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동물 임상교육 개선을 위한 제언<상>

  • 등록 2009.07.08 15: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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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양일석 교수(서울대 수의과대학)

 
기본과정 후 맞춤식 교육…인재양성 바람직

■산업동물 임상교육원의 필요성
축산현장을 뛰는 수의사에게 산업동물을 정의하라면 소, 돼지, 닭 등을 말한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수의과대학 임상교수에게 같은 질문을 하면, “산업동물 보다는 대동물이라는 표현이 더 적절한데 소, 말을 들 수 있겠지요”라는 말을 듣게 된다.
이러한 차이는 수의학 교육의 현주소를 말해주고 있다. 임상교수는 소를 비롯한 대동물 임상을 교육하고 돼지(양돈), 닭(조류) 질병에 관한 전임교수가 따로 있기에 이러한 차이가 발생하고 있다. 그러나 필자는 식육(food animal)의 개념에서 넓은 의미의 정의를 따르고자 한다.
농림수산식품부 통계(2007)에 의하면 우리나라 연간 생산액 순위 10위 이내의 품목을 살펴보면 돼지(2), 한육우(3), 우유(4), 계란(5), 닭(7)으로 축산생산액이 농업생산액보다 더욱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이는 농업과 임업에 비해 축산이 더욱 중요시돼야 함을 말해준다. 그러나 최근 미국산 쇠고기 수입, 사료 값 폭등, 미국과 자유무역협정체결, 유럽과의 자유무역 협정이 진행되면서 축산은 점점 위축되어 가고 있다.
한편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가축질병으로 인한 농가손실액을 알아보기 위한 조사(2006)에서 가축폐사로 인해 연간 육우는 403억~1695억원, 젖소는 427억~1천81억원, 돼지는 6천953억~1만1천840억원, 닭은 약 685억 원의 농가 수입손실이 발생된다. 아울러 질병치료비로 연간 2천256억~2천852억원의 비용이 별도로 지출되는 것으로 추산된다고 했다.
특히 지난해(2008) 발생한 HPAI(고병원성 조류인푸루엔자)로 인한 피해를 외식업체, 소매업체를 포함한 간접피해 모두를 고려하면 6천488억 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이러할 진데 우리는 어떻게 해서든 돌파구를 찾아야 할 시점에 있다. 농가손실을 줄이고 자유무역협정에 대비한 축산인프라 구축에 기여하도록 산업동물 임상교육에서 그 돌파구의 실마리를 찾아보고자 한다.
수의과대학 졸업생의 진로를 크게 살펴보면 임상, 공무원과 업계(사료, 동물약품, 식품 등) 및 연구자의 길을 걷게 되는 세 종류로 구분된다. 그러나 임상만 하더라도 애완(반려)동물과 산업동물로 구분되고 산업동물은 다시 소 분야, 돼지 분야, 닭 분야로 구분된다.
이러하므로 수의학의 수업연한이 6년이라 해도 대학마다 현장이 요구하는 맞춤식 교육은 불가능하다. 예를 들면 한 대학에 소를 전공하겠다는 졸업생은 한 해 2명 안팎이다. 돼지, 닭도 마찬가지이다. 적은 숫자를 대학마다 전공별로 교육한다는 것은 대단히 어렵고 실제로 불가능하다. 그러면 대학원에 진학하면 되지 않는가? 대학원은 임상가가 아닌 연구자를 양성하는 과정이다. 따라서 수의과대학의 기본과정을 수료한 후 한 곳(대학)에 모여 분야(축종)별로 심화교육을 실시하는 것이 진정한 맞춤식교육이 될 수 있고 국가적으로도 예산을 절감하는 아주 바람직한 일이다.
수의사를 위한 과정은 아니라고 생각되지만 600만원(항공료 포함, 2년전 금액. 현재는 환율사정으로 더 많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의 경비를 부담하고라도 2주 동안의 양돈학교(네덜란드 소재) 교육을 받고 오는 경우가 더러 있다고 하니 이들의 수요를 해결할 수 없음이 안타까운 심정이다.
현재 산업동물의 경우에는 수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취업한 직장의 선배수의사로부터 배우거나 한국우병학회, 한국양돈수의사회, 한국양계수의사회 등에 가입해 견문을 넓히고 정보를 교환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사정은 약간 다르지만 수생동물질병 강의를 담당하는 3명(박세창, 정태성, 허강준 교수)의 전임교수들이 머리를 맞대고 논의해 대한수의사회와 서울대학교 BK21 수의과학연구인력사업단의 후원으로 ‘어패류(수생동물) 전문수의사 양성과정"이라는 이름으로 매년 총 36시간(실습 12시간 포함)씩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에서 집중교육(실습은 충북대학교 수의과대학)이 실시되고 있는 바 2007년, 2008년에 이어 제 3회 째 실시(신기욱 교수 합류)되고 있다. 이러한 집중교육은 수생동물 질병을 접하고자하는 수의사들에게 좋은 기회가 되고 있다.
이 과정은 수의사면허소지자로 한정하기에 재학생이 참여할 수는 없지만 출신대학과 관계없이 한 장소에 모여 배우고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우리가 타산지석으로 삼으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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