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식품, 인류 생존·진화 밑거름…생리·해부학적 증명

  • 등록 2009.10.07 11:5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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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속 축산식품의 가치/이무하 원장(한국식품연구원)

 
최근 식생활이 LOHAS(Life of Health and Sustainability)라는 주제아래 건강과 환경을 생각하는 방향으로 강조되고 있다. 그러한 과정에서 많은 소비자들이 농산물보다는 축산물을 생산하려면 환경이 더 많이 손상된다고 생각을 하고, 건강을 위해서는 축산물 소비를 줄여야 한다는 주장이 주변에서 우세한 경향이 있다. 이러한 현실이 정말로 과학적인 근거가 있어서 받아들여야 한다면 축산은 과학적인 대책을 마련하여 소비자들에게 제공해야하고, 과학적 근거가 없이 단순히 농산물을 생산, 공급하는 측의 의도적인 왜곡이라면 그것을 반박할 논리를 개발하여 홍보에 적극 임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본 글에서는 인류의 식생활을 역사적으로 살펴보고 그 안에서 축산물의 역할과 가치가 어떻게 변화해왔는지를 고찰하여 현대인의 관점에서 축산물을 재조명해 보고자 한다.

윈시시대 사냥한 고기 함께 나눠…부락사회 결속시키는 매개 역할
동물성 식품 영양적 가치 높아…소화율도 식물성 식품 보다 우수
90년대 육류 소비 늘며 단백질 위주 식단 전환…신장 증가와 비례

1. 인류 식생활에서 축산식품의 의미
인류가 지구상에 나타난 이후 지금까지 끊임없이 한 활동은 식량획득이다. 초기의 활동은 주로 수렵과 채취를 통해 이루어졌음이 고고학자들에 의해 밝혀졌다. 여러 가지 증거를 통해 인류의 조상들은 육식 위주의 잡식성 식생활을 영위하였음이 증명되고 있다. 특히 육식은 인류학자들의 분석에 의해 그 타당성을 영양생리적 측면과 사회문화적 측면에서 증명해주고 있다.
미국의 인류학자 Marvin Harris에 의하면 식물성 식품은 생명을 유지시켜 주지만 생존 이상의 건강과 복지는 동물성 식품에 의하여 성취된다고 한다. 그 이유는 동물성 식품은 식물성 식품보다 조리된 중량당 더 많은 단백질을 함유하고 있고 그 단백질의 품질도 필수 아미노산 구성과 소화율 측면에서 비교할 때 식물성 식품보다 우수하다. 더욱이 동물성 식품은 이 밖의 필수 광물질 및 지방산, 비타민 등을 공급해 줌으로서 인간이 성장하고 활동하는데 영양적으로 결정적인 역할을 담당한다. 농경사회에서 동물성 식품은 비록 영양적으로 우수하지만 생산하기가 힘들었기 때문에 그 효용성과 희귀성으로 인하여 상징적인 힘을 얻게 되었다.
더욱이 많은 인류학자들이 수집한 사례 중에서 공통적인 것은 집단이나 친척을 결속시켜주는 사회적 연대를 강화하기 위해 고기를 사용함으로서 부락사회는 특별히 고기를 숭상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들은 식물성 식품은 드물게 나누었지만 동물성 식품은 생산자(수확자)와 소비자(비수확자)들 사이에 상호 나누어야 했기 때문에 고기 소비는 모든 집단에서 가장 중심적인 사회적 행사였고 항상 나누어 먹었다. 나아가서는 가축화된 동물의 고기, 피, 젖을 조상들과 신들과 함께 나누는 것은 사냥꾼들이 그날의 수확을 서로 나누어 상호 의리를 지키는 조직을 구성하여 시기와 다툼을 방지하고, 보이지 않는 세상의 지배자들과 그들의 창조물을 포용하는 공동체를 유지시켜야 했던 것과 비슷한 맥락에서 일 것이다. 동물을 희생시키는 도살을 신성화하고 고기를 신들에게 바치는 것은 고대 사람들의 고기나 동물성 식품에 대한 갈망을 표현하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인간의 고기 소비는 영양 생리적으로 식물성 식품보다 우수하지만 확보하기에는 노력이 더 많이 요구됨으로 인하여 상징적으로 소중한 것이 되었으며 원시 사회에서의 공동체 유지와 종교적인 필요와 연결되어 더욱 귀중한 식품으로의 특권을 확보하게 된 것으로 판단된다.

