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종돈’의 꿈 접어야 하나

  • 등록 2009.08.17 09:3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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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 유병현 박사 (주) 상원축산 상임고문

 
▲ 유병현 박사 - (주) 상원축산 상임고문, 전 영남대 자연자원대 겸임교수
지난 8월7일자 축산신문. “북미산 금수조치 해제절차 밟는 중” 이라는 제하의 기사에서는 종돈업계 리더들이 농림수산식품부를 방문, 북미산 종돈에 대한 수입금지 조치가 조속히 해제되어야 할 것임을 강력히 주장했다고 한다. 농림수산식품부가 지난 4월29일 신종플루 사태를 계기로 북미산 종돈 수입을 금지, 3개월 동안 수입이 중단돼 왔기 때문이다. 이 금수조치는 이후 8월12일자로 해제됐다.
지난 7월3일자 축산신문에서는 국내 유수 종돈업체들이 지난해 태국으로 수출한 종돈의 두당 평균 수출가격이 60만원 내외인데 반해 지난해 미국과 캐나다로부터 수입한 종돈의 두당 평균가격은 각각 269만원과 217만원으로 수출 종돈가격 대비 3~4배에 달한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그러므로 전문가들은 종돈을 수출산업으로 육성하는 동시 그 수출기반을 견고히 구축키 위해서 한국 종돈의 우수성을 해외에 꾸준히 홍보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편 지난 6월22일자 축산신문 보도에 따르면, 정부와 생산자단체, 연구기관, 업계 등이 참석한 가운데 농림수산식품부 차관주재하에 ‘종돈수출협의회’가 열려 종돈수출 기반확보를 위한 중장기 ‘로드맵’을 만들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위에서 인용한 3건의 기사가 시사하는 의미는 매우 크다고 본다. 한국의 종돈산업이 거의 전적으로 원종돈의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며 우리가 수출하려는 종돈은 이 원종돈을 증식시켜 생산했기 때문에 높은 가격을 받지 못하게 된다고 생각한다. 사실 우리는 해외에 우수성을 홍보할 ‘한국종돈’을 가지고 있지 않다. 일부 동남아국가에서 한국산 종돈을 수입하기 원하는 사례가 없지 않지만 이 종돈을 과연 ‘한국종돈’이라고 해야 할지 자문해보아야 할 것이다.
현재 우리가 가지고 있는 유전자원을 가지고 ‘한국종돈’을 만들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는 종돈업계가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립적인 종돈개량의 기반 구축은 10-20년 동안 방치한 채 종돈 수입에만 관심이 높은 현실에서 본격적인 종돈 수출을 기대한다는 것은 무리가 아닐 수 없다.
물론 종축을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는 축종이 양돈 뿐만은 아니다. 산란계, 육계, 오리 등도 다를 바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최소한 종돈은 업계의 협력이 이뤄진다면 이런 상황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그 어느 축종 보다 크다고 생각해왔다.
원종돈의 수입을 자제하는 것이 ‘한국종돈’ 만들기의 기본일 텐데 종돈업계 리더들이 단 수개월 간의 북미산 종돈의 수입 중단을 견디지 못하고 농림수산식품부를 찾아 나설수 밖에 없는 현실을 보니 ‘한국종돈’에 대한 기대를 이제 접어야 하려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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