. 이 말에 동의한다. 원천적인 기술이 없다는 가정 하에서 말이다. 그러나 선진국들은 환경오염 심각성을 우려하고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연구를 지속적으로 추진 중이다. 캐나다에서는 이동성 내장용기 퇴비화장비를 대형화로 만들어 전염병이 발생한 구역 내에 투입시켜 반경 수 km안의 살처분 될 가축들을 환경 친화적인 방식으로 처리하고 있다. 살처분에 필요한 대형화 장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따라서 분명 확실한 대안이 없다면 해외 사례를 주의 깊게 살펴보는 것도 큰 지혜라 생각된다. 이젠 인식의 변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고정관념을 탈피하고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새로운 발상 전환이 시급하다. 미래는 후세가 아닌 우리 기성세대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