2. 인류발달 과정에서 축산식품의 역할
최근 서양에서는 건강을 생각하여 육식을 포기하고 채식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 어떤 사람들은 종교적인 이유로 육식을 포기한다. 또 어떤 사람들은 동물을 먹는 것은 몰인정하다고 느끼기 때문에 채식을 선택한다. 채식주의자들 주장의 기초는 인간은 본성적으로 채식주의자라는 것이다. 채식주의자들의 주장에 의하면 진정한 인간성질은 현대 문명의 문화적 영향에 의해 왜곡되어져 왔고, 그 왜곡이 우리 식단에서 동물성 식품이 우세하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육식은 채식주의자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단지 우리 건강을 파괴시키는 식사유행인가 아니면 우리가 원래부터 추구해 오던 적절한 식생활의 내용인가?
인류의 역사 속에서 진화에 따른 인체 생리나 해부학적, 나아가서는 영양생화학적인 필요를 분석한 결과에 의하면 동물성 식품이 아니면 진화 단계에서 인류가 생존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예를 들면, 동물의 뇌 활동은 전체 대사 에너지 량의 1/4을 담당한다. 인간의 뇌 크기가 구석기 시대 초기의 오스트랄로피테쿠스의 440 cc에서 호모사피엔스의 1,350 cc로 200만년 동안 약 3배로 커졌다. 따라서 열량이 낮은 식물성 식품으로서는 하루에 필요한 열량을 충분히 공급할 수 없음이 자명한 일이다.
또한 신장 면에서 원인(原人)은 평균 신장이 178cm이었지만 농경시대의 평균 신장은 160 cm로 줄어들었고, 중세 유럽에는 175cm로 상승했다. 이것은 동물성 식품의 영양적 우수성으로 인하여 인간의 체격조건이 좋아졌음을 반증하는 것이다. 이러한 결과는 국내의 경우를 보아도 분명하다. 가장 신체적으로 활발한 고등학교 2학년생(17세)의 신장변화를 보면 과거 40여 년간 남자는 약 9 cm, 여자는 약 4cm 성장하였다.<표1 참조>
이것은 1960~70년대의 탄수화물 위주의 곡류식단에서 1990년대의 동물성 식품의 비중이 큰 식단으로 변화가 일어나, 동물성 단백질 섭취가 증가된 결과 라고 학자들은 주장한다. 지난 30여 년간 동물성 단백질 섭취는 2배가 증가하였다.<표2 참조>

3. 미래 식생활에서 축산식품의 위치
우리 인간의 유전자 구성이 침판지의 것과는 2% 차이를 갖는다고 알려진다. 그러나 모든 DNA 염기의 변화가 등량이 아니라는 것도 이해해야 한다. 예를 들면, 효소의 활성위치의 한 개의 아미노산이 대체되는 단일 염기 변화는 그 효소의 활력에서 엄청난 변화를 가져올 수도 있지만, DNA 암호화된 단백질의 생화학적으로 덜 활력적인 부분에서 수많은 변화는 아주 미약한 변화만을 가져올 수도 있다. 진화시기에 강한 선발 압박을 받는 영장류의 유전자에서는 급속한 변화가 일어나는 많은 증거가 있다.
예를 들면, 유당을 분해하는 능력을 가진 인구의 분포는 동물을 사육하기 시작한 초기 인간의 분포와 일치한다. 그러나 우유를 마시는 것에 대한 유전적 적응은 이미 존재하는 유전자의 표현에서 약간의 변화만이 필요하다. 그것은 우리의 유전적 구성에 크게 영향하지 않는다. 더욱이 돌연변이는 백만 년에 0.5% 정도 발생된다고 한다. 따라서 현대 인간의 게놈과 4만 년 전에 살았던 구석기 수렵채취인의 게놈 사이의 유전적 차이는 아주 작다고 이야기하여도 안전하다.
동물성 식품이 인류의 조상들의 식단의 주된 것이었다면 왜 그 당시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하던 동물성 식품이 현대에 와서 건강의 문제를 일으키는 것일까. 우리가 소비하는 식품의 구성을 살펴보면 그 해답을 알 수 있다. 현대 곡류의 셀롤로오스 함량은 급격히 줄어들고 전분 함량은 증가하였으며, 축산물의 지방함량은 구석기 시대보다 5배 증가하였고 불포화지방산/포화지방산 비율도 그 당시와 5배의 차이가 난다. 더욱이 현대인의 섭취 칼로리의 70%는 구석기시대 사람들이 먹지 않았던 식품에서 공급받고 있다. 이 이야기는 우리의 소화 생리가 아직도 현대 슈퍼마켓의 선반 위의 식품보다는 구석기 시대의 메뉴에 잘 조화를 이루고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
최근 영양유전체학에서는 식품이 인간의 유전자 구성에 맞춰 소화되어 유전자 발현에 영향을 미치는 효과가 개개인에 따라 다름을 증명하고 있다.
따라서 개인 유전자 구성에 따른 맞춤형 식품이 미래 식품으로 각광을 받는다. 우리 인간은 구석기 시대에 주로 소비하였던 식품의 성분이 우리 유전자 구성에 더 적합 할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그 당시의 식단이 주로 동물성 식품 위주로 구성되었음을 고려할 때 우리 유전자 구성에는 축산식품 소비가 더 유익할 것이다.
하지만 앞서 지적한대로 축산식품의 조성이 엄청나게 변한 결과를 생각한다면 무작정 축산식품의 소비를 적극 권장할 수만은 없을 것이다. 조사에 따르면 구석기 시대 사람들과 현대 미국인 성인 남자와 일일 섭취 열량은 동일하다고 한다. 차이는 그들은 동이 터서부터 해질 때까지 산과 들을 하루 종일 돌아다녔지만 현대인들은 거의 하루 종일 앉아서 지낸다는 것이다.
결국 태어나서 건강하게 자라고 늙어서 건강하게 장수하려면 우리 유전자 구성에 적합한 축산식품을 지혜롭게 소비하는 것이 최선의 길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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